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현재/시 사2013. 10. 9. 15:51

한글날입니다. 세종대왕 할아버지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보냅니다. 물론, 쉴 수 있는 날이라 반갑기도 하고 말입니다.

 

일 하려고 쉬나요? 아니면 쉬려고 일 하나요? 저는 잘 쉬려고 일 합니다. 또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아니, 뭐 세상에 일하려고 태어났습니까? 인간답게 사는 것이 죽어라고 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믿기에 그렇습니다.

 

소위, 선진화 되어 있다고 하는 나라들 중에서도 노동자의 근로시간이 가장 긴 것으로 수위를 다투는 대한민국입니다. 일 벌레로 소문나 있는 일본 노동자들 보다도 더 장시간 일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OECD 국가들 중에 우리 뒤에 있는 나라는 멕시코 정도일 겁니다.

 

그럼에도 근로시간 좀 줄이자 하니, 있다는 자들이 두 팔 걷어 붙이고 반대하고 나섭니다. 이거 정상적인 모습 아니지요. 부디, 잘 쉴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요즘, 정치권의 화두는 현 정권과 전 정권의 갈등 구조 속에서 진행 되고 있는 재보선과 서청원 전의원, 그리고 손학규와 안철수로 요약 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손학규와 서청원의 빅매치가 한동안 관심을 끌다가 손학규씨의 불출마 선언으로 다소 싱겁게 끝나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사실, 냉정하게 본다면 지금 상황에서 손학규씨가 나설 이유가 전혀 없지요. 그렇지 않나요? 그는 너무나 당연한 선택을 한 겁니다. 손학규씨가 어떤 사람인가요? 지난,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과정을 복기해 본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 당시에 손학규 후보는 문재인 후보로 대변되는 친노를 무지하게 비판했었거든요. 그래서 일각에서는 경포대(노무현대통령을 향해 '경제를 포기한 대통령'이라며 비아냥 댄 것을 줄여서 부르는 말) 발언을 만회하기 위한 그간의 모든 노력을 경선기간 며칠 만에 다 까먹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여기에다가 지금 진행되고 있는 여야간 갈등 구조를 대입해 본다면 답이 나옵니다. 현재 보여지고 있는 여야 갈등은 크게 봐서 현정권과 구정권간의 피 말리는 싸움입니다. 구정권이라 함은 물론 참여정부를 말합니다.

 

아무튼, 기세 등등하게 공세적 입장에 있는 현정권과 다소 수세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친노진영의 대결인데, 문제는 이 양 진영뿐만 아니라 손학규와 안철수를 포함해 그 자신들에게 있어 상대는 모두가 적이라는 사실입니다.

 

, 외부에 있는 적의 힘을 빌려 내부의 적을 치려는 한 수가 결코 어색해 보이지 않는 판세라는 겁니다. 여기에 더해 현재 상황은 칼 자루를 쥐고 있는 쪽에 의해 다른 한쪽인 친노진영이 완전히 불리한 입장입니다. 이번 기회에 야권의 최대 주주이자 차기 대권 유력후보가 있는 세력을 말려버릴 수 있다면 당연히 그 한 수에 유혹을 느낄 만도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정치라는 게 피도 눈물도 없는 승자독식의 세상이라고는 해도 '정도'라는 건 분명 있는 법입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이 판이 정상적인 권력투쟁의 모습이냐라는 겁니다. 절대 아니지요. 다들 민주주의 위기라고 이구동성으로 말들 합니다.

 

그렇다면, 정도가 무엇인지는 명확하지 않습니까? 나 하나 살자고 민주주의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려는 세력을 용인한 채, 권력에 의해 핍박 받고 있는 내 이웃을 외면한다? 이웃을 친 그 칼날이 머지않아 내 목을 향하게 되리라는 점은 자명합니다.

 

시간은 흐릅니다. 역사의 시계 바늘 역시 쉼 없이 돌아갑니다. 정권은 유한 하지만, 한 사람의 정치인이 살아온 삶의 궤적은 지워지지 않고 남습니다. 그리고 많이 맞은 쇠가 단단해진다는 진리 또한 만고불변입니다. 요즘 정치판이 보여주고 있는 가르침입니다.

 

 

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
2007년~현재/시 사2012. 9. 12. 16:50

민주통합당 대통령후보 선출을 위한 오픈 프라이머리도 어느덧 중반을 넘어 이번 주 주말 경기와 서울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아마추어인 내가 봐도 대충 어떤 식으로 끝이 날지 짐작이 간다. 물론, 직접 뛰고 있는 후보들이야 실낱같은 기대감을 버리지 못하는 것 또한 당연지사라 할 수 있겠으나 이제는 경선 이후의 대선승리와 정권교체를 준비해야 함이 옳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아직도 당 지도부의 패권주의 운운하며 경선 룰을 갖고 문제 제기를 한다든가, 나아가 기자회견이라는 형식을 빌려 당원과 국민을 협박하는 후보가 있다는 사실에 아연실색할 따름이다. 누가 봐도 자신에게 유리한 룰로의 변경이라는 오해를 받지 않으려면 명확한 근거 제시를 통한 문제 제기가 옳다고 보나,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 '담합론' 외에는 특별히 내 놓는 게 없는 것 같다.

 

나는 개인적인 관심사로 지난 제주경선부터 부산경선에 이르기까지, 매번 주의 깊게 경선 과정을 지켜보았음을 전제로 일부 후보의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일단, 특정 후보에 대한 호불호의 감정은 없다는 점을 미리 밝혀둠이 순서일 것 같다.

 

특히, 내가 콕 집어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후보가 손학규 후보다. 사실 이 글도 그분을 위해 쓴다고 보면 맞다. 무엇보다도 손학규 후보는 비겁하다. 실체가 있는 '지역' 패권주의에는 영합을 하면서 실체가 불분명한 '이념' 패권주의(당사자의 표현이다)에는 분노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민주정부 10년의 역사는 김대중 · 노무현 두 분 전직대통령님의 유산이다. 그리고 적어도 민주통합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려하는 분이라면 민주정부 10년의 공과를 반성하고 계승함이 옳다고 본다.

 

물론, 그 민주정부 10년 동안 생각을 달리하는 집단 속에 있었기 때문에 굳이 그럴 의무 같은 것은 없다고 강변할 수도 있기는 하겠으나, 본인의 전직이 어떠했던가에 관계없이 현재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라면 이는 당연한 일이라 사료된다. 그렇지 않다면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로서 자격 없음이다.

 

그런데 종종 그분의 발언을 통해 이를 부정하는 듯한 인상을 받게 된다는 점에서 손학규 후보의 정체성에 의심이 든다. 국민의 정부 계승론과 참여정부 책임론이 대표적이라 하겠다. 민주정부 10년은 떼려야 뗄 수 없는 한 몸과도 같은 거다. 어떻게 이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있겠나? 특정 목적이 있지 않은 다음에야 말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하셨을 때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내 몸의 절반이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라는 말씀으로 민주정부 10년을 정리해 주셨다.

 

그래서 나는 손학규 후보의 이와 같은 분리 정책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가 계승하겠다고 하는 국민의 정부 역시 진정으로 계승할 마음의 각오가 되어 있어 그리 말하는 것인지 이쯤에서 한번 확인하고 넘어가자는 것이다. 혹, 지역주의에 기대어 표나 얻어 볼 심산으로 맘에도 없는 국민의 정부 계승론을 말하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불신이 스멀스멀 기어 나오려 하기 때문이다.

 

설사, 이와 같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분리 대응 전략이 지지표를 헤아려 정치적으로 접근한 무늬만 화해 · 제휴 제스처라 해도, 그것은 전략상 실수였음 또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많은 이들이 착각하는 것이 있다. 왜 다들 눈에 보이며 수치로 나타낼 수 있는 현상만 믿으려 하는지 모르겠다.

 

이렇듯 실체가 눈에 안 보인다는 이유로 분명히 존재하는 막강한 힘을 갖고 있는 세력 - 이를 패권주의라 불러도 좋고, 정치적 결사체라 불러도 좋고, 이념적 연대의식으로 이해해도 좋다 - 에 대한 이해의 정도가 떨어져도 한참이나 떨어진다는 점이 문제다.

 

그래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현상이 지역주의라는 실체가 눈에 보이는 패권주의에는 아부하고, 실체가 모호한 즉, 분산되어 있는 세력의 존재 여부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 무시 또는 폄하하려 한다는 것이다.

 

손학규 후보가 그토록 저주해 마지않는 친노 문제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만약, 친노(노빠) 세력의 존재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박혀 있었더라면 이런 식의 선거 전략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 되었다면 아마도 민주정부 10년 계승론을 들고 나와 정책으로 승부하는 경선이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또 그 공과와 미래를 갖고 정책 대결을 벌이는 경선이 맞는다고 본다.

 

그런데 문재인 후보가 친노라는 이유 때문인지, 아니면 친노 지도부에 대한 부정적 시각 때문인지 경선 초반부터 내내 친노세력과 척을 지는 구도로 일관했다. 글쎄다. 과연 친노(노빠)라는 세력이 어느 정도나 되는지, 각종 선거시에 얼마만큼의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가늠해볼 만한 자료를 찾기가 쉽지 않다. 이는 특정 지역의 싹쓸이로 대표되는 지역주의처럼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결과를 내놓지 못하기 때문에 그렇다.

 

다만, 총선이나 지방선거의 경우, 승부가 박빙으로 흘러 누구도 섣불리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 때,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개인적으로는 판단을 한다. 그런 점에서 손학규 후보 역시 지난 4·27 재보선(분당을)에서 그 수혜자였다고 해도 틀리지 않다. 특히나 대선과 같이 전국적으로 표를 합산해서 계산하는 경우에는 이에 관한 보다 명확한 결과를 지난 2007년 대선이 보여주었다. 나는 당시 정동영후보가 잃은 500만 표를 앞서 거론한 적극적 · 심정적 친노(노빠)의 유효한 표로 계산을 한다. 그 역시 참여정부와의 차별화 전략에 입각해 친노 때리기로 야권 후보가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에 관한 더 정확한 표 분석은 전문가들의 몫이 될 터이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히 말 할 수 있는 것은 노무현주의 - 친노와 노빠를 비롯한 심정적 지지자 포함 - 역시 우리 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정치 이념적 성향에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유의미한 세력으로서 분명히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현실 정치를 한다는 사람들이 비겁하게 눈에 보이는 실체에만 눈이 멀어 지역주의에 기반을 둔 패권주의에는 아부하고, 비록 눈에 보이지는 않으나 거대한 심정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이념적 연대에 무지 · 무관심하다면 이는 지도자로서 뿐만 아니라 정치인으로서도 자격미달이다.

 

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
2007년~현재/시 사2012. 9. 6. 11:49

우선, 안철수. 잘 모른다. 나와 거의 비슷한 시대를 살아온 듯싶은데, 살아온 과정은 나와는 완전히 딴판이다. 부러울 따름이다. 좋은 환경에 똑똑한 머리 게다가 많은 돈까지. 아, 하나 더 있다. 대통령 후보 반열에 오를 정도의 엄청난 인기.

 

물론, 내가 부러워한다고 해서 그 부러움의 대상이 다 대통령 후보로서 적합한 것은 아니다. 이건 별개의 문제다. 개인으로서의 그는 나의 부러움의 대상임에 틀림없지만, 나의 대통령으로서의 그는 아직 확신이 없다.

 

세상에 이슬만 먹고 사는 사람은 없다. 인간 세상에서 서로 부딪혀 가며 사업도 하고, 밥도 먹고 살고자 한다면 때로는 오물도 뒤집어 써야하고, 손에 더러운 것도 묻혀야 하고, 그게 내가 아는 인간 세상의 삶이다.

 

그런데 오직 이슬 먹고 산 흔적 밖에 없다면 그는 나의 대통령이 아니라 하늘나라의 대통령을 해야 맞다. 나는 그래 생각한다. 즉, 검증 없는 인기는 거품이라는 얘기다.

 

좀 전에 머리 자르러 갔더니 유명한 정치평론가 한 분이 TV에 나와서 오늘 있을 민주통합당 대통령 경선 광주·전남 얘기를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한다는 얘기가, 아마도 최종적으로 문재인 후보가 50%를 넘지 못해 결국 결선투표까지 갈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특히, 수도권에서 손학규 후보에 비해 열세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나는 그리 보지 않는다. 나도 예측 하나 하자. 오늘 광주·전남에서 문재인 후보 40% 후반 득표한다. 그리고 수도권에서 50% 이상 득표로 결선 없이 후보 경선 끝낸다. 근거가 뭐냐고? 근거는, 이런 결과가 나오게 만든 일등 공신은 아이러니 하게도 손학규 후보다.

 

지나쳤다. 지나쳐도 너무 지나쳤다. 손학규 후보 진영이 크게 착각하고 있는 한 가지가 있다. 연설 때마다 하는 얘기 중에 "2002년에 노무현을 찍고 2007년에 이명박을 찍었던 표를 되찾아 오겠다"는 말이 있는데, 이거 착각이다. 어떻게 정치인이라는 분들이 이렇게 현실을 못 읽을 수가 있는지 참으로 황당하다.

 

2002년에 노무현 찍었던 사람 중에 2007년에 이명박 찍은 사람 극소수다. 아예 투표장엘 가지 않았다. 기권하는 것으로 의사표시를 했다는 말이다. 정동영이 까먹은 500만 표가 그 방증이다. 손학규 후보의 일관된 네거티브 전략은 잠자고 있는 500만을 깨워 모바일로 향하게 만들고 있다. 주변에서 다들 그러더라. 가만히 있는 사람 자꾸 속 긁어 대서 미치겠다고. 그래서 모바일 경선 신청했다고 말이다.

 

이 지점에서 아쉬운 사실은, 손학규 후보가 초장부터 "노무현을 계승하겠습니다. 그리고 노무현처럼 하겠습니다"라고 했더라면 지금은 아마도 문재인 후보와 박빙의 승부를 보이고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난 그렇게 믿는다. 하지만 이젠 늦었다. 그래서 저녁은 매일 댁에서 드실 수 있을 것 같다.

 

아, 그래. 그 '저녁이 있는 삶'이란 슬로건도 맘에 안 들어요. 시대를 못 읽어도 너무 못 읽은 사람의 슬로건이라고 봐요. 지금 시대가 가족끼리 저녁을 같이 못 먹어서 문제가 되는 시대인가요?

 

가족이 함께 모여 저녁 먹는 것은 호사라고들 해요. 출근할 직장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는 국민들에게 저녁 있는 삶을 드리겠다는 얘기는 한참이나 먼 남들 나라 얘기로 밖에 안 비친다는 사실입니다. 너무 현실과 동떨어진 슬로건이다 저는 그래 봅니다. 암튼 이번 경선에서 제일 아쉬운 건 손학규 후보의 전략이다. 그로 인해 판 전체가 진흙탕 싸움이 되어 버렸다. 아쉽다.

 

또 하나, 밖에 있는 안철수에게 구애를 보내면 보낼수록 민주통합당의 모양새는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설사, 상황이 여의치 않아 안철수와 후보단일화를 해야 될 경우가 오더라도 그것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상황으로까지 몰렸을 경우고, 그 순간까지 안철수는 남이어야 한다.

 

현실을 보자. 명색이 제일 야당이라는 곳이 자기들 당 밖에 있는 안철수만을 애오라지 하며 목이 빠져라 쳐다보고 있는데, 누가 민주통합당 대통령후보를 확고히 지지하고 밀어주겠는가. 그리고 그 경선이 바람을 몰고 올 수 있겠는가 말이다. 다들 민주통합당 대통령후보를 임시 후보 또는 반쪽짜리 후보로 보고 있지 않나? 그러니 지지율도 오르지 않고 존재감도 미미해지고 하는 것이지. 야당 지지자들에게 한바탕 신바람을 불어 넣어줘도 부족한 판에 기를 팍팍 꺾고 있으니 원.

 

버려라. 안철수를 버려야 야당이 산다.

 

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
2007년~현재/일 상2012. 8. 25. 23:00

  1. 주말 오후, 해피를 데리고 동네 한 바퀴를 하고 온 후 시원한 소맥 한 잔을 마시고 있습니다. 요즘 같은 때 시원하게 갈증 풀어주는 데는 소맥이 아주 그만인 것 같습니다. 한때는 막걸리를 즐겨마셨는데, 여름철 소맥의 시원함에 빠진 이후로는 거의 소맥을 한두 잔씩 마시곤 합니다. 더위가 그치면 다시 막걸리로 돌아가겠지요. 아마 그럴 겁니다.

 

오늘은 제주에서 민주통합당 대통령후보 경선이 있었습니다. 오늘 제주를 시작으로 16일 서울 경선까지 긴 레이스가 시작된 셈이지요. 인터넷을 통해 끝까지 지켜보다가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선거 전략상 가장 아쉬운 후보는 손학규 후보로구나 하는 생각 말입니다.

 

시간이 좀 흘렀다고는 하나 손학규 후보는 한나라당 전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입장임에 틀림없습니다. 아무리 시간이 흐르고, 본인이 절절이 반성을 했다해도 그 과오가 깨끗이 없어지기는 힘듭니다. 그런데 그런 자신의 입장은 생각 않고 참여정부 비판에만 열을 올리면 남들 눈에는 어떻게 보일까요? 제 발등 찍는 것으로 밖에 안 보인다는 생각을 왜 안하나 모르겠습니다.

 

오늘 제주 경선은 문재인후보의 60% 가까운 압승으로 끝이 났습니다. 저는 당연한 결과로 받아 드립니다. 어떠한 생각으로 손학규 후보가 참여정부 패대기치기에 저리 몰두하고 있는지 정도는 이해를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왜 정동영 후보가 이명박 후보에게 500만 표라는 겁나게 많은 표차로 떨어졌는지를 잘 생각해 보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그 500만의 결집력에 대해 고민 한 번 해 보라고 말입니다. 이는 모바일 표심이 증명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표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은 문재인 후보가 다른 후보에 비해 단지 인지도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그런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또 하나, 선거에 있어 신선한 바람이라고 하는 것의 태반은 본인의 정책과 소신에 기인한다고 믿습니다. 이 얘기는 바꿔 말하면, 내 선거를 치르라는 말로 달리 표현할 수도 있을 겁니다. 상대를 때리고 흠집 내는 전략으로는 절대 바람을 몰고 올 수 없다는 말씀입니다. 바람꾼은 그런 것에 절대 감동 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본인의 얘기로 선거를 치러야 함이 기본 중의 기본이라는 말을 꼭 하고 싶습니다.

 

무슨 국회의원 선거에 나온 후보도 아니고 명색이 일국의 대통령이 되어 보겠다고 후보로 나온 사람이 자기 선거 하나 못한다면 이는 치명적인 결격 사유인 겁니다. 더구나 후발 주자로 바람몰이를 해야 할 후보가 그런 전략이라면 더욱 곤란한 일입니다. 상대가 있되 상대를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내 갈 길만 가겠다는 선거 전략이야말로 후발 주자가 바람을 몰고 올 수 있는 원동력입니다. 지금처럼 상대방 물고 늘어지기 전략으로는 만년 2등에서 헤어날 수 없다는 점 모르지 않을텐데, 제가 다 안타깝습니다.

 

  2. 오늘 인터넷 뉴스를 보니까 1억 9천만 원짜리 아파트 전세가가 1억 8천만 원 하는 곳이 있다고 하는군요. 큰일은 큰일입니다. 누가 뭐라해도 지금과 같은 아파트거품은 인간 욕망의 산물입니다.

 

인생사 두 가지의 엘리베이터가 있습니다. 신분 상승의 엘리베이터와 재산 축적의 엘리베이터. 이 두 개가 같은 것 같지만 같지 않은 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전자의 성취로 후자를 도모한다는 것이지요.

 

단적인 예로, 20~30년 공직 생활로 몇 십억의 재산을 축적한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공무원 월급 얼마나 된다고, 현실적으로 가능 할 수 없는 얘기입니다만, 주변을 둘러보면 그런 경우 비일비재합니다. 가끔 언론에 보도되는 바와 같이 한 자리 잡아보겠다고 인사청문회 같은 자리에 서는 인물들을 통해 그 실상이 알려지곤 합니다. 그런데 다들 그렇게 살았더군요. 부동산 투기는 기본이고, 위장전입에 다운계약서까지 쓰면서 말입니다. 그런 식으로 해서 1억으로 5억 만들고, 다시 5억 쌈짓돈 삼아 10억 만들고, 다들 땅 짚고 헤엄치기를 한 셈이지요.

 

더 웃기는 건, 이와 같은 아파트 거품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잘 알면서도 자신들의 재산 증식(재산 축적의 엘리베이터)을 위해서 보고도 못 본 채 하며 방조하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런 재산 축적에 일반 서민들도 뛰어들게 만듭니다. 저들이 20~30억 벌 때, 서민들은 기껏 5~6억 증식에 만족한 채 중산층입네하며 허영에 물들어 삽니다.

 

이게 바로 지금까지의 아파트 거품 형성과정 입니다. 물론, 자본주의 속성 자체가 거품만들기 펌프질이라는 설도 있기는 합니다. 그 대표적인 게 부동산 거품이고요. 그래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부동산 침체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고 말입니다. 영원한 거품질은 존재할 수 없으니까요.

 

그런데 우리도 지금부터가 중요합니다. 아주 많이 번 상위 10% 정도는 부동산 이외에도 축적시켜 놓은 재산이 좀 있을 테니, 부동산 거품이 꺼진다고 해서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니, 그들에게 이는 싼 물건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앞서 말했다시피 부동산 투자로 겨우 5~6억 벌어 놓은 분들은 거품이 꺼지는 순간 재산 가치는 반 토막이 날 수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게 현재 대한민국 중산층이 처해있는 현실이고 말입니다.

 

신분 상승의 엘리베이터가 개천에서 용 나는 일이라면, 재산 축적의 엘리베이터는 고무풍선 불기와 같은 위험천만한 행위입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거고, 한 번 터지면 영원히 끝이니까요. 그래서 오늘밤은 이 말이 더 가슴에 와 닿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인간 중심의 사회.

 

 

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
2007년~현재/일 상2012. 7. 5. 16:02

대선이 얼마남지 않았는데, 아직 새누리당 외에 타 야당이나 무소속쪽 출마자들은 안개 속 오리무중인 것 같습니다. 다들 암중모색하고 있기 때문인가요?

 

좀 전에 한 신문기사에서 '저녁이 있는 삶'인가 하는 손학규 전대표의 선거 슬로건을 보다가 문득 지난 2009년 8월에 있었던 일본 중의원선거에서 민주당이 썼던 슬로건이 생각 났습니다.

 

그때 일본 민주당이 '콘크리트에서 사람으로'라는 슬로건으로 많은 표를 얻었거든요. 제가 봐도 당시 일본 사회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아주 인상적인 문구였고요.

 

그런데 돌아 가는 상황이 당시 일본이나 지금의 한국이나 크게 다르지가 않아요. 당시 일본도 콘크리트로 상징되는 설치류가 아주 문제였거든요. 국회의원부터 지자체까지 다들 지방 예산 확보해서 도로 놓고, 길 닦고, 대형경기장 짓고들 하느라고 난리도 아니었지요. 2009년은 그런 난리의 끝물이었고요.

 

지금 우리도 그렇지 않나요? 4대강으로부터 시작해서 각 지자체들이 자신들의 재정규모나 활용도는 무시하고 전시행정으로 지어 놓은 각종 청사 및 체육관 · 종합운동장 등이 돈 먹는 하마가 되어 있는 현실이지요. 요즘 심심찮게 기사화 되고 있어 다들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만, 이제부터 터지기 시작해서 경기침체와 더불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리라 생각합니다.

 

이거 전체적으로 다시 한 번 손 봐야 됩니다. 국회의원이나 지자체 의원이나 자치단체장이나 모두들 자기 지역의 예산 확보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구조, 저는 문제 있다고 봅니다. 넓게는 국회의원의 선출방식에서부터 시작해서 지방자치제도의 개선 방안까지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각설하고, 2013년 체제는 바로 이런 설치류 천하에서 인간 중심의 세상으로 바뀌어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어 대선 슬로건으로 이런 걸 제안합니다.

 

공구리에서 사람으로

 

 

 

 

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
2007년~현재/시 사2011. 7. 9. 14:53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인기 드라마 모래시계를 통해 세상에 이름 석자를 강하게 각인시킨 인물.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신뢰감이 들지 않는 국회의원 중의 한 분. 국회의원이라기 보다는 차라리 구캐의원이 더 잘 어울릴 것 같은 양반.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이 당 대표가 되었습니다. 미운 오리에서 선택 받은 오리로 화려하게 변신에 성공한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어제 민주당 손학규 대표를 신임 인사차 찾아가 만났습니다.

 

그 전날은 김영삼 전 대통령을 찾아가 넙죽 엎드려 절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어 보수세력의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더니, 어제는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볼에 자신의 볼을 비비는 듯할 정도의 과잉 친밀감을 연출하여 손대표를 한 방에 옛 한나라당 사람으로 만들어 버린 그 영악함에 저는 혀를 내둘렀습니다.

 

그 사진을 처음 인터넷에서 접하면서 순간 든 생각이 "어이쿠 손학규 대표가 당했구먼" 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세상에 어느 당 대표가 남의 당 대표를 예방해 그렇게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친밀감을 나타낼 수 있겠습니까? 과거의 동지 관계가 아니라면 말입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워싱턴 3인방의 화려한 부활로 이명박, 손학규, 홍준표 3인의 행보를 분석하기도 하더군요.

 

이들 3인의 공통점은 원래 한나라당 소속으로 의원직 상실 및 선거 패배로 1999년도에 워싱턴 행을 결정, 그곳에서 권토중래를 꿈꾸며 미래를 도모했다는 사실이라는 것이지요. 이때 서로 교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던 그들이 한 사람은 대통령으로, 다른 두 명은 여당과 제1야당의 대표로 한 자리씩 하게 되었으니 화려하다는 말이 결코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재기에 성공한 셈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물론, 이들 3인의 관점에서 볼 때는 화려한 부활이라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국민 입장에서는 불행한 일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여 · 야당의 당 대표가 과거 한솥밥을 먹던 같은 당 소속이었다는 사실 속에 정권교체의 당위성 자체가 함몰되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정치인은 자신의 정치적 소신에 입각한 정치 행위를 해야만 합니다. 설혹, 당선의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해도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굽혀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그 소신으로 유권자들을 설득해야만 합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상당수는 자신의 정치적 소신보다는 당락의 유 불리만을 고민하는 것이 현실이며, 자신의 당선에 유리한 길이라면 말 바꾸기는 기본에, 심한 경우 탈당 후 타당 입당마저도 서슴지 않습니다. 이를 일컬어 철새 정치인이라고 부릅니다만, 우리 주변에는 이미 많은 정치 새들이 인구에 회자되고 있습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 역시 철새 정치인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인물입니다. 지난 참여정부 시절에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3, 더 이상 희망이 보이지 않자 민주당으로 날아 들어 마침내 당 대표 자리에까지 오른 인물입니다.

그 밑에서 따까리나 하고 있는
386 떨거지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 짓을 천연덕스럽게 하고 있는지 참으로 한심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 386 정치인의 인물교체도 심도 있게 고민해 봐야 할 시기입니다. 대학 졸업 후 정치 외에는 해본 일이 거의 없는 정치자영업 종사자 386에서, 자기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생활 밀착형 386'들로 말입니다.

 

어쨌든 손학규 대표의 전직과 관련한 부정적 이미지를 벗어버리고 민주당이 정말 정권교체에 대한 당위성을 제대로 인정받고자 한다면 한나라당 사람 손학규와 민주당 사람 손학규의 다른 점을 유권자들에게 상세히 알려줘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한나라당에서 민주당으로의 정권교체에 별다른 의미를 찾지 못한 유권자들이 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주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 보기 때문 입니다.

 

우선, 저만해도 그렇습니다. 만약, 지금의 구도대로 한나라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당 손학규 후보가 대선에서 만난다면 저는 또 저의 소중한 한 표를 포기라는 방법으로 행사할 것입니다.

 

정치인은 국가와 국민에게 봉사하는 자리입니다. 그리고 그 기본은 자신의 정치적 소신에 입각한 정치 행위여야만 합니다. 무소신이 소신인 인물, 선거의 당락을 쫓아 당과 당의 경계를 넘나들며 일신의 영달에만 목메는 인물, 거짓과 탈법을 밥 먹듯이 저지르고도 반성은 커녕 뻔뻔스러운 변명으로 일관하는 인물들을 정치인으로 행세토록 유권자들이 용인하는 한 한국사회의 미래는 기약할 수 없습니다.

 

한나라당 대표 홍준표 의원의 다소 짓궂은 듯한 애정 표현 하나에 바로 과거가 발각되어 버리는 그런 인물을 대선 후보로 내세워 어떻게 정권교체라는 대업을 이루겠다는 것인지 답답한 마음에 하소연 한 번 해 봤습니다.


국민참여당과 유시민을 생각한다
일본 민주당으로 정권교체-개인적인 감상


Posted by 강동완(국제정치학 박사)