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2006년/일 상2010. 6. 18. 15:33

애연가 분들의 심기가 심히 불편해질 수도 있는 소식이다. 흡연도 병으로 규정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의사에 의한 금연지도를 공적 의료보험의 적용대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지나간 요미우리(読売)신문이 전하고 있다. 2006년부터 실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으므로 아마도 지금쯤은 시행되고 있지 않을까 싶다.
 
후생노동성은 지금까지는 금연은 '개인적인 의사결정의 문제' 라고 판단해 왔기 때문에 금연과 관련한 의사의 의료행위는 전액 개인부담으로 했었다.
 
그런데 흡연으로 인한 신체적 이상이나 폐암 등이 의료비 증가의 한 요인이 되고 있는 현실을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늘어나는 의료비를 억제하기 위해 금연지도를 적극적으로 실시해 나가겠다는 의도로 풀이할 수 있는데, 결국 니코틴 금단증상을 '일종의 병'이라고 규정하고 공적 의료보험 적용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초진시에는 니코틴 의존도를 의사가 평가하고, 일정기간 후에는 금연 상황의 확인이나 니코틴 섭취량의 측정 등을 실시하는데 이런 것들을 모두 보험에 포함시킨다는 것이다.
 
일본 재단법인 의료경제연구기구의 조사에 의하면 흡연으로 인한 초과 의료비가 연간 1조3천억 엔, 노동력의 손실은 연간 5조 8천억 엔에 달하는 것으로 추계하고 있다.
 
어느덧 흡연도 병이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나의 경험담

이번 기회에 담배 끊는 것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하실 분들을 위해 저의 경험담을 꼬리로 달아 전해 드리고자 합니다.
 
저도 꽤나 이른 나이에 담배를 배웠고, 또 꽤나 많은 양을 피웠던 남들이 말하는 소위 '꼴초' 애연가였습니다. "피울때는 맛있게, 끊을 때는 과감하게" 라는 게 제 생각이었습니다. 뭐 제 생각이라기 보다는 제 자신을 향한 '합리화'였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누가 저보고 담배 끊으라고 하면, 이 말을 꼭 들려주면서 피울 때는 즐겁게 피우게 그냥 놔둬달라고 오히려 큰소리를 치곤 했지요.^^
 
그런데 사실 그렇잖아요? 담배 피우는 분들은 니코틴 자체 만으로도 몸에 몹시 해로운데, 담배를 끊어야 한다는 스트레스까지 더해 주는 것은 그 사람의 생명을 더욱 단축시키는 행위라고 보거든요. 그래서 담배 끊으라고 지나치게 강요하고 너무 스트레스 주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리고 하던 짓도 멍석 깔아 놓으면 안 한다는 말도 있잖습니까? 아마 담배 피우시는 분들, 특히 중년쯤 되신 분들의 대다수가 금연에 대한 생각들이 다들 있을 거라고 봅니다. 그런데 그분들께 금연.. 금연..하는 것은 오히려 오기만 돋구는 것이지 정작 금연에는 전혀 보탬이 되지 않지요.
 
중요한 것은 동기부여라고 생각합니다. 결국은 스스로가 담배를 끊어야 하는 이유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인데요.
 
어떤 여성분들은 자기가 하도 잔소리를 해서 남편되시는 분이 담배를 끊었다고 자랑을 늘어 놓곤 하시는 것을 가끔 볼 수 있는데요. 이거 상당히 무모한 자랑이라고 봐요. 제 주변 사람들의 경험을 통해서 보면 그렇게 부인의 성화에 못이겨서 담배를 끊게 되는 남편의 경우는 거의가 다시 담배를 피우게 되더라는 겁니다.
 
왜냐하면 복잡한 세상 살아가면서 부부 싸움 한 번 안할 수 없잖아요. 그런데 부부 싸움만 하면 담배를 찾게 되더라는 거지요. 상대방을 화나게 만들기 위해서 말입니다.^^
 
역시 중요한 것은 앞서도 이야기 했듯이 본인 스스로에 의한 동기부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누군가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기의 의지에 의해서 끊는 게 가장 성공률도 높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무튼 2004년 11월 1일, 별 생각 없이...갑자기...문득... 이제 담배 좀 끊어볼까 했던 게 계기가 되었는데, 지금까지 오랜시간을 잘 참고 있습니다. 정말, 지금까지 담배 한 개비도 입에 물어 보지 않고 말입니다. 그랬더니 가끔 꿈 속에서도 나타나곤 하더군요.

어느 날, 꿈 속에서 무지하게 후회하고 있는 겁니다. 지금까지 잘 참아 왔는데, 담배 한 개비를 피우고 말았던 거지요. 물론, 꿈 속에서 말입니다. 그래서 엄청나게 후회하는 그런 꿈인데요. 왜, 남자들이 군대 제대하고 나서 군대 다시 끌려가는 꿈을 꾸면서 꿈 속에서 "아, 나 군대 제대했는데" 하며 식은 땀을 흘리는 그런 류의 꿈을 수도 없이 꾸듯이 그런 비슷한 꿈을 금연 후에 가끔 꾸곤 합니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 보다는 금연을 한다는 것이 그렇게 고통스러운 것은 아닙니다. 참기 힘든 고통이 걱정돼서 금연을 미루고 계시는 분들은 용기를 갖고 한 번 결심해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참을만한 정도의 흡연 욕구가 스트레스를 주기는 하는데, 뭐 그렇게 강렬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은근히 땡기는 한 모금의 담배 맛, 담배 향, 사실 이게 더 참기 힘들었다는 게 저의 솔직한 고백입니다. 금연을 시작한지 꽤 시간이 흐른 지금도 그 맛과 향이 그리울 때가 종종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것도 5년 정도까지가 고비라고 보입니다. 5년만 잘 참고 견디시면 금연 성공하실 수 있습니다.^^
 
은근한 유혹?
하지만, 뭐... 참을 만 합니다.
여러분도 한 번 결심해 보세요!


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