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현재/시 사2010. 6. 18. 20:51

또 다시 불거진 독도문제가 한·일관계의 발목을 잡는군요. 참 답답한 현실이지요? 이건 어떻게 한 두 번도 아니고 아주 연례행사 치루는 것 같습니다. , 개인적으로는 일본 정부의 이런 도발적인 행위들이 다분히 일본 국내용 퍼포먼스라고 생각합니다만, 아쉽게도 우리 정부쪽에도 잘못은 있습니다.

누가 정권을 잡던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외교관련 정책 아닌가 합니다. 이건 정권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자존과 존립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지요. 이명박정부가 대승적 차원에서 접근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그런데 정말 심각한 문제는 심심풀이 땅콩식으로 치고 빠지곤 하는 일본 정부, 더 정확히는 일본 정부와 인적네트워크를 형성한 채 일본 사회의 주류로 행세하는 우익세력의 비겁한 작태입니다. 사실 이들은 주변국과의 갈등을 조장하고 즐기고 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렇게 해서 그들이 지향하는 지향점은 군사대국화 일본인 셈이지요.

잠시 여기서 한국과 일본의 보수우익 세력들을 한번 비교해 보고 넘어가겠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보수우익들은 서로 다른 이질적 존재인 듯 하면서도 동질성도 갖고 있는 아주 특이한 군상들의 집단이지요.

우선, 이들의 공통점은 이미 예전에 청산·처벌되어 사라져 버렸어야 했을 역사의 죄인들이라는 사실입니다. 일신의 안일과 영달을 위해 국가와 민족을 팔아 넘긴 채 자진해서 황국의 신민이 되었던 반민족적 인물들과 그들의 후손들이 오늘 한국 사회 보수우익 세력의 주류들입니다.

한편, 일본 보수 우익세력의 죄과는 뭐니 뭐니 해도 주변국을 침탈하고 무고한 시민들을 학살·강간했던 반인륜적인 범죄 행위를 저지른 전범들과 그들의 후손들이라는 사실입니다. 이들은 모두 이미 60여년 전에 처단되어야 마땅했던 역사의 죄인들입니다. 그런 그들이 아직도 한·일 양국사회의 주류로 행세하는 이런 역사적 아이러니는 참으로 가슴아픈 일입니다.

반면, 서로 다른 하나의 차이점은 무엇이겠습니까? 한쪽은 나라를 팔아 먹고 천황의 신민이 되어 호의 호식했던 비굴한 인간 부류라는 점이요, 다른 한쪽은 자신의 국가와 천황을 위해, 대동아공영권이라는 미명 하에 목숨 바쳐 싸웠던 전사의 자식들이라는 차이점 입니다.

그래서 일본의 보수우익 앞에서 한국의 보수우익은 마치 서자와도 같이 한 없이 작아지는 것이며, 같은 뿌리라는 희미한 의식을 붙잡은 채 작은 정통성이나마 인정받으려는 가련한 몸짓이 오늘날 대한민국 지식인들의 '현대적 친일행위'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지나간 죄과를 참회하고 반성하지 못해서 나오는 정체성의 혼란에 다름 아니라고 봅니다.



▶ 거리에서 시위 중인 일본 우익들의 모습     ⓒ 강동완

이런 그들이다 보니 설사 아메리카를 향해 같은 친미를 하더라도 궁극의 목표가 다릅니다. 미국을 향해 절대 No라고 말하지 못하는 그들이라지만 그 이면에는 군사대국화를 향한 불타는 집념이 똬리를 틀고 있습니다. 무엇을 위한 군사대국화이겠습니까? 미국과도 맞짱을 뜨던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한 불굴의 몸부림인 셈이지요. 그래서 그들은 절대 성조기를 흔들어대지 않습니다. 오로지 붉은 태양으로 상징되는 천황 국가의 표식, 일장기가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그들은 어떻습니까? 그들의 어떤 논리 속에 국가와 국민과 우리의 자존이 있습니까? 오로지 힘있는 대국을 향한 공허한 울부짖음 밖에 무엇이 더 있습니까? 한마디로 정체성의 부재인 것이지요. 서글픈 일이지만 마치 거대한 따뜻함을 따라 고갯짓 하는 해바라기와도 같다고나 할까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독도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제가 앞서 일본정부의 독도 도발은 일본 국내용 퍼포먼스라고 말씀을 드렸는데요. 지금 일본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구성인자 자체가 과거의 군국주의 세력의 떨거지들 입니다. 그런데 그들에게는 천추의 한()과도 같은 절대 염원이 있습니다. 평화국가가 아닌 전쟁이 가능한 보통국가 일본이 바로 그것이지요. 이는 군사대국화를 향한 불굴의 집념과도 일맥상통하는 정신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한 줌도 안 되는 군국주의 떨거지들의 힘만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그들 스스로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국민 여론을 호도하고, 불안감을 조성하고, 주변국과의 갈등을 통해 적당히 애국심을 고취시키고자 하는 것입니다. 전후 60년간 단 한 순간도 이러한 준동을 멈춘 적이 없는 저들입니다.

러시아·중국·한국과의 영토분쟁, 역사교과서 왜곡, 과거사 부정, 대북 강경론을 통한 좌파세력 척결 등이 그 예가 될 것입니다. 그런 노력(?) 덕분에 지금은 상당 정도 우경화의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자위대의 해외 파병이 자연스러워지고, 유사법제가 아무렇지 않게 통용되는 꿈만 같은 세상을 만들어 냈던 것이지요. 그런 그들의 궁극의 목표는 군사대국화 최대의 걸림돌인 평화헌법의 개정입니다.


▶ 평화시위 중인 일본의 시민들     ⓒ 강동완

평화헌법이 무엇이고, 어떤 과정을 거쳐 제정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저의 앞선 글들을 보시면 잘 나타나 있습니다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일본의 평화헌법은 저들만의 헌법이 아니라 저들에 의해 핍박받고 억압 당해야 했던 우리 민족을 포함한 주변국, 더 나아가 평화를 지향하는 세계 모든 국가·민족들과의 결연한 약속이었다는 사실입니다. 다시는 그와 같은 불행한 침략의 역사를 만들지 않겠다는 가슴 절절한 약속이었다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어느 누구의 동의 한 마디 구하지 않고 저들 맘대로 약속을 파기하고 평화헌법을 개정하려는 이런 어이없는 작태를 우리는 결코 용납해서는 아니됩니다. 이런 연유로 일본의 평화헌법 수호는 우리의 의무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독도에 대한 끊임없는 영유권 주장 역시 저들의 이와 같은 노회한 전략에 다름 아님을 안다면 이 문제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 또한 달라져야 하겠지요. 누가 뭐라해도 독도는 현재 우리가 점유하고 있는 우리의 땅입니다. 저들이 제 아무리 어거지를 부리며 발버둥을 친다해도 이 사실은 결코 변하지 않습니다.

, 우리는 독도 문제만이 아니라 예측 가능한 모든 외교적 마찰에 대한 꾸준하고 일관된 정책, 문제가 불거진 이후에나 나오는 사후적 조치가 아니라 선점적이고 적극적인 홍보 전략을 통해 저들의 그릇된 논리가 파고들 여지를 주지 않겠다는 노력이 중요할 것으로 봅니다.

누가 뭐라 해도 독도는 우리 땅 입니다.


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