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현재/시 사2012. 9. 13. 18:07

5년에 한번, 꼭 이맘때가 되면 생각나는 그 사람. 김민석 그리고 후단협. 마침 오늘 비도 추적추적 내리는데 점심 먹으러 갔더니 비가 온다고 일부러 준비했는지 파전까지 나오고, 막걸리 한 사발이 간절하던 터에 신문 기사 하나가 탁주 생각에 기름을 붓는다. 이럴 땐 마셔줘야 한다. 퇴근 시간이 몹시도 기다려진다.^^

 

헤럴드경제가 2002년의 후단협과 김민석씨를 언급하며 현 민주통합당의 대선관련 복잡한 속 사정을 전하고 있다. 요지는 현재로써는 민주통합당을 뛰쳐나가 안철수 진영에 붙을 '후단협' 의원이 없을 거라는 거다. 자세한 내용은 신문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란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시기가 다소 이를 뿐이지 난 분명히 있다고 본다. 아직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도 결정되지 않았다. 이런 마당에 자칫 오해를 불러올 행동들을 할 만큼 그렇게 어수룩하지 않은 사람들이라고 본다. 그들은.

 

내 생각에는 아마도 후보가 결정된 순간부터 흔들어 댈 것이다. 우선은 선대본 구성문제를 갖고 후보를 압박하기 시작해서 선대본의 요직을 차지하고, 민주통합당 지도부를 무력화시킴과 동시에 이원체제로 당을 운영하려 할 것이다.

 

이런 과정 속에 잘못 끌려 다녔다가는 후보의 지지율이 반 토막이 남은 물론 대타 기용설에 힘을 실어주게 될 우려가 있다. 물론, 그들의 요구를 그대로 들어준다 한들 후보의 입지가 확고해 지는 것 또한 아니다. 역시 후보에게 돌아오는 것은 앞서 지적했다시피 지도부 무력화를 통한 당권 장악과 후보단일화로의 방향전환을 요구받게 될 것이다.

 

지금 시점에서 누가 나가고 안 나가고를 예단하는 것은 다소 시기상조라고 본다. 하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는 법 없고, 밥도 끓기 전에 김부터 올라오는 법이다. 중요한 것은 후단협파가 되었든, 나갈 사람이든 간에 그들은 이미 명분 쌓기 준비에 들어갔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100일이라는 시간이 짧다면 짧고, 길다면 또 길수도 있는 시간이기에 그들은 결코 서두르지도 않겠지만 결코 포기하지도 않을 것이다.

 

또한 일각에서는 선대본 책임자로 서울대학교 조국 교수 투입설이 제기되고 있는 모양인데 나는 이것 역시 반대다. 무슨 의석수 10개짜리 중소규모 정당도 아니고 명실공히 정권을 잡아 보겠다고 벼르는 제일야당이 선대본 하나 자체적으로 구성을 못해 밖에 있는 명망가에게 의존하려 한다면 이것이야 말로 지지자들 맥 빠지게 만드는 일이다. 그 정도 자신감도 없이 무슨 놈의 정권교체? 정신들 차려라.

 

누가 뭐라해도 이번 지도부는 12월 대선을 목표로 꾸려진 체제다. 불과 3개월 전, 전당대회 때 지도부 선출한다고 누른 화면에 지문조차 채 지워지지 않았을 텐데, 다시금 새롭게 진용을 꾸려 대선을 치르겠다고 하면 이는 당원 모욕주기에 다름아니다. 정 그렇게 할 심산이라면 다시 전당대회를 열든 뭘 하든 해서 당원의 뜻을 물어보고 함이 옳다.

 

내가 이리도 강력히 반대하는 이유는 지금 지도부 이선 후퇴를 주장하는 사람들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봐라. 있는 인적자원 잘 활용해서 멋진 진용 꾸릴 생각은 안하고 무턱대고 밖에 있는 자원에만 다들 눈독들을 들이고 있으니 이게 정상적인 사고의 소유자들인가 의심할 만하지 않나?

 

후보가 결정이 되고 선대본이 꾸려지면서 당이 주체가 되어 일부 외부 수혈을 통한 정권교체용 선거체제를 만들겠다고 하면 그나마 이해는 한다. 그런데 아직 후보가 결정되기도 전인데 열심히 내 후보 띄워서 지지율 끌어올릴 생각은 안하고 외부수혈에만 목매고 있으니 한심하다는 거다. 죽어라고 안철수만 바라보며 안철수바라기를 하다가 이제는 조국교수에게, 그 다음은 또 누구인가? 꿈 깨라. 안철수는 박근혜 후보 대타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꼭 그렇게 외부에 손을 벌리고 싶다면 오늘 통합진보당과의 결별을 선언한 유시민씨나 어떻게 잘 모셔와 봐라. 그게 당도 살고, 후보도 살고, 궁극적으로는 정권교체로 가는 지름길이다. 다섯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 없다. 난 그리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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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