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현재/시 사2012. 9. 15. 10:00

1. 주말 아침이여. 숙취로 인한 골 때림에 좀 일찍 일어나서 이것저것 하다가 잡생각이 들어 컴터 앞에 앉았으. 어제 저녁 퇴근 후 삼합 - 충청도 촌놈이 홍어 맛에 한번 빠진 이후로 여기서 헤어나질 못혀. 아주 징혀 - 이 우찌나 땡기던지 끝내 참지를 못하고 술집으로 달려가 소짜리 작은 것으로 하나 시켜 놓고 탁주 한 뚝배기 비우고 왔더니, 역시나 동동주는 뒤끝이 영 그래.

 

동동주 마신 다음날은 숙취로 머리를 싸매며 다음부터는 차라리 소주를 마셔야지 하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또 그놈의 동동주 생각이 간절해지니 이것도 중독은 중독이여. ㅋ

 

암튼, 요 며칠 민주통합당 경선 관련한 글들을 몇 개 썼으. 하지만 뭐 첨부터 미칠 것처럼 맘을 사로잡는 후보가 있어서 그랬던 것은 아니여. 다만, 경선이 차츰 진행이 되면서 살살 마음이 동하는 후보가 눈에 띄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아직 맘을 다 주지는 못했으.

 

근디, 세상 살아보믄 그런 것 같혀. 옛날에 우리 엄니도 그런 말씀 많이 하셨던 걸로 기억이 나는데. 친구를 잘 사귀어야 한다던 말씀 말이여. 지금 와서 생각해보믄 맞는 말씀이기도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

 

나도 어린시절을 이래 회상해 보믄 말이여. 그나마 똘똘한 녀석들과 어울려 다닐 때가 그래도 배울 게 좀 있었던 것 같기는 혀. 건들건들하는 놈들과 어울릴 때는 어떻게 하면 갸들보다 더 건들거릴 수 있을까로 막 나갈 궁리만 했었던 것 같은디, 그래도 똘똘한 녀석들은 내게 자존심의 상처를 꽤나 줬었거든. 아마도 공부를 해야쓰겄다는 생각을 쪼까 들게 해준 것도 그 녀석들이었던 것 같고 말이여. 그리고 그런 생각들이 끝내는 나로 하여금 학동의 마지막 단계라는 대학원 박사과정까지 경험하게 만들어 줬을 것이여. 분명혀.

 

2. 여기에 하나 더, 요즘 중국하고 일본이 영토를 놓고 아주 시끄럽게 다투고들 있으. 어떤 이는 이를 두고 제국주의의 필연적 충돌로 보기도 하든데 그 사이에 낀 우리는 영 불안하기만 한 것이 솔직한 심정이여. 그도 그럴만한 것이 몇 천 년 이어온 우리의 불행한 역사를 생각해 보면 그 심정 이해가 가.

 

한마디로 말하면 쪽팔린 역사다 난 그리 생각혀. 물론 잠시 힘 좀 썼던 시대 역시 있었다고는 하나 그 보다는 능멸과 침략의 역사였던 셈이여 우리는. 그런 속에서 그래도 저쪽에 편입되지 않고 독자적 독립국가를 유지할 수 있었음은 대단한 일이기는 허지.

 

그런데 말이여. 만약에 우리 주변에 중국이 없었고 왜(일본)가 없었다면 어찌 되었을까? 아니, 한반도가 현재 이곳이 아닌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 어디쯤에 존재했었다면 말이여. 시련은 좀 덜했을지 모르겠으나 오늘과 같은 풍요도 기대하기는 쉽지가 않을 것이라고 봐.

 

그래서 지정학적으로 봤을 때 한반도가 위치한 이곳은 대장간의 한 가운데 같은 곳 아닐까 싶다는 거지. 담금질과 망치질이 쉼 없이 이루어지는 그런 곳 말이여. 이런 것을 군집이론이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으려나 몰러. 그렇잖여. 유럽과 아프리카, 동남아시아와 동북아시아를 비교해 보면 쉽게 이해가 갈 것 같어. 먹고 살만한 지역은 전체적으로 먹고 살만하고, 그렇지 못한 지역은 또 전체적으로 그런 수준을 유지하는 현상 같은 것 말이여.

 

3. 그러고 봉께 이제 오늘 내일로 민주통합당 경선도 끝이 나는구먼 그려. 아쉽기는 혀. 서로 제대로 된 상대를 만나 진솔한 정책대결로 바람도 일으키고 혔으야 쓰는 거인디 그리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워. 역시, 후보들도 상대후보를 잘 만나야 빛을 보는 법인가벼. 잘 사귄 친구 하나의 중요성 같은 것?

 

어찌되었든, 문제는 이제부터다 싶기도 혀. 이번 경선에서 뽑힌 후보가 제대로 후보 대접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노파심에서 하는 소리여. 후보가 좀 강골로 나가 단호하게 대처했으면 혀. 싹수가 노란 것은 아예 싹을 싹둑 잘라 버려야 쓰는 법인께 말이여. 괜한 화합론에 휘말려 12월까지 당내 분란을 자초하느니, 아니다 싶은 것은 자를 때의 아픔 정도 감수하고 초장에 미리 정리하고 가는 편이 낫다고 봐.

 

아, 오늘 경기 경선은 아마도 문재인 후보의 ‘후보 굳히기’ 경선이 되지 않을까 싶어. 개인적으로 문재인 후보가 50%대 중반 정도를 얻어 과반 득표에 성공할 것이라는 예측을 하기에 그렇다는 것이여. 믿거나 말거나. 암튼, 지금부터는 '승복'의 미덕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난 그리 생각혀.

 

'2007년~현재 > 시 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멍석 깔아주는 문재인  (2) 2012.09.24
안철수의 생각  (0) 2012.09.21
제2의 후단협을 주목하자  (0) 2012.09.20
안철수와 유시민  (0) 2012.09.20
안철수 대선 출마 유감  (0) 2012.09.19
2002년 후단협도 흔들기부터 시작했다  (0) 2012.09.13
비겁함을 벗어 던져라  (0) 2012.09.12
안철수를 버려야 야당이 산다  (0) 2012.09.06
독도는 왜? 군인이 아닌 경찰이 지킬까  (1) 2012.08.29
오만하다  (0) 2012.08.27
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