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현재/시 사2013. 9. 17. 17:32

매국 행위인 친일을 이념이라고 포장한 채 자기들 앞가림용으로 호도하는 자들은 볼 것 없이 반민족 세력이요, 역사 서술에 균형감 운운하며 과거의 친일을 미화하려는 세력은 보나마나 친일 매국의 후예들이다.

 

왜 역사의 꽁무니에 이념이란 게 졸졸 따라다니며, 무엇 때문에 균형감이란 것이 필요한가? 역사는 소설이 아니다. 사실관계의 가감 없는 기술이다. 이게 바로 '정의'다

 

식민지근대화론을 주장하고 거기에 동조하면 애국이고, 친일을 반대하면 종북인가? 그래서 이 둘을 적당히 섞으면 균형감이 있는 건가? 이 무슨 얼토당토않은 망발인가. 정의롭지 못한 거다.

 

무슨 긴말이 필요하겠나. 내 집에 들어온 도둑놈은 내 손으로 때려잡는 게 맞고, 억울하게 강탈당한 재산은 목숨 걸고 되찾는 게 맞다. 그래, 이게 '정의'다.

 

제 한 목숨 보전하자고 내 집에 숨어든 강도 놈들에게 처와 딸내미를 상납한 채, 제 몸 하나 호의호식했던 자들. 정의롭지 못한 거다.

 

처자식 팔아넘긴 돈으로 남은 식구들 배부르게 먹고 살면 모든 게 용서되는가? 이 자명한 진실 앞에서 왜 유독 친일행위만 예외가 되는가? 그런 쪽팔림 두 번 다시 당하지 않으려면 남 탓하고, 강대국 눈치 볼 시간에 내 힘을 기르는 게 정답이고 말이다.

 

일본 애들 미워하고 욕할 시간 있으면, 우리 현실이나 똑똑히 봐야함이 순서라는 얘기다. 친일했던 자들이 애국으로 위장해서 떵떵거리고 사는 것, 일본 총리인 아베 같은 자들이 과거의 학살엔 눈 감고 왜곡된 역사만을 되뇌는 거랑 매 한가지다.

 

 

요즘, 잘 나가고 있는 독일이라는 나라를 배우자는 분위기가 대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배우고 싶다고 해서 다 배워지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도 중요하다. 그 사회의 기본 바탕이 어떻게 짜여 있느냐에 따라 배워지기도 하고 죽었다 깨어나도 안 되는 게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의 독일 따라 배우기는 영 쉽지 않을 것이다. 오늘날 독일이 저렇게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국가의 정의와 평등에 대한 믿음이 국민들 개개인 속에 확신으로 가득차 있었기 때문이다.

 

아직도 나치 부역자라고 하면 절대 용서하지 않고 어떻게든 찾아내어 엄벌에 처하는 저들을 보라. 지금도 여전히 과거 자신들이 한 행위로 인해 고통 받았던 주변국에게 용서와 화해를 머리 숙여 구하고 있는 저들을 보라.

 

그리고 우리를 봐라. "그때는 다들 어쩔 수 없었는데" 하는 변명이 통용되는 사회. "다 지난 일인데 이제 와서 그걸 까 발려서 뭐하겠나" 하는 자조 섞인 넋두리가 널리 인정받는 사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면 처자식 팔아 넘겨도 되고, 시간만 지나면 어떤 잘못이든 다 용서가 되는가? 정말 그런가? 대한민국은 그런 나라인가?

 

너와 내가, 사회와 국가가 항상 변함없이 정의롭고 평등할 것이라는 믿음 자체가 없는데 어떻게 투명한 공동체를 기대할 수 있겠나?

 

독일에는 있지만, 우리에게는 없는 게 바로 이것이다.

 

정의 · 평등 · 믿음

 

하기야 우리의 보수란 게 맨 매국한 친일세력들이거나 그 추종자들이니, 저들에게 무슨 놈의 정의와 평등을 기대할 수 있겠냐마는. 청산의 대상인 것을.

 

시절이 하수상 하더라니 나라 팔아먹은 자들이 대접받는 세상이 되었구나.

 

 

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