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현재/시 사2013. 3. 7. 11:19


본인의 입으로 입장을 발표하기 전까지는 나도 안철수씨에 대해 별로 거론하고 싶지 않았는데, 좀 전에 아는 분들과 이런 저런 얘기 끝에 안철수씨의 노원(병) 출마 관련설이 화제가 되어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게 된 게 화근(?)이 되어 이 글을 쓴다.


나는 개인적으로 그는 부산시장으로 출마하는 게 적격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관계로 그의 수도권 출마에는 별로 동의하지 않는다. 또한 그가 진정으로 대한민국 정치를 바꾸기를 희망하고 있다면, 역시 그리 선택할 것으로 굳게 믿는다. 


지금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그와 관련한 다양한 설들은 아마도 주변의 간보기 또는 여론 파악 정도의 소극적 행위로 보인다는 게 내 솔직한 생각이다. 출마지역 변경은 없다고? 글쎄다. 지역주의 극복을 위한 노력이 전제되지 않은 새정치 타령은 공염불이다. 그게 누가 되었든, 어떤 한 개인이 정치를 안 한다고 해서 대한민국 사회가 망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한 개인의 지역주의 극복을 위한 노력이 대한민국을 바꾸는 불쏘시개가 될 수는 있다. 내 생각이다.


자, 그럼에도 정말로 안철수씨가 수도권에서의 출마를 고집한다면 나는 그 이면에 있는 드러나지 않은 의도들을 예의 주시해 볼 것이다. 또한 그의 정치 행위 전반에 대해 아주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현재의 제1 야당 민주통합당이 둘로 갈라지는 분당을 가장 반길만한 정치 세력이 누구일까라는 점에 주목한다는 의미이다.


민주통합당의 일부세력이 안철수진영으로 흡수되어 제2 야당이 되고, 현 민주통합당의 의석수가 일정부분 줄게 되었을 때 이를 가장 반길만한 곳은 어디일까? 탁 까놓고 말해, 자칫 새누리당 2중대가 될 우려가 크기에 하는 얘기다.


물론, 민주통합당의 분당 그 자체를 걱정하는 것은 아니다. 오합지졸 같은 구성체는 좀 정리될 필요가 있고 나 역시 반긴다. 허나, 그것이 생산적인 방향으로의 분당이냐, 아니면 적과의 동침을 염두에 둔 분당이냐는 향후 정치질서에 있어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이기에 그 의도하는 바를 예의 주시할 수밖에 없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아직도 안철수의 생각(색깔)을 모르겠기에 그렇다. 새정치를 입에 달고는 살지만, 새정치에 대한 그 어떤 비전조차 제대로 보여준 적이 없다. 지난 대선을 전후에 벌어졌던 그의 정치 행태 또한 새정치라 하기에는 이미 많이 보아온 익숙한 모습들 중의 하나였을 뿐이다.


그리고 지난 대선 역시 야권 입장에서 보자면 야권단일화론에 묻혀 대선 이슈선점에 실패한 아픔이 크기에 그 중심에 섰던 안철수씨의 역할이 지금껏 부정적으로 남아있는 상태이다. 그런데 이번 재보선 역시 그리 흘러가 지난 대선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농후하기에 또 다시 이어지는 안철수와의 악연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왜 이렇게 야권이 안 되는 방향으로만 선택을 하는 걸까?


여기에 더해, 며칠 전 있었던 송호창의원의 발언은 내 의구심에 기름을 붇는다. 야권연대 회의론으로 읽히던데, 왜 다들 야권연대에 목을 맬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이해가 없어서 한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그렇다면 그런 발언을 하는 의도가 무엇인가?


이상의 이유로 나는 안철수씨가 어디에 출마를 하건, 그의 대항마가 될 새누리당 후보에게 아주 관심이 크다. 새누리당이 이길만한 후보를 낼까? 아니면 일부러 똥볼을 차줄 것인가? 지켜보자.



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