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현재/시 사2013. 12. 26. 16:52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오늘 야스쿠니(靖国) 신사를 전격 방문했다는 뉴스가 떴더군요. 뭐, 별로 충격적이지도 않은 뉴스지요.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인물이니 시기가 문제였을 뿐이지 참배는 예정된 수순이었을 겁니다.

 

그러고 보면, 일본이라는 나라에 사는 국민들도 참 불쌍해요. 오죽하면 저런 인물이 총리를 두 번씩이나 하겠습니까? 하기야 누굴 탓하겠습니까? 그런 정치 풍토를 만들어 놓은 국민들의 업보인 것을요.

 

일본은 대표적인 파벌정치와 세습정치 국가입니다. 이를 다른 말로 표현하면 정치진입의 폐쇄적 구조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연줄이나 학연 없이는 정 진입이 쉽지 않다는 말입니다.

 

그렇다 보니, 상당수 총리들이 전직 총리의 자식이거나 손자들입니다. 대를 이어 다 해 먹는 것이지요. 국회의원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친의 뒤를 이어 자식이 그대로 지역구를 물려받습니다. 생물학적으로 하자면 근친간 교배와도 같은 겁니다. 기형이나 선천적 질병이 대물림될 확률이 높아집니다.

 

일본 지배층이 너나 할 것 없이 과거사 옹호에 앞장선다거나 주변국과의 갈등을 당연시하는 논리와 상통하는 예라 할 수 있습니다.

 

사상적 근친교배의 결과라고나 할까요? 그 자손의 대표적 예가 바로 현재 일본 총리로 있는 아베씨가 되겠습니다. 그러니 저들의 지배 논리는 항상 과거사 미화와 과거회귀로 귀결되고 마는 것입니다.

 

그래서 정치라는 건, 뜻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나서서 도전해 볼 수 있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낙선 이후의 기본적삶도 국가가 보장해 주어야 하고 말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뜻은 있되 돈은 없는 젊은이들이 정치의 틀 속으로 들어갈 방법이 없습니다.

 

그리되면, 결국 정치는 가진 자들의 영역으로 굳어져 버리게 된다는 겁니다. 한번 그렇게 빼앗 버리면 그걸 다시 서민의 것으로 찾아오기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려운 일이 될 것이고 말입니다.

 

그런데, 이런 정치적 근친교배의 예에서 예외일 수 없는 국가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대한민국입니다. 대한민국의 지배층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통치논리는 친일에 관대하고 북쪽에 대결적이라는 겁니다.

 

이미 태생 자체가 천황의 신민으로 부역했던 자들이거나 그 후손들이니 정통성 같은 게 있을 턱이 없습니다. 그러니 그 대척점에서 정통성에 관한한 당당했던 독립투사들이 눈엣가시 같은 존재들이었고 말입니다. 거기다가 빨갱이라는 딱지를 붙인 채 탄압에 들어간 역사가 지겹게 이어져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일본은 왜 평화헌법을 폐기하려 하는가
국내도서
저자 : 이토 나리히코 / 강동완 역
출판 : 행복한책읽기 2006.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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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베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로 동북아시아 정세는 혼미한 안개 속으로 빠져들게 생겼습니다. 일본 정부 또한 이를 모를 리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도 풀리지 않고 있는 한·중·일 관계가 야스쿠니를 참배한다고 해서 더 나빠질 것도 없을 것이라는 얄팍한 계산을 했을 것이고, 여기에 더해 결국 동북아시아의 관계 개선은 미국의 입김에 의해 작용될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 측면도 고려했을 것으로 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남북관계가 좋아져야 일본의 태도에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곤 하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처럼 남과 북이 서로를 자극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일본에 강하게 맞설 수가 없기에 상당기간 끌려 다니는 대일외교가 될 가능성이 농후해졌습니다. 아베정권 역시 자국내 보수결집을 위한 역주행 행보를 가속화할 것이고 말입니다.

 

어쩌면 올해는 동북아시아 - 한·중·일, 남과 북 - 긴장관계 개선이라는 측면에서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일본 아베정권의 등장이야 그렇다손 치더라도, 남과 북의 적합하지 못한 정권 교체가 동북아 관계를 약간 틀어 버렸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습니다.

 

아베의 야스쿠니 참배가 요즘 이어지고 있는 남과 북의 극한 대결, 장성택 숙청과 관련한 북의 권력투쟁, 나아가 북핵문제의 해결 방법 등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주도면밀하게 살펴봐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평화와 공존이라는 관점에서 결코 쉽지 않은 한 해를 맞이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 12년 전 오늘, 나도 야스쿠니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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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