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현재/시 사2012. 6. 21. 15:01

4년마다 한번씩 연례행사처럼 치루는 일 중에 하나가 새 국회 개원과 동시에 진행되는 언론의 국회의원 특권과 관련한 비판성 기사 쏟아내기다.

 

그래서 그런지, 19대 임기가 시작되는 요즘도 심심치 않게 이와 관련한 언론의 비판성 기사와 반대의 목소리가 들리곤 한다.

 

또한 이에 장단을 맞출세라 한나라당은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내세워 한달 세비를 반납하기도 했고, 일부 야당 의원들은 의원연금 개정·폐지 법안을 발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 현 단계에서 정말로 중요하게 논의해 볼 사안은 이런 특권과 관련한 내용은 아니라고 본다.

 

아니, 까 놓고 얘기해서 국회의원들 특권 좀 많이 주면 어떤가? 받는 만큼 값을 하게 국민들이 일 좀 많이 시키면 되지. 그렇지 않은가?

 

더 중요한 문제는 자질에 대한 검증이다. 과연 300명 국회의원들이 그런 특권을 누려도 될만한 자질을 보유한 사람들인가에 대한 논의가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이는 다시 말해, 유권자인 우리가 제대로 된 인물을 뽑아 놓았는가로 귀결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사실, 이게 더 중요한 사안 아닌가? 그들이 특권임을 내세워 작게는 몇 십억에서 많게는 몇 백억 가져 가는 문제보다 되도 않는 인물 국회의원 만들어 놓고 국가 말아먹게 만드는 심각성이 훨씬 더 크다는 의미다.

 

그리고 언론들 역시 국회의원들의 특권이나 트집잡지 말고 일부 지역에서 보이고 있는 소위 막대기를 꽂아도 찍어주는 묻지마식 일당 몰아주기의 폐해(지역주의)를 지적하고 그 심각성을 논함이 우선이라고 본다.

 

또 하나는 거시적 관점에서 봤을 때 사회구조의 변화가 한국 정당 정치를 어떻게 변모시켜 가겠느냐는 차원에서 현재의 정치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특히나 대공항에 버금간다는 정말로 아주 쎈놈이 전 세계 경제를 휩쓸며 야금야금 다가오고 있는 이 판에, 부동산을 비롯한 실물 경기 전반의 실종으로 중산층이 무너지고 모두가 하층민이 되어가고 있는 이 판에 그깟 몇 푼 돈이 대수겠나. 잘못하다간 나라전체가 거덜나게 생겼는데 말이다.

 

그래서 앞으로는 결국, 1%와 99%만이 존재하는 한국사회에서 정치는 1%들만의 전유물이 되어버린 채 대를 이어 정치를 하는 세습 정치인들의 놀이터가 될 게 뻔해 보인다는 사실, 나만의 지나친 억측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그런 때가 되었을 때 뜻은 있지만 돈이 없는 서민들은 어떻게 정치에 발을 들여 놓을 수나 있겠는가?

 

끝내는 대를 이은 세습 정치인과 재벌들, 변호사·검사·판사·의사 등 소위 사회적으로 잘 나간다는 사자 출신들 - 우리사회의 1% - 만이 정치인이 되는 황당한 사태를 보고 싶지 않다면 정치인의 진입 장벽 해체와 그들이 누리게 되는 특권(혜택)에 대해 지금과는 다른 관점에서 전향적으로 생각해 볼 일이다.

 

특히나 진입 장벽을 낮추는 일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4년 잘 먹고 평생 굶주리며 사는 일이 없도록 국가가 보호해 주는 일이다. 정치라는 게 그렇지 않은가. 임기 4년 마치고 재선에 실패하면 백수생활을 해야 하는데 그때는 뭘 먹고 살겠는가.

 

그런 시스템 하에서는 돈 없는 훌륭한 인물들을 정치권으로 끌어들일 수가 없다. 국가를 위해 일해야 할 사람들이다. 일은 안하고 특권만 누릴려고 한다고 욕 하기 전에 먼저 우리가 제대로 된 인물들을 국회로 보냈는지부터 반성해 보자.

 

그래서다. 이런 것에 대한 보호 장치를 우리 스스로가 미리미리 만들어 두어야 한다. 잘못하다간 어느 순간 저들만의 리그가 되어버린 대한민국 정치판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 꼴 보고 싶지 않다면 열린 마음으로 논의의 장으로 나서야 한다. 그깟 몇 십억 아끼려다가 자칫 정치의 종이 되어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글쎄다. 대한민국의 정치·언론 보수와 친일세력이 다 같이 지역주의에 깊게 뿌리를 두고 있는 가진 자들의 연합체이니, 그들이 뻔한 자기들 밥그릇 깨는 일에 나설 턱이 없다. 그래서 한다는 짓이 국회의원 특권과 같은 엄한 놈 잡고 망신주기 수법인 것이다. 언론에 놀아나지 마라.

 

깨어있는 국민들이 나서야 한다. 그래야 한다. 그래야 하는데…

 

 

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