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현재/시 사2012. 10. 9. 16:24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군요. 그런데 의외네요. 초선인 송호창 의원이 먼저 날다니 말입니다.

 

좀 더 대어급이 비상을 하고 그 뒤를 따를 줄 알았더니, 자신이 앞서가는 용기를 보여주었습니다. 용기만큼은 3선급이군요. 박수를 보냅니다. 커밍아웃은 빠를수록 좋은 것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이것만은 꼭 물어보고 싶네요. "문재인에게는 없는 그 무엇이 안철수에게는 있더냐?" 라고 말입니다.

 

하긴 뭐 더 가겠지요. 민주통합당에서도 가고, 새누리당에서도 가고, 그리고 어디와 붙어서 한 패가 될지는 시간을 좀 두고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갈 때 가더라도 의원 뺏지는 당에 반납하고 가야 하는 것 아닌가요? 의원직 사퇴하고 말이지요. 애지중지 모셔온 인물이 6개월만에 저렇게 안면몰수하고 돌아서 버리면 얼마나 화날까요? 배신 당한 사람들은...  그리고 아이의 미래 때문에 가신다고 했는데, 그 아이는 아빠의 저런 모습 보고 뭘 배울지는 생각해 보셨나 모르겠습니다.

 

또한 며칠 전에는 한광옥씨가 새누리당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당내 분란이 있기도 합니다만, 어쨌든 DJ 비서실장이었다는 상징성 때문에 언론의 주목을 많이 받는 것 같습니다.

 

저는 포털에 올라온 기자회견 사진들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나 아직 죽지 않았어" 뭐 그런 비장한 느낌 같은 것 말입니다.

 

그런데 70줄 연로하신 분이 부귀영화를 보면 얼마나 보겠다고 그렇게 쉽게 말을 갈아타고 하는지 참 세상은 살면 살수록, 나이가 들면 들수록 요지경 속인 듯싶습니다. 그러니 70되신 노모께서 50된 자식을 어린애 보듯 하는 것이겠지요?

 

먼저 날아가신 노새(연로하신 새)분들과 관련해서는 하고 싶은 얘기가 별로 없습니다. 그렇게라도 해서 살아있음을 증명해 보이고 싶다는데 말릴 도리가 없습니다.

 

그런데 대통령 선거 때마다 느끼는 건데, 이거 뭔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된다는 생각 들지 않으세요. 저만 그런 생각 드나요?

 

툭하면 연합, 아니면 단일화이니 이래서야 어디 제대로 된 정책 갖고 승부할 수 있겠습니까? 길게는 DJP연합에 노무현과 정몽준의 단일화론, 최근에는 여야와 무소속의 경계를 넘나들며 화려한 비상을 하는 인물들까지. 참으로 헷갈립니다.

 

도대체 어떤 기준을 갖고 그렇게들 왔다리 갔다리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런 선택 속에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다들 빼놓지 않고 시민과 국민을 팔며 장사치 흉내를 내고들 있습니다. 하지만 글쎄요 그들이 말하는 시민과 국민은 어느 나라 시민이요 어느 나라국민인지 알 수 없기는 매 한가지입니다.

 

저들이 얘기하는 시민과 국민은 아마도 자기들 프레임 속에 있는 대상만을 의미하는 것일 겁니다. 그 프레임 속에 들어 있지 않은 시민과 국민은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겠지요? 말이 좋아 시민과 국민이지 내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딱 거기까지 만의 시민과 국민으로 보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대통령 선거를 지금처럼 대통령 후보 한 사람만을 보는 개인전 선거로 치르지 말고, 미리 내각 구성을 이뤄 단체전 선거로 치르면 어떨까 하는 생각 말입니다.

 

이리 되면 각 부처의 세밀한 공약들도 훨씬 더 구체적 · 체계적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고, 다른 당과의 차별성 역시 확연히 드러나 유권자 입장에서도 선택이 보다 더 수월해질 텐데 말입니다.

 

그리고 그리되어야 비로소 우리가 그토록 갈망해 마지않던 정책 선거란 것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선거 전부터 철저한 책임내각제의 구현으로 대통령 후보는 외교와 국방 등 다소 큰 틀 속에 있는 국제적 공약을 갖고 고민을 하고 나머지 국내적 주요 과제들은 총리 후보를 책임자로 해서 해당 장관 후보들이 챙기는 방식이라 설명드릴 수 있을 겁니다.

 

그렇지 않고 지금처럼 오로지 대선승리만을 위해 정체성도 맞지 않는 후보 또는 집단과 단일화를 해야 하고, 그런 인물을 영입해야 하는 시스템 하에서는 정책은 뒷전으로 밀리 수밖에 없는 게 당연합니다. 다들 인물과 인기에만 영합해 바람몰이나 하려고 드니 말입니다.

 

아무튼 철새는 날고, 망둥이도 뛰고, 꼴뚜기도 뛰고 그야말로 정치의 계절이 되었습니다. 날 놈은 빨리 날아올라 주고, 뛸 놈도 빨리 뛰어주고, 그리돼야 좀 정리가 될 텐데 대선 후보가 둘이 되어 양자 대결로 좁혀지는 순간까지 날고 뛰고 하는 난리브루스는 그치지를 않겠지요. 불행한 한국 정치의 고질병 입니다.

 

 

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