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현재/시 사2013. 6. 8. 16:49

문화는 그 사회의 얼굴이다.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그 사회가 갖고 있는 문화를 보면 그 사회가 어떤 식으로 변화 발전해 왔는지를 짐작할 수 있음은 물론, 그 사회의 수준까지도 가늠해 볼 수 있고 말이지요.

 

오늘은 토요일, 주말입니다. 직장인이거나 일을 갖고 있는 이들에게 있어 주말은 게으름을 피울 수 있는 모처럼의 여유로운 휴식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다들 늦게까지 침대에 누워 뒤척이다 일어나 늦은 아침겸 점심을 먹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이고요.

 

요즘, 우리 아파트 주변이 공사로 한창 바쁩니다. 주변이 넓은 공터였는데, 몇 년 전부터 그곳들이 온통 공업단지로 변모하여 하루가 멀다 하고 이곳저곳에 공장 건물들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분진 등으로 인한 환경의 좋고 나쁨을 떠나 요즘처럼 창문을 열어놓고 살아야 하는 계절이 오면 시끄러워 생활하기가 곤란해진다는 겁니다.

 

오늘도 아침 늦은 시간까지 잠 좀 청하려 하니 공사장에서 들려오는 소음으로 인해 도저히 누워있을 수가 없어 8시가 채 안된 시간에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4~5층 정도의 저층 공사를 하는 현장들은 참 다들 일을 쉽게들 하려 하더군요.

 

작업이 끝난 공사 장비들을 해체하거나 할 경우 크레인 등을 이용해 아래로 옮기기 보다는 주로 위에서 그냥 던져버리는 겁니다. 특히, 외부작업용 발판을 만들기 위해 썼던 쇠파이프와 철판들은 무게가 있기에 그것들을 아래로 던졌을 때 쇠끼리 부딪히게 되면 그 소음이 장난이 아닙니다. 제가 본 대부분의 공장 공사장들이 그런 식으로 마무리 작업을 합니다. 그러니 주변이 얼마나 시끄럽겠습니까? 더구나 앞에 아파트 단지가 버티고 서 있으면 그 울림은 훨씬 더 크게 들리기 마련입니다. 참 이해할 수 없습니다.

 

 

어디 그 뿐인가요? 상업중심지역을 걷노라면 도처에서 들려오는 음악소리와 호객 소리, 개업 이벤트 음향 소리로 대화조차 쉽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한번은 우리 학원 같은 건물 1층에 매장이 하나 새로 들어서면서 개업 이벤트를 한다고 얼마나 마이크를 크게 틀어 놓고 하는지 수업을 할 수가 없기에, 전화를 걸어 저희는 위층에 있는 어학원입니다. 개업을 축하드립니다. 그런데 음악 소리로 인해 수업에 지장이 있으니 소리 좀 조금만 줄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하고 정중히 부탁을 했습니다.

 

하지만, 전화 받을 때만 알겠다고 하고서는 뭐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그러고 있는 겁니다. 할 수 없이 수강생분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어수선한 상황에서 수업을 진행했던 적도 있습니다. 개업 이벤트 행사 좋지요. , 주변에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하면 누가 뭐라 하나요? 다 같이 한번 생각해 볼 문제라고 여겨집니다.

 

하나만 더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요즘은 그래도 거리가 많이 깨끗해진 편입니다. 그만큼 버리는 사람도 적지만 청소하시는 분들도 많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그런데 아직도 길거리에 쓰레기를 날리며 다니는 주범들이 있습니다.

 

재활용 폐지 등을 잔뜩 실은 채 천막으로 씌우지 않고 달리는 대형 트럭들. 길거리 쓰레기의 대부분은 바로 그 트럭들에서 날려진 것들입니다. 이를 목격하는 일이 그다지 어렵지 않음이 또한 사실이고 말입니다. 아무리 줍고 청소하시는 분들이 많으면 뭘 하겠습니까? 나만 좀 편하면 된다는 생각들이 존재하는 한 도로 위 쓰레기 또한 없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 내가 행한 배려가 내일은 나를 향한 배려로 되돌아옵니다.

 

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
2007년~현재/일 상2010. 6. 18. 20:43

무자년 새해 희망차게 시작들 하셨습니까? 정말이지 모두에게 좋은 일만 가득한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오늘 인터넷을 왔다 갔다 하다가 눈에 띄는 기사가 있어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어느 일간지 기사였는데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남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 같다라는 내용을 한국에 와 생활하고 있는 외국인들의 말을 인용해서 비판해 놓았더군요.


보신 분들도 많을 것으로 생각을 하는데요. 일면 옳은 지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개운치 않은 구석도 있어 맘이 편치 만은 않더군요. 저 역시 한국인입니다만, 제 주위를 둘러보더라도 부끄러운 모습 아직도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런 것까지도 무턱대고 옹호하고 싶은 생각은 없구요.


하지만 그 기사를 보면서 제 맘이 불편했던 것은 지나치게 서구적 시각으로 우리를 판단하려 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동서양의 문화적 차이는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것의 우열을 가리려고 하는 것은 편협한 사고이고 말입니다.


우리 것은 열등한 것인가요? 부끄러운 것인가요? 우리 스스로가 보잘 것 없는 민족인가요? 아니지요. 차이가 있다면, 우리의 문화가 서구 문화와 다를 뿐이지요. 공동체적 문화와 개인주의 문화의 차이 정도로 저는 받아들이며 살고 있습니다.


이런 것이지요. 제가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피부로 느꼈던 게 일본인들의 몸에 벤 듯한 타인에 대한 배려였습니다. 이게 좋은 것이기도 합니다만, 어찌보면 다소 삭막해질 수도 있는 문화입니다.


예를 들어, 일본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저에게 틀린 제 일본어를 지적해 주면서 바로 잡아준 일본인을 저는 아직 한번도 만나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미리 지적해 달라고 하고 시작을 해도 “너 일본어 잘해”라는 말로 끝나버리는 게 일본인들의 몸에 벤 타인에 대한 배려입니다. 사실, 저는 지적해 주기를 무지하게 바라고 있는데 말입니다.


그런데 한국 사람들은 이런 거 잘 하지요? 상대가 얘기하기도 전에 알아서 지적해 주고, 친절하게 교정해 주고 하잖아요? 우선 저부터가 그러니까요. 왜냐하면 그게 그 사람한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지요. 또 그게 사람 사는 재미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이런 문화적인 차이 정도는 긍정적인 시각으로 이해하려 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구요. 더해서 어떤 게 좋고 나쁘고, 옳고 그르고 평가하려 들지 말았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 사는 세상 어디나 다 똑 같지 않습니까? 약간 더하고 덜하고의 차이는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완벽한 사회는 어디고 존재하지 않지요? 선진국이라고 해서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우리네와 똑 같은 사람 사는 세상일 뿐이라는 것이지요. 그걸 갖고 “저들은 저렇게 사네”라며 일방적인 추종은 자제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외국 생활을 오래하면서 특히 이곳 저곳을 자주 여행하면서 많은 것들을 보고 배우게 되었는데요.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당시 어린 나이였던 제게는 마치 충격과도 같은 것이었는데요.


하나는 우리가 신체적으로 결코 작지 않다는 점이었구요. 또 하나는 선진국 국민들이라고 해서 우리보다 많이 친절하지는 않구나라는 점이었습니다.


제 키가 그렇게 크지 않은데요. 보통 대한민국 남자의 평균 키 보다 조금 큰 정도입니다만, 유럽쪽을 가더라도 제가 그렇게 신체적으로 빠지지 않더군요. 저는 유럽쪽 사람들은 다들 엄청 큰 줄 알았거든요, 가서 보기 전에는. 근데 막상 가서 보니까 그렇지도 않더라구요.


, 예전에 스포츠 경기 하거나 하면 늘 나오는 얘기가 우리는 신체적으로 너무 왜소해서 안된다라는 거였잖아요? 정말 가보지도 않은 사람들이 그런 얘기 하는 것 아닐까 싶구요.


또 하나 외국인에게 친절해라라는 교육을 너무 많이 받고 자란 사대주의 교육의 영향 때문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사실 외국인(선진국 시민들)은 다들 무지하게 친절한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것 또한 그렇지 만도 않더라는 사실이었습니다. 물론, 친절한 사람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그런 것이지요. 그런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고 그렇게 받아들여야만 하는데 마치 우리만 그렇지 않고 선진국 시민들은 다들 친절한 것처럼 지나치게 오버하는 것 역시 양식 있는 자의 바른 태도는 아니다라고 생각합니다.


떳떳하고 당당하게, 우리식대로의 문화를 아끼고 사랑하며 삽시다.^^


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