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2006년/정 보2010. 6. 18. 15:38
외국에서 생활을 하다보면 오랫동안 잊고 지내던 친구 · 선후배들이 불쑥 연락을 해 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주로 내게 부탁할 일들로 먼 이곳까지 전화를 걸어온다. 그중에 가장 많이 물어오는 내용이 여행이나 비지니스로 일본을 오려고 하는데 저렴하게 묵을 만한 곳이 있겠느냐는 것이다.

국내여행을 즐기는 사람이든 외국여행을 자주하는 사람이든, 집을 떠나 다른 곳에 가게되면 가장 부담스러운 것 중의 하나가 잠자리 아닌가 생각한다. 더욱이 우리나라 보다 물가가 비싼 외국을 여행할 때는 여간 신경쓰이는게 아니다. 여행경비의 절반이 잠자리에 들어가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해서, 오늘은 일본(동경)여행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숙박경비 줄이는 노하우 하나를 알려 드릴 생각이다. 물론, 일본 현지에 계시는 분들께도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곳 동경에 살더라도 때로는 하룻밤 잠잘 곳이 없어서 헤매본 경험이 있는 분들도 있을테니까.


이곳은 내가 가끔 이용하는 동경 고이와(小岩)에 위치하고 있는 '사우나 310'라는 곳이다. 우선, 찾아가는 길부터 안내를 하겠다. 고이와는 일본의 전철 노선중에서 소부센(總武線)을 이용해서 갈 수가 있다. 신주쿠, 아키아바라, 이이다바시 등에서 JR總武線이라고 쓰여진 플렛폼을 이용하면 된다.

신주쿠에서 약 40분 거리에 있으며, 요금은 360엔 정도 할 것이다. 고이와역에 도착을 했으면 기타구찌(北口)로 나간다. 입구에 이도요카도라는 대형 백화점이 보이고, 좌측에는 미쯔비시 은행이 있다. 그 사잇길을 따라 약 50M를 올라가면 십자로가 나오는데, 여기서 좌측길을 따라 또 다시 100M를 가면 역시 좌측편에 사우나가 위치하고 있다. 고이와역에서 걸어서 1분거리에 있다.

5층 건물로 1층은 카운터겸 로비, 2층은 탈의실과 대욕탕, 3층은 식당과 수면실, 4층은 가면실, 5층은 캡슐호텔이다. 요금은 사우나및 숙박(체크 아웃은 오후5시)은 2,000엔, 캡슐호텔은 3,000엔이다. 그리고 아침 5시 이후에 입욕시에는 1,200엔이다. 이때도 체크아웃은 오후 5시다.

자, 여기까지 왔으면 이제 당당히 들어가 보자. 분명히 카운터에 서 있는 일본인 종업원이 "이락샤이마세"라고 할 것이다. 그러면 "도오모"하면 된다. 어서오세요라는 말과 고맙다는 말이다. 그리고 사우나에서 묵을 경우에는 신발을 벗어서 우측에 있는 신발장에 넣고 신발장키를 빼서 카운터에 갖다주면 된다. 그러면, 가운과 타올등을 주면서 이렇게 물어 볼 것이다. " 도마리데스까? " 자고 가겠냐는 것이다. 자고 갈 것이면 "하이"하고 2,000엔을 주면 된다. 저녁 늦게 들어오는 손님들에게는 이것도 물어보지 않을 수 있다. 당연히 숙박이라고 생각할테니까.

계산이 끝났으면 타올과 가운, 그리고 로카키를 받아들고 2층으로 간다. 2층에 로카룸이 있고 여기서 가운으로 갈아 입는다. 주의할 것은 키번호를 잘 보고 찾아 들어가자. 그리고 키는 소중하게 간직하자. 잃어버리면 벌금 5,000엔이라고 한다.

그리고 귀중품은 반드시 카운터에 맞기도록 하자. 예를들면 여권, 현금 등등......워낙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곳이라서 가끔 분실 ·도난사고도 있다고 한다. 귀중품을 맡기고 받은 확인서만 잘 보관한다면 카운터만큼 안전한 곳은 없다. 카운터에서 분실된 물건에 대해서는 보상을 받지만 개인이 보관하다가 분실한 물품에 대해서는 절대 보상 받을 방법이 없다.

캡슐호텔에서 묵고 싶으면, "캅셀"이라는 말과 함께 신발은 벗어서 카운터 위에 올려 놓고 3,000엔을 내면 된다. 아침 모닝콜도 가능하다고 한다. 캅셀인 경우는 가운은 없이 키만 준다. 그 키를 들고 5층에 올라가면 역시 로카가 있고 키번호에 맞는 로카를 열어보면 그 속에 가운과 타올등이 들어 있다. 옷을 갈아 입고, 2층의 욕탕으로 향하면 된다.

여기까지 했으면 이제는 자유시간이다. 목욕하고 잠자고 식사하고, 그곳 식당에는 한국의 신라면도 메뉴에 있다. 가격이 좀 비쌀려나? 500엔이다. 그리고 이렇게 얘기해 보자. 서비스로 김치 좀 주실 수 있나요? 사람 잘 보고 얘기하면 아마도 줄 것이다. 원래는 200엔인가 하는데 한국인 종업원도 있으니까 한번 부탁해 보자.

아, 한국의 사우나 · 목욕탕과 다른점 하나. 일본 사람들은 목욕탕에 들어갈 때는 반드시 타올로 자신의 중요한 부분을 가리고 들어간다. 타올이 없을때는 손으로라도 가리고 들어간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아마도 일본의 공중목욕탕이랄 수 있는 센토(錢湯)에서 유래하지 않았을까 싶다. 센토는 남녀탕의 윗분분이 막혀 있지 않고, 주인은 남녀탕 모두를 왔다 갔다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얼마전에 갔을 때는 한국에서 배낭여행 온 대학생들을 만난적이 있다. 약 20명 가까이 됐던 것 같다. 이런 단체 손님들은 특별히 디스카운트가 된다고 한다. 물론, 당연한 것은 아니고 능력껏 해야한다. 그 곳 사장님이 한국분인데, 참 좋은(?)분이다. 말만 잘하면 저렴하게도 가능할 것이다.

어디든 사우나는 이와 비슷한 구조로 되어 있을 것이다. 만약 다른 곳을 이용하더라도 위에 적은 내용과 많이 다르지는 않을 것이므로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고, 저렴하게 일본여행을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좋은 정보가 되었으면 한다.

현재 일본에서 비지니스호텔 하루 숙박비가 약 12,000엔 정도, 신주쿠의 가부키쵸에 있는 러브호텔이 약 7,000∼8,000엔 정도 임을 감안하면 정말로 저렴한 가격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일본은 한국 처럼 숙박시설이 다양하지가 않다. 한국은 크게 여인숙, 장·여관, 관광호텔, 호텔 등으로 구분되어 있지만 일본은 호텔뿐이라는 것이다.

물론, 한국식의 여관이 있기는 하지만 한국 처럼 많지도 않고 주로 관광지 주변에 위치하고 있는 불편함도 있다. 한국이 지나치게 많은건가? 아니면, 일본이 너무 적은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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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