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현재/정 보2011. 9. 2. 12:03

어떤 종류의 시험이든, 채점방식이 어떻든 만점을 받는다는 것은 참 쉽지 않은 일입니다. 경험을 통해서 보더라도 평생을 살면서 만점을 한번이라도 받아본 일이 있는 분들 그리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고요.

 

특히, 어느 정도의 공신력을 갖고 있는 기관에서 시행하는 시험의 경우 더욱 그렇습니다. 일본어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에는 크게 JLPT와 JPT가 양대산맥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치 영어에 토플과 토익이 있듯이 그와 유사하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JLPT의 경우는 급수 시험으로 N1~N5까지 총 5등급으로 나누어 평가하는 방식으로 1년에 2번(7월과 12월 첫째 주 일요일) 실시하는 시험입니다. N1이 가장 높은 등급, N5가 가장 낮은 등급입니다.

 

일본어 공부를 조금이라도 해보신 분들이라면 잘 알고 계실텐데요. 일반적으로 N1의 경우 1년 6개월에서 2년 정도, N2가 1년 정도 열심히 공부하면 합격할 수 있는 정도라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물론, 개인차에 의해 더 빠르고 늦고는 있습니다.

 

보통 60% 이상이면 합격점에 들게 되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보면 합격 자체가 그렇게 어렵게 느껴지지 않을 수는 있지만 막상 공부해 보시면 이게 만만치 않음을 알게 됩니다. 하물며 만점을 받는다는 것은 생각하기조차 쉽지 않은 일입니다.

 

저 역시 오랜 기간 일본어와 관련을 갖고 살고 있지만 만점 받은 사람을 볼 기회는 좀처럼 없었습니다. 그런데 올 7월 시험에 N1 만점을 받은 학생이 있어 처음으로 N1 만점 합격증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원본을 찍었어야 하는데, 사정상 복사본을 촬영해서 화질이 좋지는 않습니다만 귀한(?) 사진 즐감하시기 바랍니다.^^ 사진을 클릭하시면 큰 사진을 보실 수 있습니다.


 


 

말이 나온 김에 일본어 공부에 대한 팁을 하나 드리자면, 앞서 합격한다는 게 만만치 않다는 말씀을 드렸는데요. 이유는 이것 역시 시험을 위한 공부이다 보니 단기간에 암기해야 될 게 많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전에는 혼자서 책 한 권 사다가 열심히 암기해서 시험 보러 가면 합격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N1에 합격을 해도 회화는 한마디도 못하시는 분들이 많을 수 밖에 없었지요. 특히, 혼자서 독학하신 분들이 그랬습니다.

 

이런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작년부터 시험 유형이 다소 바뀌어 청해(듣기)의 비중이 좀 높아졌습니다. 바람직한 현상으로 봅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말하기도 추가되었으면 하는데 이게 어떻게 평가할 방법이 없다 보니 시행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혼자서 독학해서 합격하신 분들도 시험 후에 학원을 다니며 원어민 회화라도 좀 들어준다면 회화도 금새 많이 늘텐데, 대부분의 분들이 시험 합격으로 만족하고 손을 놓다 보니 몇 년 지나면 말하기는 고사하고 시험 공부한다고 암기했던 단어조차 다 잊어버리게 됩니다.

 

시험에 합격했다 함은 본인의 머리 속에 수 많은 단어와 한자, 그리고 문법들을 입력해 놓았다는 것으로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언어라는 것은 이렇게 단순히 입력해 해 놓는 것만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이렇게 입력되어 있는 어휘와 문법들을 유기적으로 결합시켜 일상 대화문으로 만들어 주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게 혼자서 하기에는 쉽지 않은 일이므로 학원의 도움을 받는 게 그나마 시행착오를 줄이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혼자서 독학하신 분들이든, 학원에서 공부하신 분들이든 시험이 끝나면 바로 손을 놓지 마시고 그 동안 암기하신 내용들을 본인 것으로 만드는 과정을 조금만 더 해 주신다면 단기간에 일취월장하실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두시면 좋겠습니다.

 

외국인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외국어 공부의 최종 고지라고 가정한다면 고지가 바로 코앞인데, 고지 등정을 위한 모든 준비를 완벽하게 끝내 놓은 채 8부 능선(시험 합격)쯤에서 하산하는 우를 범하지 마시라는 말씀입니다.

그러고 보니 이건 잘못하면 비즈니스성 멘트로 들릴 수도 있겠는데요.^^ 뭐, 제 맘을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요?




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