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현재/시 사2013. 7. 26. 11:13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을 지역주의로 봅니다. 여기 블로그 글들을 대충이라도 훑어보신 분들이라면 식상할 정도로 여러 군데에서 저의 이런 생각을 피력하곤 했습니다.

 

지역주의. 그게 뭐 그리 대수냐고 생각하실 분들도 꽤나 많으실 줄 압니다. 왜냐 하면, 여전히 뿌리 깊게 온존하고 있는 우리사회의 지역주의적 현상들을 목도할 수 있기에 그렇습니다.

 

특히나, 지방자치제의 도입으로 지역주의적 사고는 극에 달해 있는 상황입니다. 국가의 미래가 아닌 내 지역의 발전에만 다들 연연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지역발전이라는 것도 알고 보면, 공동체로서의 인간다운 삶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돈 되는 일에만 목을 매는 겁니다.

 

박정희의 유신독재 이후 대한민국 정치는 이제껏 제대로 된 진보와 보수의 싸움이었던 적이 결단코 없습니다. 단언컨대 지역주의의 대결이었습니다. 무슨 이름의 선거든 이유 불문하고 단지 그쪽 지역 출신이라는 이유로 싹쓸이를 시켜 줍니다. 인물과 정책은 그 동네에서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우리집 강쥐 해피도 그쪽 당으로만 나오면 당선될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선택은 결국, 재벌과 언론 그리고 검찰로 대변되는 특권층을 만들어 놓았고 이들이 대한민국을 좌지우지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 몫의 한 덩어리 빵을 포기한 채, 저들로부터 떨어지는 빵 부스러기에 만족하고 있는 아주 우스꽝스러운 모습입니다. 대신 저들은 소고기를 가져갑니다. 제대로 된 사회가 되려면 우리가 빵 하나를 가져 올 때, 저들은 빵 3덩어리 정도 가져가면 맞습니다.

 

그런데 상당수 지역주의에 매몰된 우매한 국민들이 저들에게는 소고기를 주고 우리는 빵 부스러기나 주워 먹겠다고 난리를 치고 있는 겁니다. 이래서 미디어(언론)가 무서운 겁니다. 옛날에 어찌 살았는데 "이 정도면 감지덕지지" 이런 사상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되뇌고 또 되뇌어 놨으니 그 너머의 세상을 두려워할 밖에요.

 

문제는 이런 병폐가 그걸 원하는 이들에게만 미치고 끝나면 좋은데, 다수결의 원칙이라는 미명 하에 승자가 독식하게 되어 있는 현재와 같은 이런 구조에서는 바른 생각을 가진 국민들조차도 몇 푼의 빵 부스러기에 만족하며 비천하게 살아야 한다는 겁니다. 괜스레 내 몫의 빵 한 덩어리를 주장했다가는 바로 종북·좌빨이라는 마녀사냥식 질타가 날아들기 일쑤입니다.

 

▲ 나의 自畵 '승자독식'

 

잘 압니다. 모두가 다 공평하고 평등한 그런 낙원 같은 곳은 지구상 어디에고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기본적인 서열과 줄 세우기 또는 성공과 부의 편중, 이런 것을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의 자리가 어디이든 간에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삶은 보장 받아야만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삶이란, 어찌 되었든 하루 3끼 먹는 것 정도를 말하지는 않습니다. 그 정도는 가축으로서 또는 머슴으로서의 비루한 삶이지 보편적 인간으로서의 행복한 삶은 절대 아닙니다.

 

적어도 밥과 빵을 목적으로 일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의미합니다. 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배움의 정도가 얼마나 되는지, 어떤 부모 밑에서 태어났는지, 가진 재산은 많은지 적은지, 건강한지 그렇지 못한지에 의해 삶의 수준이 현격히 달라지는 지금과 같은 차별이 존재하지 않는 삶이라고 감히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인간은 일하기 위해 태어나지 않았습니다. 인간의 삶은 노동을 목적으로 하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마치 일하기 위해 태어난 존재처럼 인식들을 하며 또한 그러한 인식을 당연한 듯이 받아드립니다. 일은 인간다운 삶을 위한 가장 기초적인 영역 중의 하나일 뿐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일의 노예가 되어 일에 모든 것을 바쳐도 삼시세끼를 걱정해야 하는 형편입니다. 물론, 모두 다가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현실이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극빈층이 전 세계 인구 70억 명 중에 11억 명 이상이며 우리 사회에만도 중위소득(전 국민을 소득에 따라 줄을 세웠을 때 한가운데에 있는 사람의 소득) 50% 이하 빈곤층의 비율이 13% 가까이 된다고 합니다. 열 집 중에 한 집이 넘는 수치입니다. 개인이 느끼는 상대적 빈곤층은 무려 48%라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맞습니다. 일 해야 합니다. 그러나 일도 해야 하지만, 가족과 즐거운 대화의 시간도 가져야 합니다. 일도 해야 하지만, 나라고 하는 개인이 좋아하는 어떤 것을 할 시간적 여유도 있어야 합니다. 일도 해야 하지만, 여행도 가야하며 여가도 즐겨야 합니다.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일'은 이러한 것들을 마음껏 향유하는데 지장을 주어서는 안 됩니다. 또한 나아가 그것을 가능케 할 금전적 뒷받침도 되어 주어야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의 '일'이자 '직업'을 사회는 요구해야 합니다.

 

꿈만 같은 이야기입니까? 왜 그리 생각하시나요? 어려울 것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우리가 원하는 세상을 만들 힘이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그런 세상을 염원한다면 선거라는 정정당당한 수단을 통해서 얼마든지 실현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세상은 우리의 힘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10 중의 하나를, 10 중의 아홉이 나누어 갖는 머슴 같은 세상을 끝장내야 사람이 주인 되는 살맛나는 세상이 옵니다. 우리에게는 그 힘이 있습니다.

 

 

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