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현재/일 상2011. 1. 1. 10:58

신묘년 토끼의 해가 밝았습니다. 비록 영하의 강추위가 세상을 온통 공포의 얼음 나라로 만들어 버리기는 했지만, 기분 좋게 떠오른 밝은 햇살이 올 1년의 희망 가득한 미래를 예고해 주는듯해 창밖을 바라보는 마음이 그리 춥지만은 않은 새해 아침입니다.


인사가 늦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소원하는 모든 것들 꼭 이루시는 희망찬 한 해가 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참, 떡국은 맛있게들 드셨습니까? 저도 떡만두국 맛나게 끓여서 한 그릇 비우고 책상 앞에 앉았습니다.


나이 먹는 게 겁나서 한 그릇 이상은 못 먹겠더군요.^^ 왜 그런 말 있잖습니까? 떡국그룻 비운 숫자가 자신의 나이가 된다는 이야기 말입니다. 가는 세월 뭐 그리 두려울 게 있겠습니까마는 그래도 세월 가는 것 보면 참 빠르기는 하구나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어느덧 이만큼 와 있으니까요.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세상의 이치라는 게 참 묘한 것 같습니다. 사람이 세상을 살면서 나이가 들고 하는 게 눈에 띄지 않게 서서히 꾸준하게 이루어지다 보니까 자신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중년이 되고, 노년이 되고 그러잖습니까?


그렇지 않고 어느날 갑자기, 예를 들면 10년에 한 번씩 세월의 흐름이 몸에 나타난다고 하면 그 충격이 정말 엄청날 겁니다. 웃기는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저는 그것을 직접 체험해 봤습니다.


제가 최근에 증명사진을 찍었던 게 1년 전 쯤에 여권을 갱신한다고 찍었고, 그 전에 찍었던 것은 일본에서 공부하면서 대학원 박사과정 들어갔을 때 학생부에 붙일 사진을 제출하라고 해서 찍었으니까 그게 아마 2002년 여름쯤으로 기억이 됩니다. 그러니까 약 7년 만에 증명사진을 찍어 본 것이지요.


그때까지 제 기억 속에는 2002년에 찍은 저의 모습이 제 얼굴로 남아있었습니다. 물론, 하루에도 몇 번씩 거울을 보기는 하지만 거울에 비친 모습과 사진에 찍히는 모습과는 차이가 크더군요.


1년 전쯤, 오랫만에 찍은 증명사진을 보는 순간 저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그 사진 속에는 제가 기억하고 있는 약간은 풋풋하고 싱그러운 저의 모습이 아니라 다소 중후에 보이는 중년의 아저씨가 한 명 들어 있더군요.


그 사진을 받아든 순간, 이걸 다시 찍어? 말아? 하는 고민도 잠시 했었습니다만, 여권용 증명사진이 뭐 그리 중요해라는 손쉬운 자기 합리화로 다시 찍는 것을 포기하고 발걸음을 옮겼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돌아오면서 저는 이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세월이 무서운 것은 그것의 빠름 때문이 아니라 하루 한 순간도 빼놓지 않고 변화시켜 가는 꾸준함 때문이구나." 라는 깨달음 같은 것 말입니다.


새해에는 행복에 대한, 사랑에 대한, 돈에 대한, 건강에 대한 조바심 내지 마시고 은근한 행복과 건강과 희망과 돈이 1년 365일 하루도 쉼 없이 넘실대는 한 해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 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일본은 왜 평화헌법을 폐기하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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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