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현재/일 상2010. 6. 18. 20:43

무자년 새해 희망차게 시작들 하셨습니까? 정말이지 모두에게 좋은 일만 가득한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오늘 인터넷을 왔다 갔다 하다가 눈에 띄는 기사가 있어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어느 일간지 기사였는데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남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 같다라는 내용을 한국에 와 생활하고 있는 외국인들의 말을 인용해서 비판해 놓았더군요.


보신 분들도 많을 것으로 생각을 하는데요. 일면 옳은 지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개운치 않은 구석도 있어 맘이 편치 만은 않더군요. 저 역시 한국인입니다만, 제 주위를 둘러보더라도 부끄러운 모습 아직도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런 것까지도 무턱대고 옹호하고 싶은 생각은 없구요.


하지만 그 기사를 보면서 제 맘이 불편했던 것은 지나치게 서구적 시각으로 우리를 판단하려 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동서양의 문화적 차이는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것의 우열을 가리려고 하는 것은 편협한 사고이고 말입니다.


우리 것은 열등한 것인가요? 부끄러운 것인가요? 우리 스스로가 보잘 것 없는 민족인가요? 아니지요. 차이가 있다면, 우리의 문화가 서구 문화와 다를 뿐이지요. 공동체적 문화와 개인주의 문화의 차이 정도로 저는 받아들이며 살고 있습니다.


이런 것이지요. 제가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피부로 느꼈던 게 일본인들의 몸에 벤 듯한 타인에 대한 배려였습니다. 이게 좋은 것이기도 합니다만, 어찌보면 다소 삭막해질 수도 있는 문화입니다.


예를 들어, 일본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저에게 틀린 제 일본어를 지적해 주면서 바로 잡아준 일본인을 저는 아직 한번도 만나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미리 지적해 달라고 하고 시작을 해도 “너 일본어 잘해”라는 말로 끝나버리는 게 일본인들의 몸에 벤 타인에 대한 배려입니다. 사실, 저는 지적해 주기를 무지하게 바라고 있는데 말입니다.


그런데 한국 사람들은 이런 거 잘 하지요? 상대가 얘기하기도 전에 알아서 지적해 주고, 친절하게 교정해 주고 하잖아요? 우선 저부터가 그러니까요. 왜냐하면 그게 그 사람한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지요. 또 그게 사람 사는 재미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이런 문화적인 차이 정도는 긍정적인 시각으로 이해하려 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구요. 더해서 어떤 게 좋고 나쁘고, 옳고 그르고 평가하려 들지 말았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 사는 세상 어디나 다 똑 같지 않습니까? 약간 더하고 덜하고의 차이는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완벽한 사회는 어디고 존재하지 않지요? 선진국이라고 해서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우리네와 똑 같은 사람 사는 세상일 뿐이라는 것이지요. 그걸 갖고 “저들은 저렇게 사네”라며 일방적인 추종은 자제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외국 생활을 오래하면서 특히 이곳 저곳을 자주 여행하면서 많은 것들을 보고 배우게 되었는데요.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당시 어린 나이였던 제게는 마치 충격과도 같은 것이었는데요.


하나는 우리가 신체적으로 결코 작지 않다는 점이었구요. 또 하나는 선진국 국민들이라고 해서 우리보다 많이 친절하지는 않구나라는 점이었습니다.


제 키가 그렇게 크지 않은데요. 보통 대한민국 남자의 평균 키 보다 조금 큰 정도입니다만, 유럽쪽을 가더라도 제가 그렇게 신체적으로 빠지지 않더군요. 저는 유럽쪽 사람들은 다들 엄청 큰 줄 알았거든요, 가서 보기 전에는. 근데 막상 가서 보니까 그렇지도 않더라구요.


, 예전에 스포츠 경기 하거나 하면 늘 나오는 얘기가 우리는 신체적으로 너무 왜소해서 안된다라는 거였잖아요? 정말 가보지도 않은 사람들이 그런 얘기 하는 것 아닐까 싶구요.


또 하나 외국인에게 친절해라라는 교육을 너무 많이 받고 자란 사대주의 교육의 영향 때문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사실 외국인(선진국 시민들)은 다들 무지하게 친절한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것 또한 그렇지 만도 않더라는 사실이었습니다. 물론, 친절한 사람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그런 것이지요. 그런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고 그렇게 받아들여야만 하는데 마치 우리만 그렇지 않고 선진국 시민들은 다들 친절한 것처럼 지나치게 오버하는 것 역시 양식 있는 자의 바른 태도는 아니다라고 생각합니다.


떳떳하고 당당하게, 우리식대로의 문화를 아끼고 사랑하며 삽시다.^^


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