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현재/일 상2012. 2. 3. 11:55

요 며칠 추위가 장난이 아니다
. 영하 20도란 기온은 상상 속에서나 나옴 직할 정도의 추위인 듯 싶은데 이게 현실이고, 내가 그 속에서 이렇게 살아 남아있다는 사실이 새삼 경이롭게까지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싫다. 그렇다 싫기 때문이다. 이렇게 추운 것은 정말 싫다. 그래서 일지도 모른다. 빨리 따뜻한 남쪽 지방으로 떠나라는 유혹이 마음 한 켠에서 꿈틀대며 나를 계속 재촉해대는 이유가 말이다.

 

사람마다 삶의 목표는 다 다를 것이다. 나는 일본생활을 정리하고 귀국을 결심한 후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면서, 돌아가면 한 10년 정말 열심히 일하고 남은 인생은 따듯한 남쪽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생각 아직 변치 않고 있으니 이제 예정했던 기간에 딱 절반을 마친 셈이다. 삶이 힘들고 고단할 때마다 나는 그 따듯한 남쪽 마을을 그리며 한시름 잊곤 한다. 하지만 이렇게 추운 날씨와 대면할 때면, 하루라도 빨리 떠나버리고 싶다는 유혹이 떠나지를 않는다.

 

따듯한 남쪽이라면 어디가 좋을까? 외국은 글쎄다. 여행이라면 모를까 안주해 사는 것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나가서 좀 살아보니 그래도 나와 비슷한 외모를 갖고 있으며, 나와 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들 속에서 부대끼며 묻혀 사는 것이 속 편하고 제일인 듯 싶다. 그래서 이민은 생각 밖이다.

 

어느 글에 보니, 한국 사람들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도시가 경남 통영이라고 하던데 거기가 좋을까? 아니면 땅끝 마을이라는 전라도 해남땅은 어떨까? 부산 해운대 바닷가는? 이런 저런 고민 접어두고 차라리 가장 남쪽에 위치해 있는 제주도로 정해버리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든다.

 

요즘처럼 찬바람이 옷깃을 파고들어 살을 에는 듯한 추위가 기세를 부리는 계절의 정점에 서면 따듯한 남쪽에 대한 그리움은 한층 커져만 간다. 그곳이라고 뭐 별다른 게 있으랴마는, 그리고 누군들 한때 그런 꿈 한 번 꾸어보지 않았으랴마는, 세상 시름 따윈 잊고 한 시절 그렇게 살아보고 싶다.

 

이렇게 추운 날이면 부쩍 더



 
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