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현재/일 상2010. 6. 19. 01:20

우리나라는 공공 장소에서 휴대폰 사용이 참 자유로운 편인 것 같습니다. 지하철이나 버스 등에서 아무러치도 않게 통화에 열중하고 있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기 때문이지요. 저 역시도 목소리를 줄여서 통화를 하곤 합니다.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지하철 등에 옆 사람을 위해 휴대전화는 진동으로 해 놓고 통화는 삼가 해 달라는 안내문을 흔히 볼 수 있고, 또 안내 방송도 자주 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혹 전화가 오더라도 전철 안이라는 말만 짧게 하고 끊는 게 일반적인 모습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보다 벨 소리가 아닌 진동에 좀 민감한 편이지요. 저는 지금도 벨 소리와 진동을 동시에 울리도록 해 놓고 사용하고 있는데요. 아마도 일본에서 주로 사용하던 버릇 때문 아닌가 싶습니다. 그때는 거의 진동으로만 해 놓고 사용했었습니다. 통학 중이거나 학교에 있는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귀차니즘으로 아예 진동으로만 사용을 했던 것이지요.^^



일본 잡지 중에 R25라는 게 있습니다. 리쿠르트에서 발행하는 잡지인데요. 그 잡지 칼럼 중에 '환상 진동 증후군'에 관한 내용이 있어 소개할까 합니다.

환상 진동 증후군. 뭐,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해 보았던 사실인데 여기에도 명칭을 붙이니까 그럴듯한 학문적 용어가 되는군요.^^ 왜 그런 적 있잖습니까? 엄청나게 기다려지는 전화가 있을 경우 무의식적으로 전화기가 부르르 진동하는 것 같은 착각 말입니다. 물론, 전화기를 진동 모드로 해 놓았을 경우에 해당되는 것이지만요.

간혹 벨 소리인 경우에도 그런 경험 있지 않나요? 어디선가 희미한 벨 소리가 울릴 경우 내 휴대폰 벨 소리 아닌가 해서 확인해 볼 때, 또는 특별히 벨 소리도 울리지 않았는데 마치 울린 것 같은 착각으로 휴대폰을 확인 할 때, 그런 경우 말입니다.

이런 것을 환상 진동 증후군이라고 한다는군요. 원래는 미국에서 처음으로 명명된 것을 일본어로 번역한 것인데요. 영어로는 phantom vibration syndrome 입니다.

잡지 기사를 인용해서 좀 소개를 해 드리자면요. 2007년 6월 12일자 미국 'USA 투데이' 인터넷판에 심리학과 생물학의 관점에서 이 증상을 분석한 기사가 게재되었다고 하는데요. '휴대폰 착신에 대한 과잉 의식이 이러한 현상을 낳는다'라고 기록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일리노이 대학 심리학과 교수의 말을 빌리면 "휴대폰의 착신을 인지하는 것은 사람들에게 있어 소중한 일이다. 예를 들어 휴대폰을 진동 모드로 설정해 놓고 바지 주머니에 넣어 두면 허벅지에 어떤 자극이 왔을 때 이를 착신으로 인지하게 된다. 의식적으로 착신을 기다리는 상태가 되면 만일 다른 주머니에 있는 지갑이 우연히 허벅지를 스칠지라도 뇌는 휴대폰 착신으로 파악해 버린다. 이러한 상태는 인간의 지각 시스템의 오인 경보라고도 일컬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제 경우도 이와 비슷한데요. 운전을 하고 있는데 가끔 주머니에 넣어 둔 휴대폰이 미끄러질 때 이를 전화가 온 것으로 착각해 꺼내서 확인해 보는 경우가 간혹 있는 편입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