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현재/시 사2012. 12. 18. 16:55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일본의 보수 우익, 남의 나라 일만은 아닙니다.



대선의 계절입니다. 미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이 끝났고, 이제 대한민국이 대선 막바지 딱 하루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내일이면 새로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탄생됩니다.


미국이나 중국은 애초 예정되어 있던 흐름대로 가 주었기에 별다른 뒷말이 없습니다만, 일본 같은 경우는 전쟁광 극우집단의 등장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도처에서 들려옵니다.


특히, 일본헌법 제9조를 개정하겠다는 공약으로 제1당에 오른 자민당의 아베 신조(安倍晉三) 전 총리나, 유신회라는 단체를 결성해 제3당으로 부상한 노회한 수구주의자 전 도쿄도지사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의 전쟁불사론은 광란의 극단을 보는 듯합니다.


일본헌법 제9조는 전쟁포기와 군대폐기 그리고 교전권 금지를 명문화해 일본헌법을 평화헌법이라 불리게 하는 주 요인이 되고 있는 부분입니다. 이를 개정하겠다는 것은 전쟁이 가능한 보통국가 일본을 만들겠다는 군국주의자들의 군사대국화 야욕을 의미합니다.


또한 이시하라 신타로의 전쟁불사론은 불과 일주일 전인 지난 12월 10일 도쿄에서 있은 중의원선거 가두연설에서 주장한 것으로 북한에 의한 납치피해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쟁도 마다해서는 안 된다는 섬뜩한 망발입니다.


물론, 그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우선 일본헌법 제9조를 개정하는 일입니다만, 최근에 도쿄신문이 조사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반대가 41.4%, 찬성이 40.9%였다고 하니 국민여론상 아직 찬성이 과반을 넘기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그에 대한 대안으로 헌법 개정의 조건에 관한 규정인 96조의 개정을 들고 나오고는 있습니다만, 큰 의미상의 차이는 없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일본 사회의 분위기가 우편향 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볼 때, 머지않아 헌법개정을 위한 다양한 퍼포먼스가 일본 사회를 뒤덮을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그 속에는 주변국과의 영토문제를 통한 갈등 고조로 애국심 조장, 북한 때리기를 통한 불안감 조성, 역사왜곡을 통한 과거 미화, 미일안보강화를 통한 여론 호도 등 다양한 방법들을 동원해 국민들의 불안을 조장하고 애국심을 고취하려 들 것입니다.


타산지석이란 말이 있습니다. 우리 정치가 가장 경계해야 하는 부분이 바로 이런 일본 정치의 전철을 밟게 되는 경우라 말씀 들릴 수 있습니다. 자민당 일당 장기집권이 만들어 놓은 정치 노후화와 폐쇄성이 오늘 일본 사회를 저 모양 저 꼴로 만들어 놓았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고인 물은 썩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세상사 진리입니다. 그 오랜 장기집권 동안 진보세력을 탄압하고 옭아매는 다양한 시도들을 통해 진보개혁 세력의 씨를 말려 놓았습니다.


그리고 난 후, 민주당으로의 정권교체가 되었습니다만 이미 정치판은 완전수구와 덜한 수구로 큰판의 정리가 끝난 뒤였습니다. 즉, 정권교체가 아니라 정권교대에 불과했던 셈입니다. 이제 다시 또 자민당으로 정권교대가 되었군요. 일본 국민들 입장에서는 자업자득이란 말을 새겨들어야 할 겁니다.


이제껏 자신들의 투표행태가 잠시 자신들의 빵 문제를 해결해 주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혹 자신들은 성장과 발전이라는 환상에만 취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고민해볼 타이밍이라 여겨집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역시, 문제는 완벽한 과거청산에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일본 국민들 입장에서는 다소 억울한 측면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어떠한 경우든 자국의 운명을 자국이 결정하지 못한 가장 큰 요인이 자국의 보수우파에게 있는 바, 이 역시 자신들이 짊어지고 가야할 운명과 같은 것입니다.


만약, 일본정부가 1945년 패전 후, 철저한 과거청산을 통해 전쟁의 광기에 빠져 있던 골수 수구세력을 깨끗하게 정리하고 새로운 판 위에 국가의 기틀을 마련했더라면 지금과는 또 다른 모습의 일본으로 거듭날 수 있었을 것 입니다.


하지만, 적당한 타협과 배려로 국수주의 전쟁광들을 살려둔 탓에 오늘 이런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일본수구 보수우익 세력들의 과거에 대한 한(恨) 서린 회귀본능이 오늘의 일본을 만든 궁극적 요인입니다.


어떤 어려움을 감수하고서라도 일본을 전쟁 전의 상태로 되돌려 놓으려는 욕심, 그렇게 하기 위해 미일관계에 목숨을 걸고 추종한 결과 미국의 기지국가가 되어 함께 미래를 도모할 수 있는 영광(?)을 얻었을지는 모르겠으나 주변국과는 소원할 수밖에 없는 현실. 이로 인한 폐해는 오늘의 일본이 그대로 말해줍니다.


돌고 돌아 다시 자민당 정권으로 회귀한 오늘의 일본. 이렇게 된 데에는 앞서 제기했던 문제 외에도 연이은 자연재해와 한국 및 중국의 부상도 빼 놓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즉, 군국주의 세력들의 군사대국화 목표에 의해 획책되어진 지나친 대미의존 정책, 그리고 연이은 주변국과의 갈등조장 정책으로 인해 다양성과 포용성이 심하게 훼손된 탓이 크다는 말씀입니다.


이런 일련의 행태로 인해 중국과의 외교를 중시하는 정치인은 발붙일 공간을 잃는다거나, 주변국 적대정책 및 갈등조장으로 인해 스스로의 활동 반경을 자국 내로 한정 · 고립시키는 우를 범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전후에 발생되던 국민들의 자유와 민주에 대한 욕구를 억누르고 자신들의 보수우익 이념을 전파할 별다른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겠지만 과연 그렇게 해서 얻은 것이 무엇인지는 다시금 생각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자, 이제 고개를 돌려 우리 사회를 한 번 둘러봅시다. 해방이후 이제껏 지속되고 있는 친일과 독재를 기반으로 한 수구보수 세력은 자신들의 불안정한 정체성을 옹호하고 기반을 더욱 더 공고히 하기 위해 빨갱이 타령이란 마약으로 바른 소리를 잠재웠고 옳은 소리를 탄압해 왔습니다. 그런 틈에 자신들의 썩은 부위는 더욱 더 곪아 들어갔고 말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 곪아터진 환부를 국민들에게 들켜버리고 말았습니다. 인터넷으로 대변되는 문명의 진보 덕분입니다.


하지만 저들은 도저히 자신들의 의지와 노력만으로 그 환부에 스스로 메스를 델 수조차 없는 자들입니다. 이제껏 그래왔던 것처럼 약의 힘을 빌려 목숨만을 연명하려 들 것입니다. 그러는 사이 국민 생활과 서민의 삶은 더한 나락으로 떨어질 테지요. 마치 일본 사회가 저리 된 것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이번 대선을 통해 마지막 남은 이 땅의 진보 개혁세력이 토벌되고 나면, 무늬만 진보인 정당이 출현하여 후에 국민들이 견디다 견디다 더는 못 견디고 염증이 나 그들에게 정권을 넘겨줘 본다한들 일본의 민주당 꼴 나게 될 것은 불문가지한 일입니다.


지금 우리는 대한민국을 건전한 보수와 진보로 재편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앞에 서 있습니다. 일본의 전철을 밟은 채 전쟁을 부르짖는 자들의 대한민국으로 만들 것인지, 아니면 평화와 평등의 사람 사는 세상으로 갈 것인지,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딱 하루 밖에 없습니다. 내일 하루, 우리가 한 선택의 결과가 대한민국의 평생을 좌우합니다. 투표합시다!





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