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현재/일 상2012. 8. 25. 23:00

  1. 주말 오후, 해피를 데리고 동네 한 바퀴를 하고 온 후 시원한 소맥 한 잔을 마시고 있습니다. 요즘 같은 때 시원하게 갈증 풀어주는 데는 소맥이 아주 그만인 것 같습니다. 한때는 막걸리를 즐겨마셨는데, 여름철 소맥의 시원함에 빠진 이후로는 거의 소맥을 한두 잔씩 마시곤 합니다. 더위가 그치면 다시 막걸리로 돌아가겠지요. 아마 그럴 겁니다.

 

오늘은 제주에서 민주통합당 대통령후보 경선이 있었습니다. 오늘 제주를 시작으로 16일 서울 경선까지 긴 레이스가 시작된 셈이지요. 인터넷을 통해 끝까지 지켜보다가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선거 전략상 가장 아쉬운 후보는 손학규 후보로구나 하는 생각 말입니다.

 

시간이 좀 흘렀다고는 하나 손학규 후보는 한나라당 전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입장임에 틀림없습니다. 아무리 시간이 흐르고, 본인이 절절이 반성을 했다해도 그 과오가 깨끗이 없어지기는 힘듭니다. 그런데 그런 자신의 입장은 생각 않고 참여정부 비판에만 열을 올리면 남들 눈에는 어떻게 보일까요? 제 발등 찍는 것으로 밖에 안 보인다는 생각을 왜 안하나 모르겠습니다.

 

오늘 제주 경선은 문재인후보의 60% 가까운 압승으로 끝이 났습니다. 저는 당연한 결과로 받아 드립니다. 어떠한 생각으로 손학규 후보가 참여정부 패대기치기에 저리 몰두하고 있는지 정도는 이해를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왜 정동영 후보가 이명박 후보에게 500만 표라는 겁나게 많은 표차로 떨어졌는지를 잘 생각해 보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그 500만의 결집력에 대해 고민 한 번 해 보라고 말입니다. 이는 모바일 표심이 증명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표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은 문재인 후보가 다른 후보에 비해 단지 인지도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그런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또 하나, 선거에 있어 신선한 바람이라고 하는 것의 태반은 본인의 정책과 소신에 기인한다고 믿습니다. 이 얘기는 바꿔 말하면, 내 선거를 치르라는 말로 달리 표현할 수도 있을 겁니다. 상대를 때리고 흠집 내는 전략으로는 절대 바람을 몰고 올 수 없다는 말씀입니다. 바람꾼은 그런 것에 절대 감동 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본인의 얘기로 선거를 치러야 함이 기본 중의 기본이라는 말을 꼭 하고 싶습니다.

 

무슨 국회의원 선거에 나온 후보도 아니고 명색이 일국의 대통령이 되어 보겠다고 후보로 나온 사람이 자기 선거 하나 못한다면 이는 치명적인 결격 사유인 겁니다. 더구나 후발 주자로 바람몰이를 해야 할 후보가 그런 전략이라면 더욱 곤란한 일입니다. 상대가 있되 상대를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내 갈 길만 가겠다는 선거 전략이야말로 후발 주자가 바람을 몰고 올 수 있는 원동력입니다. 지금처럼 상대방 물고 늘어지기 전략으로는 만년 2등에서 헤어날 수 없다는 점 모르지 않을텐데, 제가 다 안타깝습니다.

 

  2. 오늘 인터넷 뉴스를 보니까 1억 9천만 원짜리 아파트 전세가가 1억 8천만 원 하는 곳이 있다고 하는군요. 큰일은 큰일입니다. 누가 뭐라해도 지금과 같은 아파트거품은 인간 욕망의 산물입니다.

 

인생사 두 가지의 엘리베이터가 있습니다. 신분 상승의 엘리베이터와 재산 축적의 엘리베이터. 이 두 개가 같은 것 같지만 같지 않은 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전자의 성취로 후자를 도모한다는 것이지요.

 

단적인 예로, 20~30년 공직 생활로 몇 십억의 재산을 축적한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공무원 월급 얼마나 된다고, 현실적으로 가능 할 수 없는 얘기입니다만, 주변을 둘러보면 그런 경우 비일비재합니다. 가끔 언론에 보도되는 바와 같이 한 자리 잡아보겠다고 인사청문회 같은 자리에 서는 인물들을 통해 그 실상이 알려지곤 합니다. 그런데 다들 그렇게 살았더군요. 부동산 투기는 기본이고, 위장전입에 다운계약서까지 쓰면서 말입니다. 그런 식으로 해서 1억으로 5억 만들고, 다시 5억 쌈짓돈 삼아 10억 만들고, 다들 땅 짚고 헤엄치기를 한 셈이지요.

 

더 웃기는 건, 이와 같은 아파트 거품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잘 알면서도 자신들의 재산 증식(재산 축적의 엘리베이터)을 위해서 보고도 못 본 채 하며 방조하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런 재산 축적에 일반 서민들도 뛰어들게 만듭니다. 저들이 20~30억 벌 때, 서민들은 기껏 5~6억 증식에 만족한 채 중산층입네하며 허영에 물들어 삽니다.

 

이게 바로 지금까지의 아파트 거품 형성과정 입니다. 물론, 자본주의 속성 자체가 거품만들기 펌프질이라는 설도 있기는 합니다. 그 대표적인 게 부동산 거품이고요. 그래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부동산 침체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고 말입니다. 영원한 거품질은 존재할 수 없으니까요.

 

그런데 우리도 지금부터가 중요합니다. 아주 많이 번 상위 10% 정도는 부동산 이외에도 축적시켜 놓은 재산이 좀 있을 테니, 부동산 거품이 꺼진다고 해서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니, 그들에게 이는 싼 물건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앞서 말했다시피 부동산 투자로 겨우 5~6억 벌어 놓은 분들은 거품이 꺼지는 순간 재산 가치는 반 토막이 날 수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게 현재 대한민국 중산층이 처해있는 현실이고 말입니다.

 

신분 상승의 엘리베이터가 개천에서 용 나는 일이라면, 재산 축적의 엘리베이터는 고무풍선 불기와 같은 위험천만한 행위입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거고, 한 번 터지면 영원히 끝이니까요. 그래서 오늘밤은 이 말이 더 가슴에 와 닿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인간 중심의 사회.

 

 

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