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현재/일 상2013. 9. 6. 15:29

해피 프라이데이!!! 다소 무료해 보이는 오후, 심심풀이 삼아 갑자기 생각난 지난 얘기 하나 하려고 함다.^^

 

요즘은 뭐 워낙 많은 커뮤니티 프로그램들이 있어 친목 모임 만들기도 쉽고 편해졌다. 그 중에도 네이버가 제공하는 밴드라는 공간이 대세인 것 같다.

 

우리도 최근에 옛날 친구들이 모여 밴드라는 공간에 둥지를 틀었는데, 20여년 만에 만나는 친구들이다보니 반갑기도 하거니와 재미있는 일들도 많고 하다.

 

개중에는 컴퓨터와 친하게 지내는 친구도 있겠으나, 그다지 컴퓨터를 끼고 살지 않는 친구들에게 인터넷 공간이라는 곳은 여전히 낯설고 조심스러운 곳이다.

 

하루는 친구 한 명을 초대를 했는데, 이 친구가 가입을 하고는 황급히 초대자인 나에게 전화를 걸어 왔다.

 

"야, 친구야. 아니, 근데 내가 거기 들어가서 가입하는 것은 다들 어떻게 아는 거야? 어떻게들 알고 가입 하자마자 마치, 기다리고나 있었다는 듯이 인사를 하고 난리냐?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야?" 하는 거다.ㅋㅋ

 

 

밴드라는 커뮤니티가 그렇잖은가? 새로운 글이 올라오거나 혹은 새로운 회원이 가입이 되면, 전달 기능을 통해 바로바로 다른 회원들에게 알려 주게 되어 있기에 실시간으로 서로의 동향 파악이 가능한 게 예전의 카페와 차이라면 차이이지 않은가!

 

이런 사실을 모른 채, 가입하고 들어가자마자 예전의 친구처럼 보이는 이들이 다들 아는 척들을 해대니 순간 긴장해서 안절부절 못했다는 친구의 얘기도 무리는 아니다.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리고 생각해 보니, 이거 남의 얘기만은 아니더라는 거다.

 

1995년쯤으로 기억이 된다. 주변에서 하도 컴퓨터니 피씨통신이니 하길래 큰 맘 먹고 나도 데스크톱을 한 대 장만했다. 근데, 아무리 전원을 켜고 이리저리 들어가 봐도 게임 몇 개와 타자 연습 좀 하는 거 외에는 할 게 전혀 없는 거다. 그때 정말 실망 많이 했다. 기대가 참 컸는데...^^

 

아무튼, 그래서 하루는 집 전화선을 뽑아 컴퓨터에 꼽은 후 피씨통신에 연결을 했다. 이런 저런 절차를 거친 후, 한 채팅방엘 들어가게 되었는데 사실 그곳이 뭐하는 곳인지도 몰랐다. 어떻게 하다 보니 그리 들어가게 된 것이다. 뭣들을 하나 잠깐 그냥 구경이나 하려고 말이다.

 

당시만 해도 아이디니 비번이니 하는 게 뭘 의미하는지 조차도 잘 몰랐을 때라 그냥 내 본명을 썼던 것 같다. 그런데 채팅방에 들어가자마자 대뜸 누군가가 "강동완님 어서 오세요" 하더니 이어서 몇 개의 환영 인사가 연이어 올라오는 게 아닌가. 순간, 얼마나 당황했는지 모른다. "아니, 이 사람들이 어떻게 내 이름을 다 알지?" 하면서 나 혼자 있는 거실을 두리번거리기까지 했다.

 

그런데, 그 순간 어디를 눌러야 그 채팅방에서 나갈 수 있는지 찾지를 못하겠더라. 그래서 몇 초간 머리가 하얘진 채 이리저리 마우스를 움직이며 나가는 문을 찾다가 끝내는 찾지를 못하고는, 안 되겠다 싶어 결국은 전원코드를 확 뽑아버리고 말았다. 흠.^^

 

그리고 잠시 정신을 차리고 생각해 보니, 내가 내 이름을 아이디로 썼으니 저들이 알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이후 그 컴퓨터는 전원 한 번 켜보지 않았고, 애물단지처럼 이곳저곳에 처박혀 있다가 끝내는 고물상으로 넘어갔던 기억이 있다.

 

하긴, 요즘은 스마트폰 문제로 매장에라도 방문을 해서 문의라도 좀 할라치면 우리 젊은 직원들이 아주 대놓고 노땅 취급을 하곤 한다. 마치, 그건 어려워서 자세히 설명을 하더라도 당신은 이해 못할 것이라는 선입견 같은 것을 갖고 있는 때문인지, 암튼 그러한 지레짐작으로 그냥 대충 얼버무리려 하는 것 같다. 느낌으로 안다.

 

그럼, 나는 그 젊은 친구를 더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아 일단 "알았다" 하고는 사무실로 돌아와 100번을 누르고 문의를 한다. 들어보면 별것도 아닌 것을.

 

그 까이꺼...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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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