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현재/시 사2012. 10. 25. 14:20

 

물 만난 고기. 그래 내가 바로 그 꼴이다. 계절이 계절이니만치 쓰는 글의 양도 꽤나 많아졌다. 물론, 양과 질은 엄연히 다른 것이니 이렇게 써 갈긴 글들의 영양가가 있는지 없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물고기가 물을 만나 휘젓고 다니듯이 나도 때를 만났을 때 이렇게 주구장창 써 갈기다 보면 언제가는 내 글빨에도 금태가 둘러지겠지 하는 심정으로 자판을 두드린다.

 

자, 오늘의 주제. 이 글의 제목과 동일하다. '대쪽 같은 문재인을 보고 싶다.' 되시겠다.

 

앞선 글에서 나는 이번 대선에서 내 최선의 선택은 '물불 안 가리고 조져줄 인물'을 고르는 것이라 했다. 그런데 아무리 눈 부릅뜨고 찾아봐도 그런 인물이 이번 대선에 후보로 나설 기미가 전혀 안 보이는 거다.

 

그래서 어쩌겠나. 목마른 놈이 우물 판다고 내가 나서 그렇게 해 달라고 주문이라도 해야지. 나는 차선으로 문재인 후보를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러니 그에게 매달려 볼 수밖에. 그런데 아쉬운 것도 많다.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는 의지와 될 수 있다고 믿는 자신감은 충만한 듯 보이는데, 주변의 크고 작은 가지치기에는 미흡한 것 같아 이 점이 제일 큰 불만이다.

 

특히나 안철수에 대한 호불호가 그렇고, 민주통합당 내의 新후단협(쇄신파라고도 하던데)을 대하는 태도가 그렇다. 안철수를 검증하지 않고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갈 방법은 전무하다. 또한 연속되는 후단협의 딴지는 문재인의 무능으로 비친다.

 

안철수와 문재인의 지지층이 겹친다는 점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그럴 수밖에 없다는 점은 이해 못하는바 아니나, 검증 없는 묻지마식 지지는 거품에 다름 아니라는 인식 또한 중요하다. 자신들에게 들이대는 검증의 칼은 비난이요 단일화 파기 책동이라며 길길이 날뛰면서, 자기들은 문재인후보 측에 대고 쇄신이 우선이다 뭐다 해 가며 비난의 날을 새우는 것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나? 정정당당하지 못한 처신이다.

 

그러다 보니, 문재인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아주 황당하게 포지셔닝 되어 있다. 이 점만은 흘려듣지 말았으면 한다. 문재인의 이미지가 '쇄신'이냐? 아니다. 개혁이냐 하면 그 또한 아니올시다 이다. 그럼 '대통령'이냐 하면 그도 또한 아니다. '후보단일화' 이게 바로 문재인의 이미지다. 게다가 헷갈리기까지 한다. 도대체 문재인인지 안철수인지, 아니면 문안철수인지 사람이 둘로 겹쳐 보이기까지 한다.

 

이래서야 되겠나? 문재인 후보든 문재인 캠프든 언론에 거론되는 주 이슈가 후보단일화요 안철수이다 보니 생긴 선거 전략상의 착오로 보인다. 힘들여 남의 선거 대신 해 주는 것도 아니고 이래서는 곤란하다.

 

본인의 선거를 하고, 본인의 이야기를 하고, 본인이 주체가 된 선거 전략이어야지 지지도가 올라가든 말든 결판이 날 것인데, 매 사안마다 말끝에 따라 붙는 한 마디는 '안철수' 아니면 '후보단일화'이니 이슈 분산은 물론이요 안철수 띄워주기 밖에 더 되냔 말입니다요.

 

3년을 울지 않던 새가 한 번 울음을 터트렸을 때, 초나라는 초강대국이 되었다. 어쭙잖은 정치모리배들은 다 모가지 날아갔다.

 

3년을 날지 않던 새가 한 번의 날갯짓을 하자, 그의 날개는 - 3년 동안 한 번도 남을 베어 본 적도 칼집에서 꺼내 본 적도 없는 - 한 자루 비도가 되어 칼춤을 추었다. 끝.

 

 

 

 

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