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현재/시 사2019. 5. 9. 20:19

최근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를 보니,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오차범위(1.6%) 내에서 치열한(?) 경쟁 중이라 한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 입장에서 보면 울화통이 터지는 소리다. 뭐, 여론조사라는 게 다 믿을 것도 못된다라고는 하지만, 그렇게 이야기하는 그들도 자신들에게 유리한 여론조사는 신주단지 모시 듯 여기저기에 써 먹곤 하는 것을 보면 꼭 믿을 수 없는 것만도 아닌 것이다.


울화통이 터지는 이유는 격차가 오차범위 내라서가 아니다. 그깟 격차야 좁혀들 수도 있고 늘어날 수도 있고, 마치 고무줄과도 같은 것이니 그러려니 한다.


문제는 자유한국당의 도발에 대한 여당의 대응에 있다. 민주적 질서에 위배 되는 심각한 국회 마비 사태, 앞뒤 가리지 않는 무차별적인 비협조, 헌정질서의 파괴, 불법·탈법의 상습적 자행 등은 국민 무시이자 주권자에 대한 심대한 도발이다.


그런데 이에 그저 질질 끌려 다니는 것 같은 무능력한 여당의 모습으로 비쳐지니, 실망한 사람들이 늘어난다. 안이한 듯 보이는 여당의 이런 대응방식이 현 지지율 하락의 주요인이다. 부자 몸조심으로 보인다. 그럼 바로 지지를 접고 무응답층으로 갈아타는 이들이 생긴다. 이들 중 일부는 우는 아이 젖 준다는 심정으로 옮겨 가니 자유한국당은 지지율이 상승한다.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를 좀 더 심층적으로 분석해 봐야 하겠지만, 2018년 1월 이후 40.5%에서 36.4%로 4% 정도 빠진 여당의 지지도는 무응답층으로 옮겨 갔을 것이고, 같은 기간 21.7%에서 34.8%로 13% 정도 상승한 자유한국당의 지지도는 무응답층으로부터 받은 것일 가능성이 크다.


내가 아는 한, 여당이 잘한다고 해서 자유한국당 지지층이 더불어민주당 지지로 바로 넘어오지는 않는다. 마찬가지로 자유한국당이 잘한다고 해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자가 자유한국당 지지로 바로 옮겨가지도 않는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사이에는 무응답층이라는 제3섹터가 존재한다. 각각 30~35% 내외의 양당 고정(콘크리트)지지층을 제외하고 - 이들은 절대적으로 양당 중 한 당을 지지하는 골수 지지 그룹이다 - 나머지 지지와 철회는 무응답 영역으로 왔다 갔다 하는 중도성향의 계층이다. 대략 20%라고 본다.


결국, 대한민국 정치는 이들 20%에 의해 좌지우지 된다. 누가 저들을 더 많이 끌고 오느냐에 따라, 대개는 박빙의 승부로 결정이 난다. 이들은 자신의 확실한 정치적 신념을 가지지 않은 즉, 노이즈 마케팅에 취약한 그룹이기도 하다.


지금 자유한국당은 처절한 몸부림 중이다. 전국을 시끄럽게 하고 다니고 있다. 전형적인 노이즈 마케팅이다. 다음 총선, 더 나아가 보수(수구)의 입지를 위해 정치도의도 저버린 채, 살아남기 위한 목숨을 건(황교환 대표의 말처럼) 투쟁에 정치 인생 전부를 건 것이다.


이때, 여당의 대응이 무응답층의 지지여부를 가른다. 쇠도 달궈졌을 때 쳐야 한다고 했다. 여당이 제대로 대응했더라면 여야가 동시에 지지율이 올랐을 것이다. 하지만 여당은 실패했다.


적폐청산은 인적청산이다. 더 몰아붙여야 한다. 타협하자고 매달리지 마라. 그거 국민들(특히, 무응답층) 눈에는 무능으로 보인다. 그러면 바로 지지를 철회한다. 자, 어차피 이번 국회는 종료다. 되는 게 없다. 이미 총선체제로 넘어간 거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의 변화(머리부터 발끝까지 바꿨단다)가 영 맘에 걸린다. 그가 변해야 하는 타이밍은 지금이 아니다. 더 일렀던가, 아니면 더 늦은 다음이어야 한다. 지금은 아니다.


적폐청산이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적폐가 어디 “나 잡아가시오” 하고 두 손 들고 기다리고 있는가? 자유한국당이 몸소 보여주고 있다. 극렬 ‘저항’인 거다. 여당의 극렬 ‘대항’이 필요한 시점이다. 민주화운동에 혼신 했던 그 결기로, 정치 혁신을 위해 투사의 모습으로 덤벼드는 여당을, 나는 보고 싶다.


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