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현재/시 사2022. 2. 13. 15:09

–윤석열 같은 윤석열, 이재명답지 않은 이재명-

 

대선이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다. 후보 간 지지율은 하루가 멀다고 엎치락뒤치락한다. 물론, 현재의 여론조사 방식이나 형태를 그대로 믿기에도 미심쩍은 구석은 많다. 사회개혁이 미진한 탓이다. 언론의 대선 개입 중지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대선에 임하는 전략은 윤석열쪽이 다소 앞서는 듯한 인상은 지울 수가 없다. 그래서다. 지지율을 앞서 언급한 이유가 말이다. 만약, 정말로, 현재 여론조사 지지율이 비슷하게 맞는다고 가정한다면, 그 차이의 원인은 선명성에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어서다. 여기서 선명성이란 후보 본연의 주체성을 말한다.

 

대통령 후보로서의 이재명과 윤석열은 닮은 점이 많다. 고집과 추진력, 그리고 정치권의 아웃사이더라는 점이 대표적이다. 고집과 추진력은 무명의 그들을 일약 대통령 후보로 끌어올린 원동력이 되었다. 장점이다. 하지만 정치권에 별다른 자기 세력이 없는 그들이기에 주변에 소위 똥파리들이 많다. 단점이다.

 

이번 대선이 여러모로 과거 대선과 다른 점은 이 때문이다. 이들의 장단점이 서로 연관성을 갖고 연동이 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주변이 훈수꾼과 똥파리 천국이고, 선거 국면이 혼탁해지는 것이다. 정작 진짜 선수들(정치인)은 뒷짐지고 있다.

 

또한 지지율의 차이 혹은 이재명의 지지율 답보(정체) 상태는 여기서 비롯된다. 장점을 살리고 단점은 가려야 하는데, 윤석열은 이를 그나마 행하고 있는데, 이재명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바로 ‘윤석열 같은 윤석열, 이재명답지 않은 이재명’으로 요약할 수 있다. 허접한 후보 윤석열을 여기까지 끌고 오고 있는 힘은 오직 이것뿐이다.

 

먼저, 윤석열을 보자. 쩍벌을 욕하든, 본부장 비리가 횡횡하든, 말실수가 잦든 오로지 마이웨이다. 사과나 고개 숙임이 적다. 그게 윤석열 같음이다. 그는 원래 그랬던 사람이다. 그로 인해 일약 대통령 후보로 뜬 사람이다.

 

그런데 이재명은? 사과와 눈물과 고개 숙임이 잦다. 이런 모습이 이재명이 아니다. 이재명의 상징은 과단성이다. 불도저 같은 저돌성이다. 그 점으로 인해 대통령 후보까지 올랐는데, 후보가 되고 나니 사람이 싹 바뀌었다. 이재명답지 않은 이재명이 되고 말았다.

 

무슨 인륜적으로 윤석열이 옳고, 이재명이 그르다는 의미가 아니라, 선거 전략적 측면에서 유권자의 심리를 읽고 못 읽고의 차이를 말하는 것이니 오해 없기를 바란다.

 

이 차이는 뭘까? 윤석열 주변의 똥파리들은 윤석열 후보에게 중도층을 포섭하기 위해 좌 클릭하라거나, 고개 숙이기를 절대 주문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강력하게 보수화하기를 원하며, 뻔뻔하리만치 당당하라고 한다. 가족의 추문을 대하는 그의 태도나 북한 폭격론도 그러한 일련의 분위기의 표출이었다고 본다.

 

반면, 이재명 후보 주변의 똥파리들은 이재명으로 하여금 이재명답지 않기를 무수히 주문한다. 이재명다워서는 절대 중도층을 끌어올 수 없다고 한다. 유연하고 부드러워야 하며, 통합과 화합의 정치를 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이는 자신들을 위해 미리 자리를 까는 짓이다. 염불에는 맘이 없고 잿밥에만 눈이 먼 자들이다.

 

여기서 서로의 선명성이 갈렸다. 윤석열의 선명성은 한층 또렷해진 데 반해, 이재명의 선명성은 변질하여 희석되어 버렸다.

 

이재명 후보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재명다움으로 대결해야 한다. 그러자면 주변의 똥파리들과 거리를 둬야 한다.

 

똥파리 구별법은 간단하다. 통합, 화합, 협치를 입에 달고 다니는 이들이 똥파리다. 올드한 7080식 정치레퍼토리가 통합, 화합, 협치다. 구시대적이며,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당연히 이들은 엄청나게 오랜시간 권력을 탐했고 현재도 탐하고 있지만, 대놓고 정치에 뛰어들 용기가 부족했거나, 혹은 얼치기로 도전했다가 실패한 이력의 소유자들이 많다.
 
주로 전문직(법조계, 학계)에 종사하거나 정당에 적을 두고 있으며, 학연 · 지연 · 혈연을 앞세워 정치권 주변을 맴돈다. 이렇듯 주변부인 똥파리들이 권력에 다가갈 기회를 잡기 위한 필살기가 바로 통합, 화합, 협치의 정치다. 고로 똥파리는 사쿠라이거나 기회주의적 인물이다.

 

대선 승리의 공식은, 이재명다운 이재명이다.

 
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