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현재/일 상2012. 11. 15. 12:36

 

인생 한 방입니다. 그쵸? 뭐 순식간에 월드스타의 반열에 올라 내 청춘의 여신 마돈나와 뉴욕에서 듀엣으로 공연까지 하는 영광을 누리고 있으니 말입니다.^^ 강남스타일의 가수 싸이의 얘기입니다.

 

 

 

 

세상이라는 게 참 그런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열심히 씨를 뿌리고, 거름을 주고, 소독을 하고, 그래서 열매가 열리면 수확을 하고. 여기까지를 인생이라 봤을 때, 저렇게 열린 열매가 정말 맛나고 품질이 우수하고 게다가 다수확 품종이 되려면 여러 사람들의 오랜 연구 결과가 뒤따라야 합니다.

 

그래서 우수한 품종이 개발이 되면, 그 이후에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큰 힘 들이지 않고 다수확의 기쁨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인생이라는 것도 이와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정말, 어떤 분야든 초창기에는 그야말로 맨땅에 머리 박는 기분으로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그렇게 만들어진 결과를 놓고 더욱 나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누군가는 또 노력에 노력을 더 합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놀랄만한 결과물을 얻는 또 한 사람이 나오고 그는 많은 영광을 누리게 되지요.

 

올림픽의 영웅들, 노벨상의 주인공들, 만인의 부러움의 대상인 억만장자들이 그렇습니다. 그들은 모두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것은 아닙니다. 이미 있던 어떤 것에 자신의 노력을 더해 그 결과를 향상시킨 겁니다.

 

수능이 끝이 나고, 대학진학을 목전에 둔 학생들의 진로 걱정이 한창입니다. 지난 주말에는 친구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그 친구 아들 녀석이 이번에 수능을 치렀고 대학을 알아보고 있는데, 어디를 갔으면 좋을지 조언을 구하는 전화였습니다.

 

긴 얘기 하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이 말만을 해 주었습니다. "만약에 내가 다시 대학생이 된다면, 나는 3가지만 열심히 하고 싶다. 하나는 어학관련 학과에 진학해 4개국어 정도는 해 볼 것이고, 둘째는 책을 아주 많이 볼 것이고, 셋째는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목숨 걸고 매달려 볼 것이다."

 

앞서 싸이의 성공에 대한 제 나름의 부러움을 토로하며 이 글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싸이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 봤습니다. 싸이는 운반기반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그의 성공요소 중 50%는 운이 따라주었다는 것이고, 나머지 50%는 남이 아닌 자신이 그 운을 차지할 수 있게끔 스스로가 준비되어 있었다는 말입니다.

 

50%의 운과 관련해서는 짧게 말씀드리면, 이미 누군가는 월드스타가 되어야만 하는 상황에 있었습니다.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한류의 약진이 그 한 증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언제든 월드스타가 탄생될 만반의 준비가 갖추어진 상태에서 마지막 점 하나를 찍은 게 싸이라는 말입니다. 그동안 많은 가수와 영화인들 그리고 관련분야 종사자 분들이 열심히 씨 뿌리고 거름 준 덕분에 열린 알찬 과실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운이 따라주었다 하더라도 자신이 준비되어 있지 못했다면, 그는 잠시 반짝하고 말았을 겁니다. 그러나 싸이는 준비가 되어 있었던 것이지요. 자신의 개성적인 캐릭터와 언어가 그것입니다. 만약에 싸이가 영어를 제대로 못했어도 오늘 저 자리에까지 오를 수 있었을까요? 제가 뭐 문화평론가는 아닙니다만, 싸이의 성공 요인 중에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싸이의 영어실력 아니었을까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 오해하지 말고 들었으면 합니다. 언어를 한다고 하는 것은 단순히 커뮤니케이션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좀 더 폭넓게 보자면, 그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 지역과 사람들이 향유하고 있는 문화와 삶에 대한 이해라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물론, 이는 외국어를 배우다보면 자연스럽게 터득되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누구나가 다 외국어에 더해 그 나라의 문화까지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정도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합니다만, 이 개인차는 본인의 호불호에 크게 연유하기에 누가 많이 노력해 배우고자 하느냐가 관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 부분이 싸이의 성공 요인에서 뺴 놓을 수 없는 중요한 핵심 요소였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영어라는 언어에 더해 영어권의 문화를 이해하고 있다는 점 말입니다.

 

수능을 막 끝낸 수험생 중에, 아니면 미래 자신의 진로를 놓고 고민하는 학생이나 그들의 부모님 중에 누군가 나에게 한 마디 조언을 구한다면 저는 이렇게 말씀드릴 겁니다.

 

"대학에서 무엇을 전공할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대학 4년 동안 500권의 책을 읽고, 4개국어를 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보세요. 여러분의 인생이 아주 풍부해질 겁니다."

 

 

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