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현재/시 사2012. 9. 24. 21:29

멍석 깔아주는 문재인, 한판 놀아 보겠다는 민평연.

 

사실,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의 핵심이라 여기까지만 써도 될 것 같은데, 그래도 글이라는 게 살이 붙고 근육도 좀 빵빵하고 해야 읽는 재미도 있는 법이라 조금만 더 살을 붙여보도록 하자.

 

오늘 뉴스를 보니 문재인 후보께서 모든 파벌들을 용광로 캠프 안에 넣고 팔팔 끓여 보시겠다고 이쪽저쪽 계파 불문하고 다들 불러다 중책을 맡기신 모양인데,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반대다. 새 중에는 용광로 속에서도 다시 살아나는 불사조라는 녀석도 있다.

 

특히, 이번 대선 레이스의 후반전에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는 선수들이 민평연 쪽인 것 같다. 다들 알다시피 민평연은 GT계(김근태계)로 알려져 있다. 대표선수가 리틀GT라 불리는 이인영의원 되시겠다.

 

며칠 전, 민주통합당을 탈당하고 안철수 캠프 책임자로 날아간 박선숙씨, 일각에서는 이분을 일컬어 박선새라고도 하더라. 그녀도 이쪽 계보라는 얘기가 있다. 전반전이랄 수 있었던 당 후보 경선에서는 뛰어보지도 못한 채 벤치 신세만 졌던 선수들이 후반전이 되자마자 나타나 나비처럼 날고 있다. 그래도 아직은 판단하기 이르다. 왜? 연장전이 남아 있으니까 말이다.

 

암튼, 현재 문재인 캠프 핵심 요직 5개 중에 4개가 저들 손에 들어갔다는 기사가 나왔다. 무슨 생각을 갖고 문재인 후보께서 저런 판단을 하셨는지는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로는 너무도 위험천만한 모험 같은 선택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밖에서 시끄럽게 하는 것이야 그러려니 하면 끝나는 문제지만 캠프 핵심부터 소란스러워지면 그 팀이 제대로 돌아가기는 하겠는가 싶기 때문이다. 섣부른 판단이 될지는 모르겠으나 중간에 선수(핵심참모)교체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뭐, 결국은 안철수와의 후보단일화를 전제로 한 후반전 선수기용이라 보이기는 하나, 글쎄다 우리 편 꼴대로 공을 차버리면 어찌되는 거며, 날아오는 공 슬쩍 피해주면 또 어찌되는 것인가도 한번쯤은 생각 좀 해 가며 관전을 하자. 이걸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우리 팀 유니폼을 입고 뛰기는 하는데 마음은 저쪽에 있는 선수들. 그래, 승부조작 선수들이란 말로 설명하는 편이 훨씬 쉽고 빠르겠다.

 

설마하니, 아무런 대책 없이 저렇게 선수기용을 할 만큼 감독의 역량이 후지다고는 볼 수 없을 테니 나는 잠자코 연장전이나 기다려 보는 수밖에 없겠다. 누군가는 멍석을 깔아주고, 또 누군가는 한바탕 놀아볼 심산인 모양인데, 그게 둘둘말이 멍석 - 문재인 승 - 이 될지 아니면 신명나는 놀이판 - 철새 승 - 이 될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이리도 까칠하게 보는 것은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무엇보다도 선두타자로 등장했던 박선숙씨의 행동에서 영 개운치 않은 맛을 봐서 그렇다.

 

자고로 철새본색은 연장전에서란 말도 있다. 저들이 정말 용광로에 처연히 자신을 녹여 붉은 쇳물로 하나가 되어 정권교체란 이름으로 재탄생을 할지, 아니면 진영논리라는 불사조가 되어 또 다른 태양의 곁으로 훨훨 날아갈지 잘 지켜볼 일이다.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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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