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2006년/일 상2010. 6. 19. 12:24

하나, 김치파동이 바다건너 일본에까지 전해져 말들이 많다. 텔레비전과 신문 주요 뉴스에서도 '기생충 김치가 일본에도 수입이 됐다'며, 우려 섞인 반응들이다.
 
내가 자주 가는 식당 주인은 김치찌개를 주문하자 기생충이 있다며 먹지 말란다. 그래서 당신들이 먹는 사시미(생선회)나 스시(초밥) 같은 날음식이나 날로 먹는 야채가 완벽하게 무균이라고 장담하기 힘들듯이 김치도 그런 것 아니겠냐고 하자 서로 웃고 넘어갔다.
 
우리나라 최대 포털이라고 하는 싸이트의 메인페이지에 한국의 '김치를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음식'이라고 했다는 어느 일본 네티즌에 관련한 글이 올라와 있다.
 
이런 것은 좀 지나치지 않나 싶다. 우리끼리 여담 삼아 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는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이게 한국 최대 포털의 메인페이지를 장식할 만한 그렇게 중차대한 뉴스는 결코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하물며 그런 주장을 하고 있는 일본인이 일본인 전체를 대표하는 지도적 위치에 있는 인물은 더더욱 아니고 말이다.

우리가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나 학자들에 의한 역사왜곡 문제, 정치인들의 과거사 관련 망언에 분개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이유는 이들이 갖고 있는 지도적 위치를 고려했기 때문이다.
 
평범한 일반 국민 누군가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다고 해서, 또는 창씨개명은 조선인이 원해서 했다고 해서 그것을 크게 문제 삼지 않고 그저 한 인간의 양식을 의심하는 선에서 끝나는 이유 역시 그래서다.
 
온라인에서건 오프라인에서건 일본인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한국의 찌라시 수준 밖에 안 되는 언론, 우리가 일명 좃선일보라고 부르는 그 신문지의 기사를 줄창 인용하거나 퍼 오는 분들이 있다.
 
그거 너무 믿지 말라고 충고하면 너희 나라 신문이 하는 얘긴데 어떻게 안 믿을 수 있냐고 오히려 나를 이상한 놈 취급을 한다. 그에 대한 세세한 유래를 설명해 주는 일이 피곤한 일이기도 하거니와 자칫 논지를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한숨만 쉴 때가 종종 있다.
 
같은 경우다. 일본인 전체가, 아니 절대 다수가 한국산 김치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음식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으로 나는 확신한다.
 
한 마리의 미꾸라지가 개울물을 흐리는 법이라고 했다. 이런 몰지각하고 몰상식한 몇몇의 일본인들이 하는 이야기를 마치 전체 일본인의 생각인 것처럼 그릇되게 전달해서 선량하고 양식 있는 일본인들의 맘을 상하게 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이는 한·일 양국 어느쪽에도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일이다.
 
지금 우리는 한류가 도도한 물결이 되어 세계인의 가슴 속으로 물밀듯이 밀려 들어가는 대전환기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 뿐만 아니라 사상과 종교, 인종과 문화에 대한 포용과 관용이 지금보다 열배는 더 커진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나라 대·한·민·국이라는 사실 또한 기억하자.


, 일본인들이 즐겨 먹는 전통 음식하면 아마도 낫토(納豆)와 사시미(刺身)·스시(寿司) 아닐까 한다. 그 중에 낫토는 우리나라의 청국장과 비슷한 대두 발효식품으로 건강식품으로 알려져 있고, 최근에는 이를 이용한 건강음료까지 개발되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특히, 대두 속에 함유되어 있는 이소플라본(Isoflavone)은 식물성 에스트로겐(estrogen)으로 불려질 정도인데, 나이가 들면서 분비량이 감소하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비슷한 작용을 하는 것으로 갱년기장애, 유방암 및 전립선암의 예방효과를 비롯해 미용효과까지도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은 뛰어난 효력으로 인해 근년 들어 대두식품 생산량이 5년 전에 비해 4배 가량 늘었다는 보고서도 있었다.
 
그런데 대두식품 중에 하나인 낫토를 과다 섭취하면 암에 걸릴 위험이 있다는 기사가 있어 눈길을 끈다. 어제자 석간 후지의 보도에 의하면 100그램용 팩에 들어 있는 낫토를 하루 2팩 이상 섭취하게 되면 위험하다는 것이다.

수치로 환산하면 남성은 70밀리그램, 폐경전의 여성은 59밀리그램, 폐경후의 여성은 71밀리그램이 이소플라본의 섭취 적정량으로 이는 슈퍼마켓 판매용(50그램) 3팩 정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사실은 일본 식품 안전위원회의 안전평가에 의해 밝혀진 것이다. 전문가에 의하면 식물 에스트로겐에는 미묘한 상황의 차이에 의해 항(抗) 호르몬 작용과 호르몬 작용의 두 가지 기능이 있다고 한다.
 
외국의 연구 결과를 보면 이소플라본 섭취량이 많은 그룹에서 암 위험도가 낮게 나왔다는 보고서가 있는 반면, 영국에서는 이소플라본의 혈중농도가 높을수록 암 위험도가 상승한다는 연구결과를 소개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하자 과학적 입증의 어려움을 들어 업계에서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게다가 하루에 적정량 이상을 섭취하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고 항의하고 있다.

매일 낫토를 먹는 사람들도 주로 아침식사 때 위 사진과 같은 50그램용을 1~2개 먹는 게 전부인데다, 대두음료 500밀리리터에는 약 20그램의 이소플라본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하루 3병까지는 안전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우리의 된장이나 청국장은 어떤지 궁금하다.



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