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현재/시 사2013. 1. 15. 12:41

어제 지역주의 극복과 유권자 쇄신이라는 주제로 글을 하나 써 놓고 오늘 다시 읽어 보니 뭔가 미진하고, 마치 쓰다만 듯해서 추가로 좀 더 보충 설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개인적으로 지역주의 극복 없이 그 어떤 사회개혁 · 정치개혁 · 언론개혁 · 검찰개혁 · 재벌개혁도 불가능하다고 보는 입장임을 누차에 걸쳐 밝혀 왔어. 왜냐 하면, 개혁의 대상인 그 세력들이 지역주의와 연계해 도저히 허물 수 없는 성을 쌓아 놓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지.


이게 뭘 의미하냐 하면, 민주주의 사회에서 모든 것은 표가 말해준다는 말과 같아. 표를 얻지 못한 세력이 아무리 좋은 이상을 갖고 있다 한들 그것을 실현할 길은 전무하다는 거지. 근데 저들은 항상 압도적으로 표를 몰아주는 일정지역을 지지기반으로 두고 있다는 거야.


우리가 그렇게 강조해 마지않는 친일과 반민족 행위자에 대한 역사적 심판 문제 역시 마찬가지지. 그 대상들이 모두 저 개혁의 대상 어딘가에 들어 있어 철옹성을 만든 채 지역주의에 기생하고 있기 때문에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거고 말이야.


그래서 나는 대한민국 사회의 그 어떤 개혁도 지역주의 극복 없이는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보는 거다. 이런 연유로 한 때는 유시민의 참여당이 부산을 근거로 하는 지역주의 정당화 되어주었으면 하고 바랐던 적도 있었고, 그것이 물 건너가자 이번에는 문재인을 비롯한 부산 경남지역 친노세력이 민주당에 들어가지 말고 무소속 연대와 같은 형태로 19대 총선에 출마해 부산 경남지역에서 일정부분 역할을 해 주었으면 하고 바랐는데 역시 그조차도 물 건너 가버렸지.


그런데 어쩌면 대선에서 패배한 지금이 또한 그 적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 무슨 말인가 하면, 앞선 글에서 말했다 시피 지역주의 극복을 당면 제1 과제로 삼고 부산 경남에 연고가 있는 모든 진보개혁 세력 - 학계와 시민사회단체에 적을 두고 있는 인사들 포함 - 이 그쪽 지역으로 총 출동을 하는 거지.


다행히 이번 대선을 통해 YS와 김철현씨의 입장 표명도 있었고, 김덕룡씨의 문재인 지지 선언도 있었고, 물론 지금 그분들이 부산 경남에서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갖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 여론조사를 한번 돌려보는 것도 좋겠지 - 암튼 상징적인 의미는 있다고 봐.


여기에 안철수 진영의 정치 개시 문제 역시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는데, 이들 세력 역시 차기를 도모코자 한다면 지역주의 극복 방안이 제일 중요한 해결 과제가 아닌가 생각해. 송호창씨가 미국을 다녀와 여러 말을 하던데, 중요한 것은 명분이야. 정치쇄신? 정치쇄신만 되면 정권교체 되나? 아니지, 유권자가 바뀌지 않는 한 백약이 무효야.


글쎄, 박근혜란 지역주의 아이콘이 이제 대통령이 되었으니 그걸 끝으로 사라질 것으로 생각해 다음 대선은 다소 여유롭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유감스럽게도 박의 영향력은 거의 불변일 것으로 봐. 그리고 또 이쪽 진영 역시 능력 면에서나 흠결 없기로는 문재인 만한 후보 찾기도 쉽지는 않을 것이고 말이야.


그리고 이제는 대통령 후보로 나오려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광역단체장 정도의 경험은 국민들도 원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봐. 그리고 또 그 정도 경험을 갖고 국정을 운영하는 게 어쩌면 맞지 않나라는 개인적인 생각도 있고.


그런 점에서 나는 안철수의 정치개시 시점은 이번 4월의 재보선이 아니라, 2014년 6월의 지자체 선거가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 보는 거지. 물론, 가능하다면 부산시장 정도가 제격이라는 거고. 여기에는 여러가지 상징적 의미에 더해 지역주의 극복을 위한 노력이라는 명분도 얻게 되는 셈이고 말이야.


김두관 전 지사의 경우를 들어 2017년 대선을 염두에 두고 있는 대선후보라는 점 때문에 자칫 반쪽짜리 시장이라는 오명을 쓸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하는 분들도 있을 수 있겠으나, 나는 그리 보지 않아. 오히려 부산시민들로부터 먼저 인정을 받는 것이 진정한 대선후보가 되는 길이라고 역설한다면 그런 우려는 충분히 불실시킬 수 있을 것으로 봐. 중도사퇴는 없다라고 공언한 후 말을 바꿔 도지사직을 사퇴하고 대선후보로 나선 경우와 애초부터 대선후보를 전체로 한 출마와는 다르다고 보는 거지.


그렇게 2014년 지자체 선거는 안철수 역시 한 중심에 놓고 한 번 치러보는 것도 나름 의미있는 전략 아닐까 싶어. 큰일을 하려면 그런 경험 쯤은 필요하지 않겠나? 그리고 그 정도의 정치적 실력은 보여주고 난 후에 대통령 후보로 나서는 것이 또한 순서이지 않을까 싶고 말이지. 좌우간, 어떤 형태로든 그놈의 지역주의 한 번 끝장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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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