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현재/일 상2010. 12. 24. 20:35

참으로 답답하다는 말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습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이런 저런 사건 · 사고들이 끊이지를 않는군요. 특히, 요 며칠은 구제역이 창궐해서 전국 농가를 휩쓸고 있다고 합니다.


어제였던가요? 인터넷에 올라온 구제역 현장 사진 한 장을 보는 순간 어찌나 가슴이 미여지는 듯 아파오든지, 정말 핑 도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보셨을 것으로 생각을 하는데요. 몇 시간 뒤면 땅 속에 매장될 것으로 보이는 어린 송아지 한 마리가 주인 할아버지인 듯 한 어르신 옆에서 놀고 있는 사진이었습니다.


그나마 소들은 독약 주사라도 맞고 생명이 끊긴 후에 매장된다고 하지만, 돼지들은 그냥 산채로 구덩이에 들어붓는다고 합니다. 시간과 인력의 부족을 이유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다고 하는데요, 그 심정 머리로는 이해를 해도 가슴으로는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다들 비슷한 심정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러고 보면, 인간이란 동물들 참으로 지독한 면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구라는 별을 송두리째 차지하고 동물의 왕으로 군림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못된 사람을 욕할 때 쓰는 말 중에 '개만도 못한 *' 또는 '짐승만도 못한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만, 어쩌면 이는 욕이 아니라 칭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요즘은 가끔 하게 됩니다.


어제 그 사진을 한참 들여다보다가 문득 "인간의 탐욕을 위해 처참하게 죽어간 저 동물들에게 사죄하는 뜻에서 나라도 앞으로는 소고기와 돼지고기는 먹지를 말까?"라는 엉뚱한 생각까지 했더랬습니다. 물론, 저 하나 안 먹고 하는 게 어떤 큰 의미가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그런 생각까지 하게 되더군요.


그렇다고 구제역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이 뭐냐고 저에게 물어온다면, 저 역시 그럴듯한 대안을 제시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저렇게 이유불문한 막무가내식 매장만이 최선의 방법이 아니라는 사실만큼은 분명히 말 할 수 있습니다.

참으로 답답하다는 말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습니다.



일본은 왜 평화헌법을 폐기하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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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