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2006년/시 사2010. 6. 18. 14:57

니가타현의 강진과 계속 이어지는 여진이 일본사회를 충격 속에 몰아 넣고 있는 중에 이번에는 이라크에서의 일본인 납치사건이 발생해 한층 충격을 더해 주고 있다.

 

재해예방 선진국답게 발빠른 대응을 하고 있는 일본이지만 지진이든 납치사건이든 어느 것 하나 쉽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데 일본정부의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일본인 납치사건의 경위와 앞으로의 전망 등을 문답식으로 풀어보고자 한다.

 

1. 고다씨는 어떤 인물이며, 왜 이라크에?

 

현재까지 고다씨의 신분과 관련해서는 일본언론 역시 확실하게 밝히지를 못하고 있다.

 

우선, 알려진 사실은 고다씨는 후쿠오카현 출신으로 24살이라는 사실이다. 프리카메라멘 이라는 정보도 있었고, 사건발표 직후 일본언론에서는 자위대와 관련된 인물로 보도를 하기도 했었으나 일본정부 관계자에 의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일설에?단순한 여행자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어서 일본정부 역시도 신분파악에 주력하고 있다고 한다.

 

주변사람들의 이야기에 의하면 뉴질랜드나 오스트랄리아에서 홈스테이를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또 요르단에서 활동했던 일본 NGO 관계자 역시 고다씨의 존재를 알지 못하는 점 등을 들어서 여행자 신분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하고 있다.

 

그리고 고다씨가 이라크에 들어간 이유도 아직은 분명치가 않은데, 이라크로 출발하기 전에 머물렀던, 암만의 호텔 지배인에 의하면 '이라크에서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고 싶다' 라고 말한 것이 전부라고 한다.

 

2. 일본정부의 대책?

 

니가타 지진 피해복구에 정신이 없는 일본정부로서도 굉장히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고이즈미 일본총리는 테러에 굴할 수 없다라며, 자위대의 철군불가 방침을 밝혔다.

 

일본 정부는 관방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인질사건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외무성 부대신을 요르단 암만으로 보내서 현지대책본부를 지휘하도록 했다고 한다.

 

또한 마치무라 외무상은 어제 카타르의 알-자지라 방송의 취재에 응해서 자위대의 파견은 인도적인 차원에서 현지의 부흥지원을 위한 것이지 전투가 목적이 아님을 강조하고 인질의 무사 석방을 촉구했다.

 

일본경찰청은 국제터러리즘긴급전개반을 암만으로 급파해서 무장조직과 석방협상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고, 바그다드 주재 일본 대사관은 이라크 임시정부에 무장조직 관련 정보의 제공과 현지 종교지도자들의 중재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언론들이 전하고 있다.

 

일본 대사관은 향후 일본인과 일본관련 시설이 테러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이라크에 입국하는 것을 금지하고 현지에 체재 중인 일본인의 즉시대피를 권고하고 있다고 한다.

 

3. 철군불가에 대한 언론의 반응?

 

고이즈미 총리의 철군불가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에 일본언론 역시 특별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 아직 사건이 어떻게 풀릴지를 알 수 없기 때문 아닐까 싶다. 또한 우리와는 사뭇 다른 사회 분위기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철군불가 발표가 나왔을 때 엄청난 사회적 저항 운동이 있었지만, 아직 일본에서는 그러나 움직임을 찾아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200명 정도의 시민운동가들이 총리 공관 앞에서 자위대 철수 촉구 시위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 세력은 미약한 실정이다.

 

일본 언론들은 지난 4월에 있었던 일본 NGO 단체 회원들의 무사귀환 때와는 다르지 않을까 라는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당시에는 수니파 종교지도자들을 중재자로 해서 인질단체와 협상을 벌였었지만 이번에는 외인 출신이 주축이 된 알카에다 무장세력으로 알려져 있어서 지역 종교계와 관계가 깊지 않고, 또 종교지도자의 권위도 그다지 높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또한 시기적으로도 아주 안 좋은 시점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와 내년 초에 있을 자국 내 선거를 의식해 무장그룹들이 상당히 과격한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라크 내에 150명 정도가 납치되어 있고 그 중에 30여 명이 살해되었다고 하는데, 납치 대상 또한 미국에 협조적인 국가의 국민은 말할 것도 없고 아랍계 국민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4. 철군불가에 대한 시민여론은?

 

앞서도 이야기 했듯이 고이즈미 총리의 철군불가 발표에 별다른 반응은 없는 것 같고, 앞으로도 특별한 저항 움직임은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지난번 납치사건 때와 마찬가지로 일본정부 일각에서 '자기책임론' 역시 불거지고 있으나 그때나 지금이나 이를 당연시 하는 사회분위기 아닌가 싶다. 국민 개개인의 자기중심주의가 국가와 국민의 관계마저도 부정하는 결과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감도 든다.

 

국가는 단 한 사람의 국민이라도 보호하고 안전을 지켜줘야 할 의무가 있는 것 아닌가? 이를 애써 무시하고 있는 일본 국민들의 속마음을 나 역시 알고 싶다.

 

5. 일본사회의 분위기

 

후쿠오카현 고다씨의 자택 근처의 주민들이나 고다씨가 다녔던 중고등학교 동급생들 역시 고다씨의 무사귀환을 바라고 있다고 언론이 전하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이나 동급생들 역시 고다씨가 이라크에 들어갔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다들 놀라고 있다고 한다.

 

고다씨는 프로 권투선수를 목표로 고등학교를 중퇴했고, 또 최근에는 뉴질랜드나 오스트랄리아에서 홈스테이를 하고 싶다고 말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다씨가 왜 이라크엘 갔는지 다들 의아해 하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물론 지난 4월에 2차례에 걸쳐 인질로 붙잡혔던 일본인 5명이 무사히 석방된 기억이 있어서 이번에도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분위기지만, 이번에는 상당히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에는 이라크 종교지도자들이 구출협상을 적극 중재했었고, 또 무장조직이 과격한 세력이 아니었던 데다가 피랍자들이 모두 이라크를 위해 활동했던 시민운동가들이었기 때문에 무사히 석방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무장조직이 어떤 성격의 세력인지, 고다 씨가 어떤 이유에서 이라크로 들어갔는지 전혀 파악이 안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것들이 이번 사건 해결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정부 역시도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이는데, 현 시점에서 사건 해결의 실마리가 될 정보도 없고, 무장그룹과의 접촉도 되지 않는 상황인 것으로 언론들이 전하고 있다.

 

또한 며칠 전 아사히신문 여론조사에 의하면 일본 국민들의 약 67%가 자위대의 이라크 파견기간 연장에 반대한다고 답했었다. 일본정부로서는 엎친데 덮친 격 아닐까 싶다.

 

 

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