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현재/일 상2011. 6. 8. 18:12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소형 아파트나 작은 주택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합니다. 대형평수 아파트 가격은 하락을 해도 소형 평수 아파트 가격은 강세라는 뉴스도 있고 말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일본의 소형주택에 대해 집중 분석한 신문 기사들도 심심찮게 찾아 볼 수 있고요. 이렇듯 일본에 소형 주택이 많은 주된 이유를 혼자 생활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로 하고 있습니다만, 정말 그런 이유 때문일까요?

 

인지상정이라고 인간의 마음은 누구나 같습니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지요. 일본인이던, 한국인이던 같은 값이면 보다 더 넓고 쾌적한 생활을 원하는 것에는 별 차이가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럼 왜 일본에는 소형 주택들이 많을까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무엇보다도 비싼 땅값과 임대료 때문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더구나 우리에게 효자구실을 하고 있는 전세라는 제도가 일본에는 없다 보니 남의 집에 세 들어 사는 대부분의 세입자들이 월세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잘 아시다시피 이 월세가 장난 아니게 비쌉니다. 뭐, 지금이야 그런 그 쪽 사정을 어느 정도는 알다 보니 그러려니 합니다만, 짐 싸들고 일본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정말 어이가 없더군요.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습니다만, 1999년도에 도쿄의 중심지 이케부크로에서 두세 정거장 떨어져 있는 한적한 주택가에 위치한 기숙사 2인실이 1인당 월 4만5천엔, 3인실이 1인당 월 3만5천엔 했던 것 같습니다.

 

한화로 단순 계산해 보면 방 하나에 100만원은 했던 셈이지요. 크기나 크기를 해야 납득을 하지요. 2인실이 약 1.5~2평 정도, 3인실이 2~3평 정도로 보시면 될 겁니다.

한 사람 간신히 앉아서 볼 일을 볼 수 있을 정도의 규모를 가진 화장실과 싱크대 하나에 수도꼭지 하나인 취사시설은 갖추어져 있으나 샤워나 세면은 공동 목욕탕을 사용해야 했습니다.

 

아마, 지금도 신쥬쿠 근처에 20평 정도 되는 쓸만한 맨션 하나 얻으려면 우리 돈으로 월 150만원~200만원 정도는 주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도쿄 외곽이라 하더라도 120만원~160만원 정도는 할 것으로 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그 비싼 임대료 내 가면서 큰 평수에 사는 것은 꿈도 꿀 수 없고, 다소 불편하고 환경이 열악하더라도 싸고 작은 평수를 찾게 되는 것이라고 하나같이 이야기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도 점차 전세제도가 사라지고 월세화 되어가는 추세라 하니 자칫 본의 아니게 작은 평수에서 온 가족이 오순도순(?) 벅적벅적 살아야 하는 시대가 머지 않아 오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앞섭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지금도 이렇게 힘들게들 살고 있는데 더욱 허리띠를 졸라매야 함은 물론, 아마 대부분의 가정이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조차도 불가능하게 될지 모릅니다.

정말, 정신 바짝 차리고 살아야겠습니다.


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