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2006년/시 사2010. 6. 19. 12:54

1. 내일 열리는 총선의 최대 쟁점은 아무래도 우정 민영화 법안일 것으로 보여지는데, 이번 선거의 주요 쟁점은 무엇이라 보는가?
 
물론, 겉으로 드러나 있는 쟁점은 우정산업 민영화 문제이지만 좀 더 깊게 본다면 약 3가지 측면에서 이번 선거가 갖는 의미를 설명할 수가 있을 것이다.

첫째는 역시 앞서 거론했던 우정 민영화로 대변되는 고이즈미 개혁에 대한 평가의 성격이 있다. 두번째는 고이즈미식 외교 및 정치에 대한 변화의 필요성에 의한 선거라는 것이다.

사실 그동안의 고이즈미식 외교는 실패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 일변도의 외교정책, 유엔 상임이사국 진출 실패, 주변국과의 갈등 심화, 북일 관계의 악화 등 그야말로 총체적인 외교 난국이라는 것이다. 바로 이와 같은 외교 노선에 변화를 꾀할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이를 의회 해산과 총선거라는 방법으로 실현시키고자 한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세번째는 자민당내 반대파 제거를 위한 수단으로서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고이즈미 1인 독재라는 이야기도 나오는 것이다. 이번 선거는 이렇듯 다양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하겠다.
 
2. 사안에 따라 자민당과 민주당은 어떤 차이를 보이고 있는가?
 
글쎄, 사실 정책적으로 본다면 자민당과 민주당은 그다지 큰 차이가 없다. 우선 제1 야당인 민주당 구성원들의 출신성분을 보면 차이가 없음이 당연함을 이해하게 된다. 민주당은 과거의 사회당 출신들과 자민당에서 뛰쳐나온 사람들간의 연합에 의해서 탄생한 정당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다.

또한 현재 민주당내에서 실권을 쥐고 있는 사람들 거의가 과거 자민당 출신들이다.
그러니까 자연히 연금 문제라든가 헌법 개정문제, 다 별 차이 없이 비슷한 색깔로 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도 굳이 차이를 찾아내라고 한다면 자민당은 역시 우정민영화 문제를 최대 쟁점으로 삼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연금개혁과 세금인상 반대를 주요 쟁점으로 부각시키고 있다는 점 정도이다.

이렇게 여당과 야당간의 특별한 정책적 차이가 없다 보니까 이번 선거에서는 외교문제나 헌법 개정과 관련해서는 전혀 언급이 안되고 있는 그런 아쉬움이 있다.
 
3. 선거 결과에 따라 고이즈미 총리의 운명이 결정될 텐데, 전망은?
 
의회 해산 직후만 하더라도 물론, 언론에 따라 다르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고이즈미 자민당이 참패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자민당 의석수가 무려 100석 이상이나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하는 경우도 있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선거전이 시작되면서 상황이 일변했다. 고이즈미 자민당이 계속 이슈를 선점하면서 매스컴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그 일례가 자객 공천이라고 하는 것일 것이다. 이런 것들을 종합해볼 때 고이즈미 총리는 이번 선거를 위해 오래 전부터 치밀하게 준비했던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오늘 나온 신문의 여론조사를 보면 거의 자민당 압승분위기로 가고 있는 것 같다. 자민당 단독 과반수 돌파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고, 공동 여당인 공명당과 합하면 절대 안정 다수인 총 480석 중에 무려300석 가까이를 확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측도 한다.

그리고 자민당 내 일각에서는 고이즈미 총리 연장론도 벌써부터 대두되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의 임기가 내년 9월까지인데, 이것을 더 연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처럼 자민당 절대 우세라는 여론 조사 결과를 대문짝만하게 싣고 있는 언론을 의혹의 눈초리로 보는 비판적 시각도 있지만 아무튼 현재 언론의 분석은 그렇다.
 
4. 자민당의 오랜 지지, 어떻게 봐야 하는가?
 
글쎄다. 오매불망, 자민당을 향한 일본 국민들의 편애는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일본 사회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이야기 중에 이런 게 있다.

프로야구는 요미우리 자이언츠, 정치·정당은 자민당 이라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대세에 순응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이번 선거를 계기로 자민당의 1당 체제는 더욱 공고하게 될 것으로 본다. 왜냐하면 현재 일본 정계가 자민당과 민주당 양당 체제로 굳어지는 분위기이다. 물론 또 다른 야당인 사민당이나 공산당도 있지만 이들은 근년 들어 세가 확연히 줄어들고 있어서 존폐의 위기까지도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결국은 자민당과 민주당만 남게 되는데, 이 두 당의 색깔에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국민들 입장에서는 굳이 민주당으로의 정권교체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5. 투표율은 어떻게 될까?
 
투표율의 행방도 관심사항 중에 하나다. 지난번 중의원 선거 투표율이 59.86%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보다는 다소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약 60% 전반이 아닐까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이번 선거는 자민당과 민주당, 양당 대결 구도가 뚜렷하고, 우정 민영화와 연금개혁이라는 자민·민주 양당의 선거 쟁점이 분명하기 때문에 국민들의 관심도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