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현재/일 상2010. 6. 19. 01:18

현금 사용이 카드 과소비 줄인다

오늘 한 포털에 올라와 있는 신문 기사의 제목입니다. 마침 제가 어제 경험했던 것과 너무도 흡사한 기사라 관심있게 읽어 봤습니다. 뭐, 그런 내용입니다. 미국 메릴랜드대학과 뉴욕대학 심리학자들이 연구한 결과에 의하면 현금으로 결재를 할 때가 카드로 결재할 때 보다 지출 성향이 줄어든다는 것이지요.

아마도 저처럼 이 글 보시는 분들도 다들 그럴 것이라고는 생각하고 계실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막상 몸으로 직접 느껴보니까 아주 제대로 이해가 되더군요.^^

저는 매주 일요일 아침이면 공을 찹니다. 예전에는 조기축구라고 했었는데, 요즘은 생활축구로 명칭이 변경 되었지요. 특별한 일이 없는 주말에는 빠짐없이 참가를 하는데요. 어제 아침에도 인천에 있는 건설기술교육원 잔디구장까지 가서 공을 차고 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우유를 좀 사가지고 가려고 집 앞 할인마트 앞에다가 차를 잠깐 주차시켜 놓고 마트에를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마트 입구에 놓인 과일 더미 속에 있는 사과가 너무 맛있게 보이는 겁니다. 그래서 우유 사고 남으면 사과도 한 봉지 사야겠다고 생각하고 바쁘게 우유 코너로 발 걸음을 옮겼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1L짜리 우유 4개를 집어 들고 계산대로 갔습니다. 그런데 그때 제가 갖고 있던 돈은 딱 만원 뿐이었습니다. 아침에 공을 차러 갈 때는 지갑을 들고 가기가 뭐하니까 늘 비상금으로 만원이나 2만원 정도를 주머니에 넣고 갑니다. 가끔 내기 시합을 할 경우도 있으니까 질 경우를 대비한 비상금인 셈인데요. ^^ 그날은 운동장 사용료로 만원을 낸 상태였기 때문에 수중에는 만원 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계산대 앞에서 점원 아주머니께서 바코드 스캔하는 것을 보면서 순간 깜짝 놀랐습니다. 작은전광판에 합이 9500원으로 나와 있었기 때문이지요. 뭔가 잘못된 게 아닐까라는 표정으로 점원 아주머니를 쳐다보니 "우유 4개 맞지요? 9500원 입니다" 하는 거예요. 그래서 만원으로 계산을 하고 영수증을 받아서 확인을 해 봤더니 틀림이 없더군요.

그런데 왜 저는 만원으로 1L짜리 우유 4개를 사고 사과 한 봉지 살 돈이 남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을까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한 참을 생각해 봤습니다. 마트를 처음 가 본 것이라서 가격을 제대로 몰랐다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매주 토요일이나 일요일은 집사람과 같이 이마트나 홈플러스 가서 일주일치 장을 봐 오기 때문에 웬만한 생필품 가격은 대강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거의 모든 계산을 카드로만 하다 보니 실제 가격에 좀 둔감했던 게 아닐까 라고 말이지요. 상품 하나 하나의 가격은 충분히(?) 비교를 해서 장바구니에 담지만 일단 담겨진 바구니 안의 물건에 대한 총합에는 그다지 신경을 안 썼던 것 같더군요.

아마 매번 현금으로 계산을 했다면 좀 더 피부에 민감하게 와 닿았을텐데요. 달랑 카드 하나로 물건 값을 지불 하다 보니 마치 공짜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나 싶더군요.^^

씀씀이가 예상외로 많아 고민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카드 아닌 현금을 쓰시는 게 지출을 줄이고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문뜩 해 봤습니다.




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