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현재/시 사2013. 11. 2. 11:40

국회 국정감사가 어제로 끝이 났다. 이번 국감은 대선 이후 불거진 국정원 선거개입 실태와 부정선거 관련 정황들이 맞물리며 여러모로 관심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이런 문제보다도 오히려 의회권력의 무력화를 여실히 보여준 국감 아니었나 싶다.

 

그 중 가장 돋보이는 것은 증인들의 태도와 관련한 것들이다. 몇몇 언론에서도 지적하고 있듯이 증인들의 선서거부는 물론이고 고압적이며 무성의한 답변 태도까지 이제껏 듣도보도 못한 일들이 국감장에서 벌어졌다.

 

국회야 말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신성한 민의의 전당이다. , 국민의 권리를 위임 받아 국민 대신에 증인들에게 질문도 하고 사실관계도 확인하고 하는 자리다. 그러니 그 자리에서 선서를 거부하고 답변을 회피하는 행위는 국민을 기만하는 자세다.

 

꼴도 보기 싫은 국회의원들이 개무시를 당하니 속으로 쾌재를 부르는 국민들도 꽤 있을지도 모르겠으나 그게 결국은 제 발등 제가 찍는 꼴이라는 거다. 국민의 대리인들을 개무시한 인간들이 국민들인들 정당하게 대접해줄 리 만무하기에 그렇다.

 

저들의 안하무인식 국감태도의 근본적 원인 제공 또한 국민들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통감하고 반성해야 한다. 어떤 잘못이 있든, 어떤 부정을 저지르든, 그저 우리지역 출신이면 모든 게 용서된다고 하는 이런 후진적 사고로 투표에 임한 내 손가락 탓이라는 거다.

 

더 웃기는 것은 그렇게 인물 무시하고 도덕성 무시한 채, 우리가 남이가 하고 선택해 놓고는 다들 자기들이 뽑아 놓은 국회의원 욕하는 게 유행처럼 되어 버린 현실이다. 매번 나오는 정치인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조사가 그 한 예라 할 수 있다.

 

아니, 국회의원 임기가 10 20년도 아니고 기껏 4년인데, 4년마다 한 번씩 국회의원 선거를 하는데 얼마나 제대로 선택을 못했으면, 자신들이 뽑아 놓은 그 국회의원들이 여론조사 할 때마다 가장 형편없는 집단으로 나오는가 말이다. 국회의원 뽑는 것도 자신들이요, 여론조사를 하는 것도 자신들 아닌가?

 

마치 욕하기 위해서 뽑아 놓은 것 같다는 말이지. 그러나 정치를 그렇게 국민들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쓰고 버리기에는 그 역할이 너무나 막중하고 무겁다. 그런 게 정말 필요하다면 옥상에 샌드백이나 하나씩 매달아 놓고 거기다가 풀어라.

 

하나 더, 그리고 시류에 편승해서 여기저기 보이는 댓글에 온통 국회와 정치 욕하는 글 일색이라고 해서 나도 거기에 동조하는 우는 범하지 말자. 다들 알고 있겠지만, 이제는 댓글이 그냥 민심의 흐름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걸로 밥벌이 하는 사람들의 밥줄의 수단이자, 사고가 오염된 자들의 조직적이며 불량한 욕망의 표출이기에 그렇다.

 

그런 자들이 노리는 바는 너무도 명백하다. 정치 혐오를 부추겨 모두가 정치인 욕하고 국회를 무용하게 만드는 것. 하여, 이에 동조하고 휩쓸려 다니는 것은 결국 누워서 침 뱉는 행위와 다를 바 없음이니 끝내 당하고 마는 것은 국민이다.

 

한 번 속는 것은 상대가 나쁜 놈이기 때문이지만, 두 번 속는 것은 나의 아둔함 때문이라는 말이 괜한 소리는 아니다.

 

대접받고 싶다면 대접받을만한 사람을 뽑아라. 그게 바로 국민이 국민으로 대접 받는 바른 길이다. 들어라, 국민이 대통령이다.

 

 

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