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현재/시 사2012. 11. 23. 10:54

 

정치쇄신은 민주통합당 쇄신?

 

나는 꽤나 전부터 안철수의 대통령후보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다. 앞에 써 놓은 글들이 그 증거이니 필요한 분들은 읽어보면 될 것이고, 무엇보다도 가장 위험하다고 봤던 것이 정치적 경험이 전혀 없다는 점이었다.

 

정치란 뭔가? 타협과 설득, 그리고 협력과 신뢰의 정신아닌가? 그런데 이런 경험은 전무한 채, 기업운영과 대학에서의 연구와 강의가 전부였던 인물이 인기 하나 믿고 대통령후보라고 나오면 이걸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나 말이다.

 

물론, 이런 얼토당토 않은 일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을 만들어 놓은 것은 우리들 자신이다. 대한민국 유권자의 의식수준이 개판이라서 내 지역 출신이라면 물불 안 가리고 찍어주고 보는 우리가 남이가 패악질이 정도를 넘은 것이 사실이며 그러다 보니, 이는 자연히 국회의원의 질 저하로 이어지고 나아가 사회개혁의 걸림돌로 작용한 것 또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우리들의 그릇된 선택의 결과, 친일잔재의 무리들이 사회의 기득권층이 되고, 부정 축재와 비리에 연루되지 않은 고위공직자 가려내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운 현실이 된 것이다.

 

바로, 이런 폐해가 앞서 얘기한 정치인 본연의 정치적 행위인 상호 협력과 신뢰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절대적 요인이 되었다. 상대방을 인정하지 못하니 즉, 상대를 쇄신의 대상이자 함께할 수 없는 집단으로 여기니 거기에 신뢰와 협력이 쌓일 수 없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그래서 하는 얘기다. 정치쇄신 논하기 전에 국민의식쇄신 먼저, 지역주의 철폐를 먼저 논함이 순서다. 왜 자신 있게들 말하지 못하나. 우리가 남이가식 투표행위는 나라 말아먹는 후진적 · 동물적 패거리 근성에 다름 아니라고 왜 질타하지 못하나? 그게 우선이다.

 

언필칭 되도 않게 정치쇄신만을 금과옥조인양 떠벌리며 들고 나오는 놈 믿지 말고, 제대로 된 비전제시 하나 못하면서 입으로만 나불대는 놈들 신뢰하지 말아야 한다. 그들 열중에 아홉은 적들의 세작이거나 사기꾼이다.

 

도대체가 정권교체 하겠다고 대통령 후보로 나온 건지, 아니면 후보단일화나 하러 대통령 후보로 나선 건지 도통 구분이 가지 않는 현실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이러다가 앞으로는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로 나오려는 인물은 단일화 대상까지 염두에 두고 따로 준비한 후에 출마해야 하는 것 아닌가 모르겠다.

 

그리고 이게 말이 되나? 국회의원 128명에 전국을 돌며 당원과 대의원 그리고 국민들의 지지를 받아 선출해 놓은 후보를, 겨우 인기 좀 있다고 의원 하나 없는 백면서생 같은 인물과 동등한 조건에서 일대일 단일화를 하라니 이거 제 정신 갖고 있는 사람들의 세상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

 

게다가 그렇게 해서 정권교체하면 나라가 확 달라지기라도 한다는 보장은 있나? 새누리당 2중대와 단일화해서 정권교체하면 경제민주화 · 정치쇄신 · 복지국가, 뭐 그런 것들 모두 다 제대로 될 수는 있는 거야?

 

그렇다면, 그렇게 숭고한 이상을 갖고 있는 그런 자들이 어찌하여 저쪽 당(한나라당)에 있을 때는 그런 문제 갖고 당내 논쟁 한 번 제대로 벌여보지 않았나? 괜스레 정권교체라는 목적만을 중시해서 영원히 진보진영 죽이는 우를 범하지는 말았으면 한다.

 

이처럼 단일화 논의에 대선 이슈를 빼앗기면서 정책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고, 정권 심판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 현실이 되었다. 그리고 그놈의 정치쇄신 놀음에 죽어나는 것은 야당인 민주통합당이다.

 

봐라. 지금 논의되고 있는 정치쇄신의 핵심이 어디인가? 친노 배제와 민주통합당 지도부 사퇴가 정치쇄신의 전부가 되어 마치 민주통합당이 정치쇄신의 대상처럼 되어 있지 않나? 그 속에서 미소 짓고 있는 것은 새누리당이다.

 

거듭 말한다. 안철수를 버려야 나라가 산다.

 

 

 

 

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