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현재/일 상2012. 3. 10. 14:39

 

후쿠시마 지역 대지진과 원자력발전소 피해 이후 지진에 대한 염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머지않아 도쿄를 중심으로 하는 칸토지역에 대지진 발생 가능성이 언급되면서 이에 불안을 느낀 일본인들의 한국 이주설이 간혹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습니다.

특히, 요 며칠 아주 구체적인 이주 지역까지 들먹이며 보도된 탓에 이에 대한 찬반 논란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오늘도 이와 관련한 뉴스가 인터넷에 떠 있기도 하고요.

글쎄요. 그런데 이게 실현 가능성이 몇 %나 있는 이야기인가요? 국가의 이민 관련 정책이 지자체 맘대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인지부터가 의문입니다.


우리도 그렇듯이 일본인들도 한국을 방문하려면 비자를 취득해야 합니다. 물론, 관광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라면 3개월 정도 비자 없이 체류 가능하겠지만, 그렇지 않고 그 이상 거주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라면 어떤 형태로든 비자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비자 문제를 총괄해서 관리하는 곳이 각 지역에 있는 출입국관리사무소라는 곳이고요. 저 역시 사업상 이곳과 무관할 수 없는 사람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만, 체류비자를 취득하는 조건이 결코 만만치가 않습니다. 아무에게나 막 발급해 주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특히, 한국에 와서 농사를 짓거나 하는 등의 투자 이민과 같은 경우는 어떤 조건이 따르는지 제가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역시 까다로운 조건을 달고 있을 것으로 생각을 합니다. 그렇다면 그런 조건을 충족시킬만한 충분한 능력을 갖고 있는 분들이 굳이 한국행을 결정할지 또한 의문입니다.


일본이 위험하다고는 하지만, 현재는 대지진이 있었던 후쿠시마를 중심으로 한 일부지역에 국한된 이야기입니다. 만일, 그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 중에 일부가 다른 지역 또는 다른 국가로 이주를 희망한다고 가정한다면, 저는 개인적으로 국외보다는 일본 국내 이주 쪽에 더 무게 중심을 둘 것으로 생각합니다.


말이 좋아 해외 이주이지, 돈 없고 기술 없는 사람들, 게다가 연령대마저 고령에 속하는 분들이 외국 가서 무얼 해서 먹고 살 수 있겠습니까? 일본 국내에 체류하고 있다면 연금수당 혜택이나마 기대할 수 있겠지만, 외국으로 간다면 글쎄요 그마저도 쉽지 않을 겁니다. 설사, 그런 조건마저 포기하고 외국으로의 이민을 희망한다고 해도 그런 분들이 외국 나갈 수 있는 자격을 얻는 문제(이민 관련) 또한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경제적으로 능력이 있는 분들이 국외 이주 대상이 될텐데요. 이 역시도 저는 부정적으로 봅니다. 경제적으로 능력이 있어서 아무 일도 안하고 한 평생 먹고 살만한 사람들이라면 굳이 4계절이 뚜렷해서 겨울에는 몹시 춥고, 여름에는 폭염에 헉헉대야 하는, 게다가 물가마저 싸지 않은 한국행을 결정할 이유가 없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런 분들이라면 한국이 아니더라도 필리핀이나 태국, 말레이시아 등 물가가 저렴한 아시아 지역을 포함해서 호주나 미국 이민 등도 충분히 가능할 테니 말입니다. 이런 이유들로 저는 일본인 한국 이주 문제를 쉽지 않다고 보는 것입니다.


한때, 부산 지역 특히 해운대를 중심으로 한 대형 주상복합 건물에 이주를 목적으로 한 일본인들의 주택구입이 꽤 있는 것처럼 알려졌던 때가 있었습니다. 특히나 그런 이유로 부산지역 부동산 경기가 호황으로 갈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었고요. 하지만 이들 지역 건물 구매자의 정보를 확인한 결과 일본인을 포함한 외국인의 구매건수는 거의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합니다. 특정 목적을 가진 사람(세력)들에 의한 유언비어에 불과했던 셈이지요.


또 하나,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우리 언론들이 일본 관련 소식들을 지나치게 선정적(?) 또는 부정적으로만 보도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는 점입니다. 물론, 그래야 관심을 끌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보도는 정확성을 생명으로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점에서 안타까울 뿐입니다.

앞서 말씀 드렸던, 칸토지역의 대지진 가능성과 관련해서도 그렇습니다. 며칠 전에 우리 일부 언론에서도 보도되었던 사실인데요. 일본 문부과학성 프로젝트팀이 발표한 내용을 인용해서 기사를 쓴 것 같습니다만, 당시 일본 문부과학성 프로젝트팀이 발표한 내용은 이전까지는 전혀 지진 발생 가능성이 없었는데, 이번에 새롭게 진도 7정도의 강진이 발생할 수 있음을 찾아냈다는 내용이 아니었습니다.

이전까지는 일본 정부가 칸토지역에 강진이 발생한다면 대략 예상했던 규모가 진도 6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새롭게 여러 가지 시뮬레이션을 해 본 결과, 이보다는 한 단계 높은 진도 7이 될 것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마치 새롭다는 뉘앙스보다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로 보도함이 옳았다는 점에서 문제 제기를 하는 겁니다.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게 언론이다 보니 때로는 의아한 기사들도 심심찮게 보이는 게 현실인 것 같습니다. 괜한 보도에 일희일비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봅니다.


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