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현재/일 상2012. 3. 14. 15:45

요즘 들어 아침 수영을 빼 먹거나 늦게 가는 경우가 아주 잦아졌습니다. 이달, 3월이 되면서 특히 더 심해진 듯싶습니다. 월요일도 귀찮아서 하루 쉬었는데, 오늘 아침에도 침대 위에서 십여 분을 뒤척이다가 간신히 일어나 수영장으로 향했습니다.

이런 적이 별로 없었는데 요즘 들어 부쩍 심해진 것을 보면 나이 탓도 조금은 있는 것 같고, 피곤이 쌓인 탓도 없지는 않을 테고, 뭐니 뭐니 해도 정신력이 헤이해진 탓이 제일 크지 않을까 싶기는 합니다만, 어떤 분 말씀에 의하면 이게 다 세상사 이치라고 하더군요.

여하튼 알람이 울리면 벌떡 일어나던 예전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기는 합니다. 저는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알람칼(알람이 울리면 칼 같이 일어남)이 되었습니다. 알바 · 학교 · 잠 때문에 항상 시간에 쫒기며 살다 보니까 언제나 알람이 울리는 시간을 더 이상 늦으면 안 되는 마지노선에 맞추어 놓고 살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알람이 울리면 바로 발딱 일어나서 씻고 준비해야만 했던 것이지요. 그렇지 않으면 여지없이 지각이니 말입니다. 이런 생활을 5~6년을 했으니 알람칼이 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지요. 그러다가 요즘은 시간에 다소 여유가 생긴 탓에 게으름을 피우는 것일 겁니다.

오늘은 같이 수영하는 분께서 저보고 요즘 운동 태만인 것 같다고 지적을 하시기에 그런 것 같다고 동의를 하며 이런 저간의 사정을 이야기 했더니 그분이 그러더군요. 봄이 되어서 그렇다고요. 봄이 되면 세상 만물이 싹을 틔우기 위해 모든 기가 다 그리 쏠려서 그렇다고 말입니다.

듣고 보니 참 일리 있는 말이다 싶었습니다. 그렇지요. 살아 숨 쉬는 모든 것들이 계절의 변화를 읽고 용트림을 준비하는 이 시기, 사람의 몸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봄이 되어 농번기로 접어들면 논에 들에 퇴비를 뿌리고 밭갈이를 하며 한 해 농사를 준비하듯이 인간의 몸에도 영양분을 듬뿍 주고, 휴식도 충분히 취해 주고, 적당한 체력도 키워 놓아야 올 한 해도 큰 탈 없이 보낼 수 있게 되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맘 때가 되면, 바로 그런 준비를 하느라 인간의 몸 또한 쉽게 피로감을 느끼는 것일 거며, 몸 농사를 준비할 때가 되었다는 사실을 몸의 주인에게 자각시켜 주기 위해 춘곤증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올 한 해 건강하고 무탈하기를 바라십니까? 그렇다면 때를 놓치지 마시고 지금 이때 여러분의 몸에 충분한 영양을 공급해 주고, 적당한 운동을 해 주어 올 몸 농사에 미리미리 대비해 보심이 어떨는지요. 저도 심기일전, 다시 마음을 다 잡고 알람칼이 되어야 할 모양입니다.


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