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현재/시 사2012. 7. 10. 21:47

나는 일본인 중 바른 생각을 갖고 있는 선량한 국민들이 다수를 점하고 있다는 사실을 믿는다. 그리고 일본이라는 열악한 풍토 속에서도 그런 좋은 생각을 버리지 않고 고이 간직하고 있음에 또한 경의를 표한다.

 

내가 다소 심해보이는 듯한 말로 질타하는 일본인의 다수는 반성할 줄 모르는 보수우익 세력이다. 제목에서 말하는 '너희' 역시 그런 부류의 일본인들을 지칭하는 용어라는 사실을 미리 밝혀 두고 글을 써야 맘이 좀 편할 것 같아 앞 머리를 변명 글로 대신한다.

 

각설하고, 일본 정부가 논의하고 있다는 집단적 자위권을 두고 말들이 많다. 뭐 이 문제가 어디 어제 오늘의 일이고, 또 일본만의 독단적인 문제라야 해결의 기미라도 기대할 수 있지.

 

주변국 침탈이라는 원죄의 순간부터 시작된, 그리고 미국이라는 강대국의 안보 우산 안에 몸을 의지하는 신세라 기원도 길뿐더러 일본 자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의 동북아 안보 정책과 맥을 같이 하고 있으니 저들만 탓하기도 참 뭐한 문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들을 심하게 탓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양식의 문제라고 보기 때문이다. 분노해야 한다는 거다.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면 일본 정부의 저런 태도에 단호히 “노”라고 말해야 한다는 거다.

 

일본의 중장기 비전을 검토해온 국가전략회의 산하 프런티어 분과위원회가 작성한 보고서에 의하면 '더욱 능동적인 평화주의를 견지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 집단적 자위권을 용인해야 한다고 주문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집단적 자위권이라 함은, 일본과 동맹관계를 맺고 있는 제3국이 공격을 받았을 때 이를 일본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여 공격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함이지.

 

이는 이미 일본헌법 제9조에 대한 전면적인 도발인 셈이야. 말이 좋아 집단적 자위권이지. 전쟁포기 · 군대폐기 · 교전권 불인정을 명기한 헌법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위임은 물론, 이는 추후 군대보유와 교전권 인정을 위한 수순 밟기에 다름 아니라는 점에서 아주 위험한 발상이라는 말이야.

 

그런 이유때문에라도 프런티어 분과위원회의 주문은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능동적인 평화주의의 견지는 무력에 의한 강압에 의해서 기대되기 보다는 일본 자국이 보유하고 있는 평화헌법의 세계적인 확산을 통해 더욱 실현 가능하기 때문이지.

 

일본 헌법 개정에 반대한다는 일본인 지인 한 분은 "일본을 침략할 나라가 없기 때문에" 헌법 개정을 통한 군대보유(자위대의 군대화)에 반대한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동감이다. 일본이 타국을 적국으로 간주하지 않은 한, 먼저 일본을 적국으로 간주하고 침략할 나라는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음이 사실이잖은가 말이다.

 

그럼, 나는 왜 이렇게 이웃나라의 내정에 감놔라 배놔라 하며 반발하는 것일까? 단순히 지나간 역사에 대한 앙금이 남아 있기 때문에? 아니야. 나는 일본이 만들어 놓은 평화헌법 제9조 제정의 배경이 된, 약속 당사국 국민의 한 사람이기 때문이야.

 

무슨 얘기냐 하면, 일본은 당시에 헌법을 제정할 때 아무 생각없이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전쟁포기 · 군대폐기 · 교전권 불인정이라는 평화적 내용을 골자로 하는 헌법을 제정하게 된 것이 아니라는 거지.

 

저들이 저런 헌법을 갖게 된 배경에는 당시에 저들이 침탈했던 주변국에 대한, 또 주변국 국민들에게 가한 막대한 심적 · 물적 피해에 대한 반성의 의미가 있었다는 사실이지.

 

그래서 다시는 주변국을 포함한 인류의 역사에 불행한 오점을 남기지 않겠다는 약속으로 헌법 제9조에 평화에 대한 염원과 다짐을 새겨 둔 것이라는 거야.

 

그렇기 때문에 나는 약속 당사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당하게 저들의 약속 파기 야욕에 반대를 할 수 있는 것이고 말이야. 나는 그런 생각도 해봐. 집단적 자위권 문제를 포함해서 일본 정부의 헌법 위반 행위를 주변국과의 약속 불이행으로 간주해 국제사법재판소로 가져가는 것은 어떨까 하고 말이지.

 

아무튼, 일본의 군사대국화 책동을 저지하고 평화헌법을 수호하기 위한 우리의 모든 노력은 다 정당한 우리의 권리라는 점, 꼭 기억하고 더욱 가열차게 반대하자.

 

 

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