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현재/시 사2011. 7. 9. 14:53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인기 드라마 모래시계를 통해 세상에 이름 석자를 강하게 각인시킨 인물.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신뢰감이 들지 않는 국회의원 중의 한 분. 국회의원이라기 보다는 차라리 구캐의원이 더 잘 어울릴 것 같은 양반.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이 당 대표가 되었습니다. 미운 오리에서 선택 받은 오리로 화려하게 변신에 성공한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어제 민주당 손학규 대표를 신임 인사차 찾아가 만났습니다.

 

그 전날은 김영삼 전 대통령을 찾아가 넙죽 엎드려 절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어 보수세력의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더니, 어제는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볼에 자신의 볼을 비비는 듯할 정도의 과잉 친밀감을 연출하여 손대표를 한 방에 옛 한나라당 사람으로 만들어 버린 그 영악함에 저는 혀를 내둘렀습니다.

 

그 사진을 처음 인터넷에서 접하면서 순간 든 생각이 "어이쿠 손학규 대표가 당했구먼" 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세상에 어느 당 대표가 남의 당 대표를 예방해 그렇게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친밀감을 나타낼 수 있겠습니까? 과거의 동지 관계가 아니라면 말입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워싱턴 3인방의 화려한 부활로 이명박, 손학규, 홍준표 3인의 행보를 분석하기도 하더군요.

 

이들 3인의 공통점은 원래 한나라당 소속으로 의원직 상실 및 선거 패배로 1999년도에 워싱턴 행을 결정, 그곳에서 권토중래를 꿈꾸며 미래를 도모했다는 사실이라는 것이지요. 이때 서로 교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던 그들이 한 사람은 대통령으로, 다른 두 명은 여당과 제1야당의 대표로 한 자리씩 하게 되었으니 화려하다는 말이 결코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재기에 성공한 셈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물론, 이들 3인의 관점에서 볼 때는 화려한 부활이라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국민 입장에서는 불행한 일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여 · 야당의 당 대표가 과거 한솥밥을 먹던 같은 당 소속이었다는 사실 속에 정권교체의 당위성 자체가 함몰되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정치인은 자신의 정치적 소신에 입각한 정치 행위를 해야만 합니다. 설혹, 당선의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해도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굽혀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그 소신으로 유권자들을 설득해야만 합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상당수는 자신의 정치적 소신보다는 당락의 유 불리만을 고민하는 것이 현실이며, 자신의 당선에 유리한 길이라면 말 바꾸기는 기본에, 심한 경우 탈당 후 타당 입당마저도 서슴지 않습니다. 이를 일컬어 철새 정치인이라고 부릅니다만, 우리 주변에는 이미 많은 정치 새들이 인구에 회자되고 있습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 역시 철새 정치인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인물입니다. 지난 참여정부 시절에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3, 더 이상 희망이 보이지 않자 민주당으로 날아 들어 마침내 당 대표 자리에까지 오른 인물입니다.

그 밑에서 따까리나 하고 있는
386 떨거지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 짓을 천연덕스럽게 하고 있는지 참으로 한심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 386 정치인의 인물교체도 심도 있게 고민해 봐야 할 시기입니다. 대학 졸업 후 정치 외에는 해본 일이 거의 없는 정치자영업 종사자 386에서, 자기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생활 밀착형 386'들로 말입니다.

 

어쨌든 손학규 대표의 전직과 관련한 부정적 이미지를 벗어버리고 민주당이 정말 정권교체에 대한 당위성을 제대로 인정받고자 한다면 한나라당 사람 손학규와 민주당 사람 손학규의 다른 점을 유권자들에게 상세히 알려줘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한나라당에서 민주당으로의 정권교체에 별다른 의미를 찾지 못한 유권자들이 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주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 보기 때문 입니다.

 

우선, 저만해도 그렇습니다. 만약, 지금의 구도대로 한나라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당 손학규 후보가 대선에서 만난다면 저는 또 저의 소중한 한 표를 포기라는 방법으로 행사할 것입니다.

 

정치인은 국가와 국민에게 봉사하는 자리입니다. 그리고 그 기본은 자신의 정치적 소신에 입각한 정치 행위여야만 합니다. 무소신이 소신인 인물, 선거의 당락을 쫓아 당과 당의 경계를 넘나들며 일신의 영달에만 목메는 인물, 거짓과 탈법을 밥 먹듯이 저지르고도 반성은 커녕 뻔뻔스러운 변명으로 일관하는 인물들을 정치인으로 행세토록 유권자들이 용인하는 한 한국사회의 미래는 기약할 수 없습니다.

 

한나라당 대표 홍준표 의원의 다소 짓궂은 듯한 애정 표현 하나에 바로 과거가 발각되어 버리는 그런 인물을 대선 후보로 내세워 어떻게 정권교체라는 대업을 이루겠다는 것인지 답답한 마음에 하소연 한 번 해 봤습니다.


국민참여당과 유시민을 생각한다
일본 민주당으로 정권교체-개인적인 감상


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