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현재/일 상2011. 3. 14. 12:38

자연 재해로 인한 대형 참사가 있을 때마다 빼놓지 않고 하는 이야기 중의 하나가 대자연의 무서움 앞에 서있는 인간의 나약함에 관한 것입니다.


이번 일본 열도를 강타한 대지진을 보면서 새삼 대자연이 갖고 있는 무서움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많은 분들이 비슷한 심정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오늘은 그냥 두서없이 이것저것 써 볼까 합니다.


1
. 먼저, 우리 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일본으로 유학 또는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고 현재 일본에 체류 중인 분들이 대략 8~10명가량 됩니다. 물론, 저희들에게 아무런 말씀 없이 개인적으로 가신 분들도 꽤 되실 것으로 생각은 합니다만, 그런 분들은 저희가 파악이 안돼서 어쩔 수가 없구요.


저희가 파악하고 있는 분들 중에 대부분은 연락이 되어서 별 탈 없다는 확인이 되었습니다만, 이번에 피해가 컸던 센다이(仙台) 지역으로 2년 정도 공부를 위해 떠나셨던 한 분이 현재 전화와 메일이 모두 불통인 상태입니다. 연세도 좀 있는 분인데, 이번 기회가 아니면 언제 가 보겠냐며 유학을 결심하신 것으로 압니다. 무사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저와 오랜 친분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는 지인 한 분이 센다이 시내에 거주하고 계시는데, 이분 역시 아직까지 연락이 안되고 있습니다. 제가 일본에 있는 동안 몇 번인가 저를 센다이로 초대해 주셔서 푸짐한 대접을 받았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센다이는 워낙 피해가 컸던 지역이라 많이 걱정이 되기는 합니다만,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으로 기대를 해 봅니다.


2
. 사실, 저 역시 일본에서 오랜 기간 생활을 했습니다만 이번과 같은 대형 지진은 한 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습니다. 저는 도쿄에 거주를 했었는데 수도 없이 오는 지진 중에 진도 3을 넘는 경우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였습니다.


진도3 그러면 별 것 아닌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흔들림으로 인해 자다가 잠에서 깰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그때 기분이 아주 묘합니다. 약간의 공포와 함께 잠이 확 달아나 버립니다.


그런 경험을 늘상 하면서 사는 일본인들 역시 지진과 관련해서는 상당한 공포감을 갖고 있습니다. 간토대지진이나 고베대지진과 같은 대형 지진을 겪게 되면서 생긴 트라우마 같은 것이라고나 할까요.


그래서 그런지 지진과 관련한 많은 설들이 난무하는 곳이 또한 일본입니다. 2003~4년의 어느 날 잡지에 실린 지진 예언 기사를 보고 저는 꽤나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10년 내에 일본 열도에 엄청난 규모의 대지진이 발생할 것이라는 한 전문가의 예언이었는데요.


당시에는 일본에서 살면서 여기저기에 글도 많이 쓰고 할 때라 이와 관련한 글을 쓰려고 그 기사 역시 사진으로 찍어서 보관해 놓았다가, 남의 집 안 좋다는 일에 괜히 호들갑을 떠는 것 같아서 그냥 포기하고 말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그 예언은 적중했던 겁니다. 이번 지진 소식을 듣고 지나간 자료들 중에 그 사진을 찾아봤지만 도저히 찾을 수가 없어 소개해 드리지 못하는 것이 아쉽습니다.


지진과 관련한 저의 다른 글은
여기를 클릭하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3
. 이번 지진으로 인한 해일 피해도 꽤나 컸습니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후쿠시마에 있는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이 더 걱정이 됩니다. 어제 1호기 폭발에 이어 오늘 또 다른 폭발이 있었다는 뉴스를 좀 전에 봤습니다.


지진을 포함한 자연재해에 대비한 일본의 준비 태세는 나무랄 데가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누구도 예상치 못할 만큼 너무도 강력한 지진이 일본 열도를 휩쓸고 지나갔습니다. 인간이 준비하고 예방할 차원을 넘어선 자연의 힘 앞에 안전대국 일본은 처참히 무너진 모습입니다.


특히, 원전과 관련해서도 일본 정부는 어느 정도는 자신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러다 보니 초기 대응을 적절히 하지 못했을 수도 있겠습니다. 아마 수없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인위적인 힘에 의한 폭발 아니고서는 안전할 것으로 믿었겠지요.


제가 일본에서 공부할 때 참으로 이해할 수 없었던 것 중에 하나가 일본 보수우익세력들이 갖고 있는 북한의  미사일(대포동)에 대한 극도의 공포감 같은 것이었습니다.


도대체 왜 그렇게 신경질적으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군사대국 일본답지 않다는 생각과 함께 북한의 군사력을 빌미로 자국의 군사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된 엄살 정도로 생각을 했었습니다만, 이번 지진으로 인한 원전의 비상사태를 접하면서 그 의문이 어느 정도는 해소가 되었습니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큰 불상사 없이 하루 빨리 정상을 되찾아 무고한 시민들의 피해를 최소화 했으면 합니다.


4
. 어제와 그제는 주말이었던 터라 하루 종일 집에서 텔레비전 채널을 NHK에 고정한 채 지진 소식을 보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특히, 금요일 저녁에 저희 학원 강사 분들 가족들은 모두 안전하다는 확인을 했습니다만 도쿄 인근 치바에서 오신 한 분 선생님이 가족과 연락이 되지 않아 애를 태웠기에 토요일 오전은 더욱 텔레비전 뉴스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행히 점심시간쯤에 연락이 닿아 별일 없음을 확인했다는 전화를 받고 다소 안심을 할 수 있었습니다. 참으로 착잡한 주말이었습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유학과 취업, 주재원, 여행 등으로 일본에 채류하고 계실텐데요. 모쪼록 조심조심 안전하게 생활하시다가 귀국하시기를 바랍니다.


또한 막대한 재산 · 인명 피해를 당한 일본 정부와 국민들에게 이웃 나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어린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힘내라, 일본!


 

일본은 왜 평화헌법을 폐기하려 하는가
이토 나리히코 지음, 강동완 옮김 / 행복한책읽기
정가 13,000  판매가 10,400 원   (YES포인트 320원)
교보문고 주간 베스트셀러
 
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