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2006년/시 사2010. 6. 18. 19:54

요즘 일본 언론, 특히 텔레비전은 북한에 의한 납치 피해자 문제가 핵심 이슈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이와 관련한 소식이 화면을 장식하곤 합니다.
 
그런 가운데 오늘은 일본 경찰청이 자국인 납치피해자 조사를 위해 조사 요원을 한국에 파견한다는 언론보도가 있어 주목됩니다.
 
요코타 메구미씨는 북한에 의한 납치피해자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인데요. 요코타 메구미씨의 남편이 한국인 납북자 김영남씨라는 DNA 조사결과가 발표됐었지요. 바로 김영남씨의 납치범으로 추정되는 북한 전 공작원에 대한 조사 여부를 협의하기 위해 한국에 수사관을 파견하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납치조직 등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한국 치안당국과의 협조가 불가피하다고 일본 경찰당국은 판단했다는 것인데요. 한국측도 일본의 요청에 부정적이지 않아서 한일 양국이 수사관의 파견일정을 협의 중이라고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그리고 일본 외무성의 DNA 검사 결과건과 관련해서도 말이 많았습니다. 특히, 이 문제가 처음 불거진 게 동북아 협력대화 도쿄회의 기간 중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열렸던 동북아 협력대화 도쿄회의는 잘 알다시피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을 위한 자리였습니다. 그런데 일본쪽에서는 이 기간 중에 민감한 문제라 할 수 있는 납치피해자 문제를 계속 언론을 통해 흘리곤 했습니다.
 
그래서 회담기간 내내 이 문제가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게 되었지요. 게다가 일본 외무성의 DNA 검사 결과가 일본 언론도 아닌 우리나라 모 언론에 먼저 소개가 되면서 사실 확인을 위한 부산을 떨기도 했구요. 또 아소 따로 일본 외상은 처음에는 이 사실을 계속 부인하다가 도쿄회의가 끝나는 날, 이게 사실로 발표되기도 했지요. 한쪽에서 언론에 정보를 흘리는 언론 플레이가 극심했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일본측의 이 같은 움직임은 두 가지를 염두에 둔 것으로 언론들은 분석하고 있는데요. 하나는 격렬하게 대립 중인 북미 갈등 속에서 미국측에 힘을 실어주는 효과를 노렸다는 것이구요. 또 하나는 납치문제에 한국을 끌어들일 목적이었다는 것입니다.
 
그 동안 납치문제는 북·일 양국간 문제였는데요. 이번 DNA 발표로 인해 남·북·일 3국간 문제로 성격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결국 납치문제에 한국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는 거지요. 그래서 일본쪽이 아주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준비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동북아 협력대화차 일본을 방문했던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도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었는데요. 일본 정부가 동북아 협력대화 회의 기간에 납북자 DNA 검사결과를 발표한데 대한 불만이었습니다.
 
납치 문제, 참으로 가슴 아픈 일입니다. 누구든, 단 한 사람의 인권과 생명이라도 그것은 소중히 지켜져야 한다는 사실에는 두 말이 필요 없습니다. 또 67만 명 조선인 강제연행자와 16명 일본인 납치 피해자를 비교하며 사안의 경중을 논해서도 안 됩니다. 그것은 인권에 대한 모독이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인권 문제에 정략적이고 불순한 의도가 개입되는 것 역시 결코 용납할 수 없습니다. 양심에 입각해서 인권이란 차원으로 접근해주기를 일본 정부에 바랍니다.
 
바로 이게 우리가 좀 더 냉정하게 대처해야 할 이유입니다. 절대로 일본 보수 우익 세력들에게 악용 당하는 우는 범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