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현재/시 사2013. 4. 18. 12:07


세상에서 참으로 꼴 보기 싫은 인간들이 불난 집에 부채질 해대는 군상들입니다. 그것도 사랑채 한 칸이 아닌 안채까지 홀랑 태워 먹을지도 모르는 중차대한 국면에 자신의 이익만을 탐하고 있으니 얼굴 맞대고 살아야 하는 이웃의 입장에서 여간 밉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웃의 상황이 이렇게 걷잡을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게 된 게 그들의 군국주의 야욕 때문이었음에까지 생각이 미치면 분노감마저 드는 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일본의 식민지 지배만 없었어도 오늘처럼 이렇게 한반도 남과 북이 두 동강 나서 서로를 적대시 하는 비극적인 일은 없었을 것이기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한반도가 연일 전쟁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뭐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니 다들 일상적인 모습들을 하고는 있습니다만, 속을 들여다보면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또 그렇다고 국민들 입장에서는 딱히 달리 해볼 만한 대처법 역시 전무하기에 답답함은 더해만 갑니다.


며칠 전에는 보스톤에서 폭발사고가 있었습니다. 졸지에 유명을 달리한 분들과 피해자 여러분들께 심심한 애도의 뜻을 전합니다. 사실, 사람으로 이런 생각하면 안 되는 줄 알면서도 워낙 우리 발등에 떨어진 불이 크다 보니 그 사고 소식을 접하는 순간, 퍼뜩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생각이 "아, 이제 한반도는 전쟁에서 벗어날 수 있겠구나"하는 안도감 같은 것이었습니다. 대신, 중동 쪽으로 전운이 이동을 하겠구나 하는 그런 생각. 물론, 폭발사고의 범인이 누구냐에 따라 상황은 바뀔 수도 있겠습니다만, 전쟁만은 없었으면 합니다.


아무튼, 이런 한반도의 위기 상황을 기회로 이용하려는 군국주의 세력이 일본 땅에서 발호를 하고 있습니다. 현 일본 수상인 아베신조와 그 떨거지들이 그들입니다. 글쎄요. 일본국민 전체를 놓고 봤을 때, 그 추종세력들은 아마 한 20% 내외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나머지 일본 국민들은 정상적인 사고를 지닌 우리와 똑 같은 평범하며 일상적인 사람들입니다.


단적으로 말씀드리면, 일본은 미국의 기지국가입니다. 그것도 일본이 자처한 자의적 속국이라 보면 맞습니다. 그렇게 된 데에는 일본왕인 천황의 존속 문제가 아주 크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미국에게 패전을 한 게 1945년입니다만, 사실은 이미 그 2년 전인 1943년경부터 패배를 깊이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을 끝내지 못한 이유는 일본왕인 천황을 살리고 싶어서였습니다.


패배를 인식한 순간부터 일본 군부는 여러 궁리를 하며 시간을 끌게 됩니다. 일본 정부가 항복을 해야 하는 것은 기정사실 이었으나 항복 조건을 유리하게 만들고 싶었던 겁니다. 특히, 천황의 처벌과 지위에 관한 문제가 가장 걸림돌이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맞고 두 손을 들어 버린 겁니다. 하지만 이후 전범 처리 문제가 불거졌을 때, 일본 군부는 자신들의 조건(천황의 전쟁 책임 면제와 존속)을 관철시키게 됩니다. 바로, 오키나와를 미국에게 군사기지로 제공한다는 비밀 약속을 하고서 말입니다. 그래서 '자의적 속국'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입니다.


그런데 역사는 참으로 아이러니 한 겁니다. 그렇게 국가 해체의 길을 걸으며 3류 국가 상태로 종말을 고할 것 같았던 일본이 기사회생하는 일이 벌어지니, 바로 한반도에서의 한국전쟁의 발발입니다. 이를 계기로 일본은 동북아시아에서 민주진영 최후의 보루로 선택을 받아 오늘의 저런 발전을 도모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전쟁을 빌미로 군부가 전면에 나서게 되고 그들이 치안과 국정을 농단하기에 이릅니다. 뭐, 결국 국정 경험이 있었던 것은 그들이었기에 주변국의 전쟁이라는 비상 상황 하에서 다시 그들이 국가의 전권을 쥐게 된 것이지요.


국정을 거머쥔 최고 세력들의 출신 성분이 그렇다 보니, 저들은 쉼 없이 과거회귀를 노골적으로 획책하게 됩니다. 바로, 군사대국 일본이라는 목적을 달성키 위해서 말입니다. 하지만 사회 분위기가 영 따라 주지를 않습니다.


한 번의 엄청난 전쟁 경험을 했던 국민들이 다시 그런 수렁 속으로 빠져들려 하겠습니까? 그러니 어쩔 수 없이 저들은 전략적으로 '공포분위기 조성'과 '가상의 적'을 만들어 내기에 이릅니다.


전략적 공포 분위기 조성이라 함은 외세의 침략 위험성을 가중시키는 방법이었으며, 가상의 적 만들기가 그 실천 방안이었다고 불 수 있습니다. 즉, 가상의 적국을 만들어 놓고는 언제 저들이 우리를 침략할 지모른다는 공포심리를 국민들에게 세뇌시키는 전략입니다. 


전 세계가 냉전체제로 양분되어있었을 때에는 소련과 중국이 가상의 적국 역할을 했으며, 그 이후에는 북한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일본정부를 비롯한 우익세력의 무자비한 북한때리기도 그런 이유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위험이 주변에 도사리고 있으니 우리도 강력한 군대를 가져야 한다는 논리의 주입입니다.


여기에 더해, 주변국과 벌이고 있는 영토분쟁 - 우리와는 독도문제, 러시아와는 쿠릴열도 분쟁, 중국과는 센카쿠(따오위다오) 분쟁 - 과 역사의 왜곡 및 미화 작업들이 그 연장선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본 국내 '극우분위기 조성용' 이벤트들로 보면 될 겁니다.


60여년 가까이 이런 작업을 해온 일본 우익세력의 가상(?)한 노력 덕분에 지금은 일본 사회가 많이 오른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도 아직은 그런 호전적이며 적대적 세력보다는 건전한 시민세력의 수가 미미하기는 하지만 얼마간 앞서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 숫자를 더 줄이고 더 많은 호전적 세력을 만들어 보고자 아베 총리를 비롯한 수구 우익 보수세력은 오늘도 호시탐탐 주변국의 아픈 생채기에 소금을 뿌려대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또 얼마나 많은 날들을 그렇게 가야 할지 모릅니다.


우리의 건전한 시민세력과 일본의 우호적 시민세력이 연대하는 길만이 서로의 아픔을 보듬고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담보해 낼 수 있습니다. 연대합시다!



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