2007년~현재/일 상2015. 4. 18. 16:30

「연세-강서 리더스 아카데미」라는 평생교육 프로그램이 있다. 서울 강서구가 주관을 하고 연세대학교 미래교육원이 위탁교육을 하는 관학협력 사업으로 현재 7기생 약 250여명이 수업 중이다.

 

강서구 발산역에 위치한 더뉴웨딩홀에서 매주 1회씩 총 14회에 걸쳐 경제와 예술 · 인문학 등을 두루 섭렵하는 열린 강의 형식으로 진행이 되며, 궁극적으로는 여기서 배운 바를 봉사를 통해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건전한 인적 네트워크 형성으로 이웃 간 상호유대감을 유지 · 발전시키는데 그 목적이 있다.

 

첫날 수업이 연세대학교 미래교육원 원장이신 이두원 교수의 '노후경제'와 관련한 강의였고, 둘째 번 강의는 역시 연세대학교 음악대학 강무림 교수의 '세계 대표 가곡과 오페라의 이해'라는 주제 하에 가곡 감상과 연대 음대 성악과 학생들이 공연하는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 갈라 콘서트가 있었다.

 

그리고 이광연 한의사님의 '스트레스와 화병 다루기'라는 건강 강의에 이어 지난주에는 심리학 박사이자 행복 연구가이신 연세대 서은국 교수의 '행복론' 강의가 있었다.

 

▲ 연세-강서 리더스 아카데미

 

사실은 이 강의 얘기를 하고 싶어서 서두를 길게 이어 왔다. 「연세 강서 리더스 아카데미」에서 진행했던 앞선 강의 모두가 다 좋았지만, 이 행복론 강의에 대한 평들이 하도 좋아서 나도 거기에 숟가락 하나 얹을 요량으로 말이다.

 

인간이 사는 목적이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게 어찌 보면 행복론 강의의 전부였다고 해도 그리 과언은 아니다.

 

우리는 자칫, 행복을 삶의 목적으로 볼 수 있으나 그게 아니라는 거다. 삶의 목적은 생존이며, 행복은 거기에 따르는 수단에 불과하다는 말씀이다.

 

흔히들 심리학을 인용하며 긍정적인 마인드가 우리들의 심적 고통 치료에 몹시 유용한 약인 듯 말들을 하나 사실 이보다는 진통제 한 알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는 말도 사설로 곁들여졌다.

 

손가락을 다쳐서 받게 되는 고통이나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가서 오는 고통은 모두 공히 우리 뇌의 전두엽에서 관여하는 거란다. 그래서 타이레놀과 같은 진통제 한 알이 심적 고통의 완화에도 도움을 주더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한다.

 

요즘은 이런 설들이 심리학의 대세인 듯도 하다. 그리고 현재 우리 시대의 유행어가 된 힐링이란 것도 알고 보면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힐링이란, 잊거나 지워 버리는 게 아니다. 있음을 깨닫는 것이고, 부재를 인정하는 것이다. 그럴 때에야 비로소 마음의 치유(힐링)는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기에 소통(대화)의 중요성이 있다. 누군가와 나누는 진솔한 이야기,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우리는 우리 자신들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가슴 속 응어리들을 말끔히 씻어 버릴 수 있게 되는 것이기에 그렇다.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대화를 나누자.

 

시중에 떠도는 말 중에 나이 50이 넘어가면 고독을 즐길 줄도 알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외로움이 커진다는 말이기도 하다. 좋은 말이기는 하나 꼭 옳은 말은 아니다. 고독을 즐기는 것도 중요하나 고독을 다스릴 줄도 알아야 하기에 그렇다. 고독도 나누자.

 

자, 각설하고 사실 이런 얘기는 다 부수적인 것이고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의 핵심은 이것이다. 행복이란 오래 지속되는 성질의 것이 아니기에 뇌 속에 있는 행복 전구가 자주 켜지게 해야 한다는 것.

 

내가 좋은 자동차를 샀을 때, 아니면 고급 아파트에 입주를 했을 때 느끼는 행복감은 채 며칠이 가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래서 그런 것이 행복의 한 요소일 수는 있으나 절대적이며 장기적인 요소는 아니라는 거다.

 

그러면 뭘까? 그 지속 가능한 행복의 원천은?

 

바로, 사람과 음식이란다. 아니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인간관계와 먹는 행위를 말한다. 그래서 최상의 행복 코드는 좋은 사람과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는 것이란 거다.

 

왜? 인류의 역사를 되짚어볼 때, 인간은 혼자 고립적으로 살아온 동물이 아니기에 사람들 속에 섞여 있어야만 안심할 수가 있으며 그 관계들 속에서 비로소 행복감을 얻게 된다는 거고, 다른 하나는 먹는 즐거움이 없었더라면 인류는 예전에 멸망하고 말았을 정도로 먹는 것이 주는 행복감이 아주 크다라는 점 때문이란다.

 

오늘 저녁, 좋은 분들 모시고 맛있는 밥상 앞에 마주 앉으시라. 뇌 속 행복 전구에 불이 환하게 들어올지니.^^

 

Eat with someone you love, often!

 

 

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